한비자 동양고전으로 미래를 읽는다 11
성동호 옮김, 송지영 감수 / 홍신문화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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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더듬는 사람이야 적지 않지만, 그 말더듬이라는 단어에 의해 연상되는 사람은 단연코 히틀러와 한비자이다. 국회의원이라는 전여옥의 표현을 빌자면 어디서 굿판 잘 벌여서 히틀러는 희대의 웅변가가 되었다. 군국주의와 인종차별정책을 눈물을 흘리면서 들을 수 있도록 만든 장본인이 된 것이다. 그러나 한비자는 좋은 무당을 만나지 못한 관계로 말더듬이로 살았고, 그는 글을 쓰는 방법을 더 선호했다고 한다. 한비는 진시황은 한비의 고분, 오두를 읽고 중용을 하고 싶어하던 학자이지만 당대의 모사인 이사에 의해 죽임을 당하였다.

한비자는 모두가 아는 것처럼 법가로 분류된다. 그러나 한비자는 유학자로 시작하였으며, 거기에 법과 술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사물을 해석하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난세의 영웅이 가져야 할 덕목과 통치술을 논하는 과정에서 신하가 군주와 공생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기도 한다. 현대에도 사라지지 않는 적절한 아부와 공과의 상납과 같은 요소를 피력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수 차례 읽었지만, 그렇게는 행동하지 못했다. 그것에 대해서는 성향이 그렇지 못해 방패막은 구부러지는 것이 아니라 부러지는 것이라는 기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을 “역린”을 가지고 태어난 인간의 불편한 현실이라고 생각하고 지금도 살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여기서는 한비의 그러한 정신이 실용성과 현실주의에 입각한 것이지만, 대의와 명분이 없는 무조건적인 실용성과 현실주의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왕으로써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내용과 신하로써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풍부한 예를 들어 설명을 하고 있으며, 우리들이 듣는 성어의 많은 부분이 바로 이 한비의 책 속에 들어있다. 그리고 흥미와 재미를 더해 주는 사기의 주요한 내용은 거의 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알 수 있고, 그러한 사기의 내용이 한비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육도 삼략의 경우에서 보여지듯이 병법서에도 군주의 자질을 대의와 명분이라는 측면에서 이야기 하듯이 한비도 분명 대의와 명분을 가지고 자신의 통일된 중국의 그림을 그려나갈 영웅을 찾고 있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한 통일된 중국의 왕이 혼란없는 국가를 건설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 실기할 여지를 없애고 또 다른 피폐와 궁핍과 분열을 막기 위한 교과서를 제공하기 위한 한비의 노력이 다름 아닌 “한비자”였던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마키아벨리아 마찬가지로 통일된 국가의 탄생을 갈망하였지만, 마키아벨리의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것이 아닌 상호적이고 공통적인 이익을 통한 정책을 펼친다는 점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 같다.(물론 마키아벨리의 자비와 인정을 통한 통일 이탈리아의 설립이 불가능에 대한 예견으로 자신의 인본주의적 사상을 피력하지 않았다는 해석으로까지 갈 수는 있지만 여기서는 그런 논쟁은 접기로 한다) 한비자의 글 중에서 몇 구문을 인용하는 것으로 글을 마치면서, 필히 현대인에게 중국 과거 속의 인물과 사상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한비자” 를 적극 추천한다. 그리고 사족으로 완역본을 보도록 추천한다. 편역본은 중요한 내용의 많은 부분을 들어내어 한비자의 재미있는 역사적 예증과 예시를 느끼지 못하게 하는 경향이 많았기 때문이다. 동양의 고전인 한비자를 현대인의 필독서로 추천하며 꼭 기회를 내서 한번 읽어 보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한 개인에 대하여 말한다면, 그 정신이 통일되어 어지럽지 않은 것을 덕이라 하고, 자정에 대하여 말한다면 재산을 축적하여 생활에 곤란을 느끼지 않는 것을 덕이라 합니다. 또 나라와 천하에 대하여 말한다면, 백성이 모두 번창하고, 각자의 할일을 다하면 나라도 번창하게 되므로 백성을 덕으로 하는 것입니다” (해노 중에서)

“두자는 ‘신은 어리석으나 지혜라는 것은 눈과 같은 것이 아닌가 하여 근심하는 바입니다. 눈은 능히 백 보의 앞을 내다볼수는 있으나 가까이에 있는 제 눈썹을 보지 못합니다. ……’” (유노 중에서)

“엣말에 ‘교묘한 사기는 졸렬한 진심에 미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설림 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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