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밤'이란 어떤 시간일까. 일전에 아이들이 잠들기 싫어하는 이유가 '내일이 오지 않을 것 같은 느낌' 때문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굉장히 강한 인상을 남긴 그 글은 잠자리에 들어서도 꽤 오랫동안 잠들지 못하는 아이를 오래오래 포근하게 다독여줄 수 있는 힘으로 남아있다.이 그림책 <밤 기차를 타고>는 '토닥토닥 잠자리 그림책' 중의 한 권이다. 아이가 새근새근 잠들면 밤의 요정이 찾아와 아이를 태우고 밤 기차 여행을 한다는 이야기다. 밤은 깜깜하기에 하늘에 천 개의 별이 반짝일 수 있고, 또 조용하기에 창밖의 자박자박 발소리, 차락차락 열차 소리도 가까이 들려온다. 책은 익살맞은 그림들로 밤기차 여행의 즐거움을 표현하면서, 동시에 글로는 따뜻하고 서정적인 밤의 감수성을 담았다.밤은 까만 커튼을 드리우는 시간.깜깜한 무대 위에 홀로 서는 시간.아이를 왼쪽 무릎에 앉히고 조용조용한 목소리로 가만히 이 책을 읽어주었다. 아이는 "엄마, 이것봐! 반짝반짝해!"하면서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의 화려함에 감탄한다. 참 예쁘지, 하고 맞장구 쳐주면서 눈을 감으면 더 선명하게 별을 볼 수 있을거라고 말해주었다. 차분한 마음으로 읽어낸 이 그림책이 나를 그토록 감성적인 엄마로 만들었던가보다. 어쨋건, 아이는 기분좋게 잠자리에 들었다. 눈을 꼭 감으면 밤의 요정이 살금 다가와 밤기차 여행을 데려갈거라고 말해주었다. 아이는 칙칙폭폭, 칙칙폭폭을 주문처럼 외다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