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해가 지는 곳으로 ㅣ 오늘의 젊은 작가 16
최진영 지음 / 민음사 / 2017년 6월
평점 :
'왜'라는 말은 이따금 뒤따라오는 말들을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의 것으로 만든다. 이를테면 '왜'가 '사는가' 혹은 '죽는가'라는 말과 함께 놓일 때. 삶이란 결국 무게를 견줄 수 없는 이 두 개의 질문이 번갈아 드나들며 파도를 만드는 어떤 해안선 같은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네 삶은 너무나도 평화로워서, 혹은 너무나도 단조로워서 그 해안선을 조망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것들은 대개 극단의 상황에 이르러서야 드러난다. 적어도 전쟁과 같은 재난 상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