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탑 5
전민희 지음 / 제우미디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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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판타지 작가를 꼽으라 하면, 반드시 들어가는 이름에는 전민희가 있을 것이다. 이영도와 함께 거론되는 작가. 한국의 조앤 롤링이라고도 가끔 불린다. 『룬의 아이들』시리즈는 일본과 중국에 번역되어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고도. 뭐 그렇단다.  


나도 좋아하는 작가다. 물론 완벽한 작가는 아닐 것이다. 상업적이라는 비판도 있고, 벌이기만 하고 수습을 못 한다는 평가도 있고, 이야기는 좋지만 깊이는 없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깊이가 있고 없고를 떠나 이야기 자체를 만들어 내는 데는 꽤 능숙한 작가이기도 하다. 그녀가 좋은 스토리텔러라는 데 이견을 가지는 사람이 있을까? 화려한 문장과 묘사도 적절한 편이라 좋아하고. 그 문체는, 뭐라고 할까. 개인적으로는 흩날리는 벚꽃같은 이미지로 기억을 하고 있다.




10년만에 나온 태양의 탑


어쨌거나. 장편 시리즈 중 <아룬드 연대기> 그 1부 『태양의 탑』으로 말하자면 비운의 작품이다. 왜? 10년 간 다음 권이 나오질 않았으니까! 왜 작가님 절단신공 펼쳐놓고 10년 동안 다음 이야기가 안 나오나요. 응? 왜? 표지 표절 때문이기는 하지만 독자 입장에서야... 제우미디어에서 다시 나오기 시작했으면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 한동안 나오질 않으니 속이 터집니까 안 터집니까. 


게다가 아키에이지 프로젝트 하시면서 새 책이 거의 나오지 않았지. 태양의 탑을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꼽던 지인님은 기다림을 견디다 못해 탈덕하셨다. 휴덕인지 탈덕인지는 좀 더 두고봐야겠지만. 나도 신간이 안 나오니 내가 진짜 이 작가를 좋아했던가 긴가민가 할 정도가 되었다. 『전나무와 매』는 제쳐두고. 그건 장편도 아니고, 본편의 외전밖에 안 되는 이야기니까.


그런데 드디어 나왔다. 『태양의 탑 5권』. 10년 전 끊어졌던 부분의 이후 이야기. 신간님을 만나니 잊고 있던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이 작가를 좋아했었구나. 이래서 좋아했었구나. 이런 매력이었구나. 고등학생 시절 신간이 나올 때마다 기다렸다가 제일 먼저 달려갔던 그 두근거림이 얼핏 느껴졌다. 그러니까 전민희 작가님, 신작을 내달라니까요. 이제까지 몇 번이나 봤던 책만 계속 봤다 보니 잊고 있었다고요. 간만에 신작을 만나서 읽고 있자니, 책장 넘어가는 게 아까워서 넘길 수가 없다.





중간 권이라는 게 참, 리뷰 쓰기 애매한 책이다. 뭘 말해도 미리니름이 될 수도 있으니까. 내용 설명도 좀 힘들고. 그러니까... 대충 얼버무리고 가는 게 좋겠지?


복습은 필수인 듯 한데.

몇 가지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나고, 이제 끝이 보이는 듯 하다. 몇 가지는 정말 충격이었을지도. 근데 본편이 의외로 짧다고 생각된다. 그냥 받아들었을 때도 책이 생각보다 얇네 싶었는데 외전도 들어있으니. 에휴. 뉴 페이스는 뭔가 마음에 들었고. 근데 말투랑 언어가 또 골 썩였다. 단어를 다른 걸 쓰는데 말이 안 통하는 키릴 일행의 그 난감함을 고스란히 느끼게 된달까. 

전민희는 작품 속에 이리저리 떡밥도 잘 던져 놓고, 장치도 잘 해놓는 편이다. 이래서 전민희 작가의 글은 두 번째 읽을 때가 더 재미있기는 한데... 이번에는 뭔가 갑갑했다. 세계관 정교하게 짜는 건 익히 잘 알고 있지만 연구(or 복습)을 안 하면 이해가 안 갈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번 권은 유독 심해진 거 같다. 작은 장치들을 비교해보고 정확히 맞물리는 걸 알아채는 즐거움을 예전에는 알았던 것도 같은데, 이제는 그게 성격에 안 맞아졌다.

외전 <시간은 긴 것이다>는 아룬드 연대기의 세계관에 대한 '깊은' 이해가 선행되지 않으면 절대, 이해가 불가능. 예전에 웹에 한 번 올라왔다 사라진 외전이라고 하는데 책에 실렸다. 고대 이스나미르에 대한 외전인데. 근데 상당히 난해하다. 본문 여기저기서 인용되던 전설적 존재들이 나오는데. 제대로 해독하려면 『세월의 돌』 뿐만이 아니라 태양의 탑 구판까지 뒤적여야 하더라. 시간 순도 뒤죽박죽이라 그야말로 불친절한 글이다. 난 그냥 정리해둔 모님의 글을 통해 이해했다. 덕들에게 감사를. 외전 내용 정리글 [클릭]

"아까 그 빵 좀 마저 주면 안 되겠나?"
135쪽. 이번 권에서 가장 웃겼던 대사.



어쨌거나 세월의 돌도, 태양의 탑 전 내용도 머릿속에서 많이 휘발되어 버려서 다시 읽어야할 듯 하다. 복습은 완결 나면 해야지. 
그러니까, 언제 다음 권 나와? 한 2년 쯤 기다리면 되나? 6권이 완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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