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한 명
김숨 지음 / 현대문학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 '한 명'을 읽고나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이 책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로특이한 것은 소설의 시점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마지막 한 분만이 살아 계신 미래의 어느 날로 가정하고 있다세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한 명의 할머니(소설의 주인공)는 다른 할머니들과는 다르게 자신이 피해자라는 것을 누구에게도 밝히지 않고 시민단체정부의 지원 없이 유일한 혈육인 조카의 도움으로 삶의 말년을 살아가고 있다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할머니의 어린 시절과 현재를 오가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었다이는 인생의 마지막을 살아가는 순간까지도 수십 년 전에 겪었던 참혹한 일들이 할머니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소설은 세월이 흘러생존해 계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단 한 분뿐인 그 어느 날을 시점으로 하고 있음을 밝힙니다."라는 문장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지금으로부터 80년 전열 세 살의 어린 소녀는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에서 다슬기를 잡다가 갑자기 나타난 사내들에게 잡혀 만주로 끌려간다그곳에서 다른 소녀들과 함께 일본군에게 상상할 수 없는 성적 학대와 고문을 당한다결국에 일본이 패망하고 꿈에 그리던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당시의 사회는 피해자들의 아픔을 감싸줄 수 없었고 할머니는 그 이후로 수십 년 동안 가족과 연을 끊고 살아간다어느 날 할머니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공식적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단 한 명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때야 당신의 존재를 드러내리라 결단한다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공식적으로 남은 마지막 피해자를 만나러 가는 길에 할머니는 잊고 있었던 자신의 진짜 이름 풍길을 찾고 마침내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 책은 한창 이슈가 된 ‘12.28 위안부 합의와 맥락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올해 광복절을 전후하여 책이 출간되었는데 수많은 언론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의 진짜 이야기를 들려주는 최초의 기록물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하여 나 또한 기대하는 마음으로 소설을 읽어나갔다주인공인 할머니가 어린 시절돈 벌러 가는 줄 알고 따라갔던 머나먼 땅 만주에서 3년간 수천 명의 일본군을 상대하면서 성폭행성희롱성 고문 등 참혹한 일들을 겪는다일본군에게 저항하면 자궁을 난도질당하여 영원히 아기를 가지지 못하고 죽임을 당하기까지 하는 비참한 현실 속에서도 할머니와 같은 수많은 소녀들은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간다나는 이러한 소녀들의 비극적인 모습을 보면서 일본군이 진정 사람의 탈을 쓰고 자행한 일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수백의 아무 죄 없는 소녀들은 평생에 남을 상처를 입고평생을 그 트라우마에 갇혀 살아가고 있다이러한 피해자들의 증언들이 20년 넘게 계속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아직도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진정한 사죄를 하지 않는 상황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실상은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최초 증언을 시작으로 세상에 알려졌다고 한다그동안 감추고 있던 말도 안 되는 진실을 마주한 사람들은 오히려 그 사실을 믿기 힘들어했고 우리나라 정부 또한 제대로 된 지원이나 도움을 주지 않았다. 1992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이하 정대협)라는 시민 단체가 만들어지고 나서야 실질적인 피해 규모를 조사하였고 수요 시위라는 인권보호 활동을 함으로써 비로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할머니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이야기의 마지막에 가서야 주인공 할머니는 본인의 정체성을 깨닫고 당신과 같은 수많은 한 명이 그러한 아픔을 겪고도 이 험한 세상을 살아냈음을 받아들이게 된다작년에 있었던 ‘12. 28 위안부 합의’ 이후로 우리는 위안부 피해자의 진정한 치유를 위한 길이 무엇인지 모색하게 되었고 일본 정부에 대한 진정한 사죄와 배상을 받아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함을 느끼게 되었다지난 위안부 합의를 굴욕 합의’임을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가 은연중에 생각하고 있다지금이라도 진정 한 명이라는 개개인의 피해자들의 마음을 살펴 치유하는 과정을 통해 다시는 역사를 잊어 가슴 아픈 일을 겪는 일이 없도록 우리 모두 각성하고 또 노력해야 하겠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