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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생태계 - 아키텍처, 거버넌스, 전략의 정렬
암릿 티와나 지음, 김승일.한원석 옮김 / Pi-TOUCH(파이터치연구원)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부제가 무려 '아키텍처, 거버넌스, 전략의 정렬'이다. 볼륨도 만만치 않다. (무려 500페이지가 넘는다) 그럼에도 이 책을 집어들었던 것은 바야흐로 소프트웨어 플랫폼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애플이나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그리고 여기- 네이버까지. 모두 멋진 소프트웨어 플랫폼 하나로 단숨에 정상에 올랐다. 이 책 <플랫폼 생태계>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진화적 관점에서 살피고 있다. 플랫폼과 그 위에 선 앱들로 이루어진 '플랫폼 생태계'를 진화의 주체로 파악했다. 그런 생태계의 개념적 구조와 지배구조를 설명하고, 격심한 경쟁의 환경에서 성공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진화시키는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내용상 전문용어가 즐비한 게 당연하다. 그래서 어렵지만, 그럼에도 친절하게 설명하려 애쓴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사실 나의 경우는, 저자가 가정한 두 가지의 경우-좋은 기술과 나쁜 비즈니스 전략의 결합이 종종 시장에서 실패하는 것을 이해하는 IT전문가이거나 나쁜 기술이 가장 훌륭한 비즈니스 전략조차도 망칠 수 있음을 이해하는 비즈니스 경영자-에 해당되지 않는다. 다만 기술의 진화가 경쟁적 생존과 번영에 큰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또 플랫폼적 사고가 어떻게 나의 일에 적용될 수 있는지도 이해하고 싶었다. 알다시피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이미 우리 생활 깊숙히까지 들어와있으며, 미디어나 콘텐츠쪽 일을 하는 내게 그것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야 500쪽을 훌쩍 넘기는, 전공서같지만 전공서는 아닌 이 책을 열심히 읽었다. 그런데, 여전히 잘 모르겠다. 아니 더 솔직히는 조금 알게되니까 더 모르게 되었다. (아이러니하지만 세상의 모든 것들이 다 그렇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또 플랫폼에 대해 고민하며 들었던 한가지 확실한 생각은- 플랫폼이 단지 추세나 유행인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지속가능하고 우리 모두에게 실용적인 도구로 쓰일 플랫폼을 위해서, 또 그것을 영민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IT전문가에게나, 비전문가에게나 '플랫폼 생태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