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짧고 기억은 영영
이주혜 지음 / 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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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풀이란 게 이런 걸까? 읽는 동안 마음에 답답하게 맺혀 있던 어떤 감정이 조금씩 풀려나는 기분을 느꼈다. 잔인한 기억, 특히 유년의 기억은 봄처럼 문득 왔다가 간다. 봄은 늘 거짓말을 한다. 모든 게 다행이라고. 나는 그 달콤한 거짓말에 늘 속고 싶었던 것 같다. 이 소설은 정말 잘 지내고 있는 게 맞는지 자꾸만 물었다. 사실은 안 괜찮지만 그럼에도 아파도 괜찮다고, 어쩔 수 없었다고, 책장을 넘기며 거듭 다독일 수밖에 없었다. 경계를 통과해 한 세계를 건넌다는 건 그런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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