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반장과 지렁이 박사 - 지구를 지키는 환경 이야기 처음부터 제대로 8
신기해 지음, 김이랑 그림 / 키위북스(어린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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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남편이 친구의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7-8쯤 되어 보이는 동네 꼬마가 길에 쓰레기를 너무 많이 버려 훈육을 했다는 거였어요.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남편 친구는 동네 꼬마들의 반복된 행동에 화가 무척 많이 났나 봅니다. 같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아이는 "어휴, 그러면 안 되는데!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려야지! 쓰레기통이 보이지 않으면 주머니에 넣었다가 집에 가져와서 버리던가!"합니다. 그러면서 이 책을 가져와 보여주네요. 그 친구들에게 선물하고 싶다면서요. 


아이가 가져온 책은 <쓰레기 반장과 지렁이 박사>였습니다. 주인공 유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샤워를 하고, 뭔가 조금이라도 손에 묻는 것을 싫어하는 깔끔쟁이에요. 그런 유나가 학교에서 분리수거 담당이 되었습니다. 손에 휴지를 둘둘 말고 겨우겨우 쓰레기를 분리하는 유나를 지렁이 박사 동구가 척척 도와주네요. 그것을 계기로 유나는 동구의 집에 놀러 가게 되었습니다. 


심심찮게 학교에 지렁이를 데려와 친구들을 놀래키곤 했던 동구네 집에는 지렁이가 훨씬 더 많았습니다. 집에 왜 지렁이가 많냐고요? 동구네 집에서는 지렁이로 음식물을 처리하고 있었거든요. 지렁이들에게 음식물 쓰레기를 주면, 지렁이가 맛있게 먹고 흙을 기름지게 만들어줍니다. 그럼 동구 엄마는 그 흙으로 텃밭에 비료를 주었어요. 신기한 게 어디 그뿐인가요. 빗물을 지하창고에 모아 쓰는 동구네는 그 물로 변기물도 내리고, 빨래도 했어요. 빗물에 포함된 먼지도 상당할 텐데 그게 될까? 싶었는데, 이틀 정도 모아두면 침전물들은 자연스럽게 가라앉아 깨끗한 물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아래 그림에서 태양광 패널도 찾을 수 있으실까요? 네, 동구네는 태양광도 활용하고 있었어요! 정말 자연친화적인 집이죠!)

 

유나는 유난히 물과 휴지를 많이 썼던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고, 반성합니다. 아, 이 휴지는 나무로 만든 것이었지. 이렇게 휴지를 많이 쓰면 나무를 하나 더 베어야 할 거야. 그럼 지구가 또 얼마나 아플까. 하는 생각의 연쇄작용이 유나의 행동을 멈칫하게 합니다.  


책을 읽은 아이는 불현듯 지구를 그리겠다고 해요. 아이가 그린 지구는 더없이 맑고 푸릅니다. 지구가 너무 예뻐서 무지개까지 떴다고요. (ㅎㅎㅎㅎ) 환경 오염은 날로 심각해져 가고, 기후 위기가 우리 사회의 중요한 키워드로 대두되었지만 우리의 행동은 그다지 크게 바뀌지 않은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면서도 행동하지 않는 것은 이미 우리에게 베인 생활양식이 우리를 너무나도 편하게 하기 때문이겠죠. 그러니 행동이 변하기 위해서는 의식의 '의식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의식하지 않으면 우리의 생활은 바뀌지 않을 테고, 그러면 더 이상 아이가 그린 깨끗한 지구는 만날 수 없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


아이와 함께 '그래, 이렇게!'와 '우리도 이렇게 해보자'를 많이 말했던 날. 

이야기했던 많은 것들이 실천될 수 있도록 '의식하는' 나날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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