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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적우적 먹으면 아주 맛있겠다
미야니시 타츠야 지음, 김수정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22년 5월
평점 :
1. 미야니치 타츠야의 신간이 나왔다. 그의 그림책은 단순하고 명료하다. 하지만 특유의 유쾌함에 들떠서 깔깔대며 읽다보면 어느 순간 처음에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이 책 <우적우적 먹으면 아주 맛있겠다>를 읽으면서는 욕망과 멈춤에 대해 생각했다. 배고팠던 세 마리의 늑대는 무엇으로 말미암아 멈추었으며, 그리하여 식욕이라는 본능을 지나치게 되었을까.
2. 늘 악역만을 맡아왔던 늑대들의 대화를 엿보면서 그들의 인간성(이걸 이렇게 표현해도 되나 모르겠다만)을 확인한다. 약자라 생각했던 수탉의 강인함과 전복성 역시 좋았고!(수탉이라 알을 낳지 못한다니ㅎㅎㅎㅎ 텍스트를 읽고서야 ‘아하!’하게 되던 것!)
3. 아이와 나는 우리가 좋아하는 닭요리를 이야기 하다가, (압도적으로 치킨을 좋아하고, 안동찜닭, 삼계죽 등등이 줄줄이 생각나는 걸 보니- 우리가 진짜 닭을 좋아하는구나, 싶었다) 닭요리를 하려면 저 닭을 죽여야함을 깨닫고 달걀을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러다 나중에는 닭은 어떤 음식을 좋아할까? 생각해보기도 했는데 닭이 좋아할 것 같은 옥수수를 우리가 함께 나누어 먹으면 우리 모두 행복한 것 아닌가 그런 생각도 했더랬다. (늑대야, 우리 옥수수 같이 먹어볼까아?)
많은 순간, 욕망 앞에 속절없이 무너진다. 배고프다고, 하필 눈 앞에 맛있는 것이 보였다고 무작정 달려들 것이 아니라 서로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누는 늑대들의 모습에서 나의 욕망과, 그것에 '일시정지'를 외칠 수 있는 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