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 - 풍수와 함께 하는 잡동사니 청소
캐런 킹스턴 지음, 최이정 옮김 / 도솔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흥미있게 읽었다. 저자는 풍수회로라는 개념을 도입하면서 왜 잡동사니때문에 당신의 삶을 질식시키는가 하고 반문하고 있다. 이 책의 주제는 단 두마디다. 홀가분하게 살자. 어떻게 보면 동양의 氣사상을 연상시킨다. 기의 흐름을 막는 잡동사니, 세간살림때문에 미래의 행운을 방해하지 말자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좀 경솔한 구석이 있다. 풍수사상을 그토록 단순화하고 도식화시키다니 그녀의 유식함(?)에 감탄을 보낸다. 그러나 어쨌든 그녀는 이제 좀 널널하게 살자고 설득한다. 왜 그리 꼼대영감처럼 모으고 간직하려고만 하냐고 우렇차게 내지른다.

이 책은 시의적절한 흐름에 편승했다. 한국의 주택시장과 맞아떨어지는 경향을 내포한다. 이제 한국인들은 주택소유를 넘어서 보다 넓고 고급스런 곳을 원한다. 한마디로 좀 여유롭게 살고싶은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기거라는 차원을 넘어 활동공간의 확장이라는 주거개념을 처음부터 끝까지 부르짖고 있다.

틀린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미국인들이 사는 곳과 우리네 터전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27평, 32평 아파트에 4명이 사는 여건에서 세간살림이 차지하는 기능은 큰 차이가 있다. 사실 우리도 미국네 당신들처럼 널찍한 전원주택에서 살고 싶다. 당신네들은 동일한 식구라도 우리보다 훨씬 세간살림이 많지 않은가. 우리의 세간살림은 일상을 영위하는데 필수적인 도구들이 대부분이다. 여기서 무엇을 더 버릴 것인가.

취향의 문제다. 집안을 이런저런 잡동사니로 꾸미고 싶은 사람도 있다. 남들이 무어라고 해도 좋다. 그건 그 사람의 개성이요 얼이 담긴 것이다. 저자처럼 천연소재 옷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첨단소재인 합성섬유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장청소가 몸에 좋다고... 그런 건강에 무익한 일이라고 주장하는 의사도 있다. 자연스런 장운동을 방해한다는 얘기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생각거리를 던지고 있다. 이제는 여유를 가지고 살자는 것이다. 유형의, 무형의 잡동사니와 잡념, 근심, 속도, 경쟁 등이 우리네 일상을 짓누른 지는 오래되었다. 이제는 피드백(FeedBack)을 할 때인 것은 분명하다. 유한한 삶의 과정에서 무엇때문에 그토록 아웅다웅거리는 걸까. 이제 세상을 좀 여유있게 바라볼 통찰력을 이 책은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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