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전보다 불안하지 않습니다 - 회사 밖에서 다시 시작
곽새미 지음 / 푸른향기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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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가 인기를 끌면서 여행 이야기들을 쉽게 접하게 되었고, 누구라도 떠날 수 있는 것처럼 쓰인 글들도 많이 보았다. 세계 일주를 마치고 나면 마치 영웅이 탄생한 것처럼 멋지게 소개된 글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세계 일주를 동경하기만 하고 쉽사리 떠날 수 없는 데에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해외에 나갈 때마다 미래가 불안해서 몇 날 며칠을 밤을 새가며 고민하기도 했다. 결국은 용기 내어 3번의 해외살이를 했고, 결과적으로 1년 이상 자리를 비운다고 해서 크게 문제 되는 것은 없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기에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세계 일주 후에 인플루언서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나는 기회를 제대로 잘 활용하지 못했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긴 여행을 마친 사람들이 이후에 어떻게 삶을 꾸려가는지 실질적인 이야기들이 궁금했고, 이 책을 통해 많은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퇴사하고 세계 일주를 떠난 부부들이 여행 이후에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인터뷰도 있어서 그 부분이 흥미롭기도 했고 다양한 사례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세계를 여행하고 얻은 것 하나를 꼽으라면 불안으로부터의 해방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든다.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어도 궁극에는 어떻게든 살 수 있다는 걸 알 게 되니 정해진 게 없는 미래가 덜 불안하다."


위 문장은 이 책에서 가장 공감이 많이 되었던 부분이다. 해외에 장기간 있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일들을 겪기 마련이고, 그 상황을 마주한 이상 어떻게든 해결해나갈 수밖에 없다. 그 당시에는 정신도 없고 힘들기도 하지만 지나고 나면 '내가 그때 이런 것도 해냈는데, 이 정도쯤이야 뭐.' 또는 '이것도 지나가겠지...'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물론 상황의 정도나 사람의 성향마다 다르겠지만). 그래서인지 나도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다는 말을 종종 듣곤 한다. 사실은 경험에서 나온 아주 근거 있는 자신감이다!


이 책의 저자는 나보다는 더 큰 배짱을 가지고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는 안정적인 회사로 돌아갔고, 지겹기도 한 회사 생활을 다시 해나가고 있다. 자유를 몇 번 만끽하고 나니 틀에 박힌 회사 생활이 더 힘든 것 같기도 하지만 사람은 어떻게든 적응해 나가기 마련이다.


책을 읽어나가며 내가 꿈꾸는 디지털 노매드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고, 무엇이 되었든지 이루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행동으로 옮겨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다.


"당장 퇴사를 하고 여행을 떠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인생에 한 번쯤은 배낭 메고 떠나봐야 하지 않겠냐고 종용할 생각은 더욱 없다. 나에게는 여행이 유효했지만 저마다의 돌파구는 다르다. ​다만 내가 오래 고민하고 발을 동동거릴 때 '손에 쥔 것을 놓아도 큰일 안 난다.'고 말해줄 누군가가 필요했기에 책을 썼다. 나중에, 언젠가 할 거라면 지금도 괜찮다 말해주고 싶었다."


내가 어렵고 힘들 때 항상 생각하는 말 중의 한 가지와 비슷한 문장이었다.

'내가 지금 생각하는 것보다 최악의 상황은 쉽사리 일어나지 않는다.'


장기 여행뿐만 아니라, 새로운 일을 도전할 때에 읽어보면 힘이 될 수 있는 좋은 책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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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푸른향기 서포터즈로서 책을 지원받아,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로 직접 작성된 포스팅입니다.

내 안의 두려움만 다스릴 수 있다면 제니퍼가 아니어도, 교사가 아니어도, 혹은 안식휴가를 주는 회사를 다니지 않아도 안식년을 가질 수 있다.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는 확신만 있다면. - P43

우리는 종종 간단한 진리를 망각하곤 한다. 로또를 사야 토요일 저녁에 당첨자가 될 수 있는 확률이 생기는 거다. 이번 주 로또도 안 샀으면서 당첨돼서 퇴사하고 싶다고 백날 말해봐야 신은 코웃음만 친다. - P57

돌이켜보면 행복을 구성하는 건 별것 아닌 순간이었다. 미세먼지 없는 깨끗한 공기를 가득 마실 때, 꼬수운 라떼를 마실 때, 정성이 들어간 한 끼 식사를 먹을 때. 사실 한국에서도 충분하게 느낄 수 있는 것들이다.
여행을 마치고 다시 일상을 살아내면서 이 별것 아닌 순간들과 기억들이 결국 나를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여행은 이것으로 충분할지 모르겠다. - P85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 - P119

‘왜‘ 이렇게 인생이 재미없는지 자문할 시간에 ‘무엇을‘ 하면 재미있게 살 수 있을지를 찾는 것. 이유가 아니라 방법을, 질문을 바꿔보는 것이 비결이었다. - P129

결국 돈은 없어도 취업은 하고 싶지 않은 한갓진 생활을 유지하는 비밀은 뭐든 하는 것이다. 무엇을 할지 결정하고 한 걸음 나아가는 것. - P132

당장의 먹거리는 모호할지언정 온 마음 다해 행복했다. 그래서 여행을 고려하던 순간부터 걱정했던 ‘한국에서 뭐 먹고 살지?‘는 크게 걱정되지 않는다. 뭐가 됐든 재미있고 행복한 방향으로 뚜벅뚜벅 걸으면 되니까. 우리가 오백일 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 P161

인생은 너무도 짧다. 뭐 좀 해보려고 하면 언제고 끝나도 이상할 게 없다. 그러니 우리는 지금, 여기에서 행복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오늘 먹고 싶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참지 않는 것. 내 하루를 아껴주고 귀하게 여기는 건 내 몫이다. - P198

​그런고로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이 여행이 무엇을 바꿔 놓았냐는 질문에 늘 불안했던 나를 불안으로부터 구원해주었다고. 그것이 여행에서 얻은 가장 큰 선물이다. - P215

새로운 삶을 그리는 사람들에게 잠깐 쉬어도 괜찮다고, 세상 무너지지 않는다고 말해주고 싶다. 우리는 잘살고 있어요! -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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