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그 작가 - 우리가 사랑했던
조성일 지음 / 지식여행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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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가장 감명깊게 읽은,

당신의 마음을 송두리째 훔쳐간 작품이 있는가?

그렇다면 그 작품을 쓴 작가는 어떠한 삶을 살아왔는지 알고 있는가?

그동안 내로라하는 작가들의 작품에는 지대한 관심을 보이면서

그 작가의 삶엔 관심을 둘 여유가 없었다.

 

그러다 궁금했다.

그리고 이 책을 만났다.

 

<우리가 사랑했던 그리운 그 작가>

 

작가들의 삶은 마치 비하인드 에피소드처럼 나에게 닿았다.

가끔 본편보다는 메이킹 스토리가 더욱 흥미롭듯이.

 

최인호, 김춘수, 서정주, 박완서, 이문구

기형도, 천상병, 권정생, 김수영, 이청준

황순원, 법정, 마해송, 최명희, 정채봉

오규원, 홍명희, 이상, 박경리, 김동리

박태원, 정지용, 박종화, 이태준, 조지훈

백석, 이효석, 조병화

 

당대 최고 28명의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가난, 한국전쟁, 불운 등 모진 고초를 겪으면서도

굴하지 않고 작품으로 그 아픔을 승화시킨 이들.

굴곡진 인생을 겪어야만 위대한 작품이 탄생한다는 공식마냥

이들 중 평탄한 인생을 걸어온 이는 극히 드물다.

 

단언컨데 이 책에서 나의 가장 아픈 손가락 같은 작가는

바로 '기형도'.

그의 어린 시절의 외로움과 슬픔이 고스란히 담긴 시

<엄마 걱정>은 지금도 내 마음을 울음로 가득차게 만든다.

 

그는 1989년 3월 7일 새벽 심야 극장에서

이승과 작별 인사를 한다. 사인은 뇌졸중.

스물 아홉의 짧은 인생을 살다간 비운의 기자이자 시인.

그의 시 <엄마 걱정> 마지막 구절 '내 유년의 윗목'처럼

따뜻한 아랫목 같은 인생의 한토막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 책은 작가의 인생에 초점을 맞춰

태어나서부터 흘러오다 하늘로 닿기까지

작가들의 치열하면서도 고단한 삶을 보여준다.

그러나 작품을 쓸 때만큼은 휘몰아치는 폭풍처럼

이들은 한 시대의 문학계의 획을 그을만큼 정점에 서 있었다.

 

작품을 그 자체로 바라볼 때와 작가의 삶을 이해하고 난 후의

작품의 이해도는 확연히 달라진다.

시인, 소설가, 에세이스트, 동화 작가 등

28명의 우리가 사랑했던

그리운 나의 작가들, 당신의 작가들.

 

이들이 있어줘서 문학이 꽃피울 수 있었고,

이들의 작품이 살아있어줘서 우리의 삶이 위로받을 수 있었다.

 

당신이 가장 사랑하고 그리운 작가는 누구인가?

오늘, 이 책을 읽으며 그 작가의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위로의 따스한 손길을 건네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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