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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목을 친 남자 - 프랑스혁명의 두 얼굴, 사형집행인의 고백
아다치 마사카쓰 지음, 최재혁 옮김 / 한권의책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나는 가끔 궁금했다.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고 ‘톨레랑스’ 의 문화를 가진 프랑스에서 어떻게 그렇게 냉혹한 길로틴이 생겨나게 된 걸까.
어린 시절 사극 프로에서 가끔 등장하던 우리의 ‘망나니’의 존재만 알다가 기계로 – 그것도 한 순간에- 사람의 목을 자르는 프랑스의 길로틴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꽤 충격적이었다. 생각해보면 ‘문명의 이기’라는 것이 그 기술의 발달로 사람에게 이로워야 하는데 오히려 사람을 ‘쉽게’ 죽이는 데 사용되었다는 것도 아이러니하고, 당시 길로틴이 생겼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는지도 궁금한 일이다.
그러던 차에 읽게 된 ‘왕의 목을 친 남자’ 이 책은, 당시 프랑스 사형집행인, 그것도 집안 대대로 사형집행을 해온 가문출신의 남자가 들려주는 이 이야기는 그간 궁금했던 부분들에 대한 즐겁고도 고마운 해석이었다.
한 시대를 사는 한 개인의 사적인 고백임과 동시에,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겪는 그 나라 민중으로서의 모습이 역사적 사건들과 그림들로 적절하게 설명되는 이 책에서는, ‘사형’이라는 제도를 가장 가까이에서 자신의 ‘업’으로 삼아야 하는 한 인간의 입장에 독자도 함께 놓여 고뇌하게 한다.
역사적 사실들에 관심이 있다면, 또한 ‘사형제’라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기꺼이 선택해 읽기에 후회가 없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