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장인어른께서 돌아가신 지도 어느덧 2년이 흘렀다. 음식점에 가면 모든 휴지를 주머니에 넣으시고 고기를 드신 후에 시킨 그 뜨거운 밥을 한 입에 넣으시다가 입천정을 디신 경우도 있었다. 치매 걸리면 나오는 증세란다. 나중에는 장모님도 못 알아보시고 처가집에 들른 아내에게 “왜 너의 시어머니가 여기에서 일하고 계시냐”라고 물어보셔서 아내의 속을 긁으신 경우도 있었다. 나중에 그 이야기를 듣고 슬프기도 했지만 웃음이 나왔다. 그런 장인 어른이 돌아가시기 직전 까지 딸을 잊지 않고 알아 보셨고 난 그 점이 더 신기했다.

곧 영화로 개봉 될 김영하가 쓴 살인자의 기억법을 읽었다. 3시간만에 읽을 정도로 짧은 중편 소설이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70세 살인자는 최근 기억을 빈번히 잊어가면서도 또 다른 살인자로부터 딸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당연히 소설 결말은 반전이 있다. 그 반전에 따라 소설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 듯이 영화 역시 호불호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소설과는 다른 결말 혹은 이야기가 전개될 지 영화가 개봉되면 봐야겠다.

소설에 간간히 나오는 다음과 같은 대목도 재미가 솔솔했다.

 < 은희와 나는 노인들이 대화를 나누는 휴게실에도 들어가보았다. 
   그들의 대화는 이어지지 않았다. 
    중증의 치매   환자가 의미 없는 말을 끝없이 반복하고 있었는데,
    다른 환자들은 그 말을 들으며 각자 떠오르는 말을 중구난방으로
    내뱉고 있었다. 별로 웃긴 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폭소가 터졌다. 
    우리를 데리고 다니던 사회복지사에게 은희가 말했다.
    “서로 어떻게 알아듣고 저렇게들 대화를 하시죠?”
    한두 번 받은 질문이 아니었는지 사회복지사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술 취한 사람들도 자기들끼리는 즐거워하잖아요. 
     대화를 즐기는 데 꼭 지력이 필요한 건 아니니까요.” > 

뜨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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