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을 떠올리는 동안 빨리 늙어가는 기분이 들곤 하는데, 잡히지 않았던 그 시절 그 마음을 이해하려고 하면 할수록 어쩐지 머리가 하얗게 세는 것만 같을 때가 있는데, 희지의 세계는 이미 이 모든 걸 다 겪어버린 백발 노인의 슬픔이 모여 한 폭의 정물화로 굳어가고 있는 듯 보였다. 쓸쓸하고 덧없으며 차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