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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맨! 삼분이를 지켜 줘 - 바른 인성 책임을 다하는 마음 ㅣ 처음부터 제대로 15
선자은 지음, 이경석 그림 / 키위북스(어린이) / 2017년 1월
평점 :
“어린이날 선물로 뭐 갖고 싶어?”
하고 물었더니, 강아지를 키우고 싶답니다. (아이고야) 아이의 마음은 알 것 같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아 타협을 시도했습니다. 그리하여 지난주 어느 날 어항을 들였고, 어항을 정성스레 가꾸어 금붕어 다섯 마리를 입양해오게 되었어요. 어렸을 때 우리집에도 어항이 있었는데, 하는 추억에 젖는 것도잠시- 어떻게 금붕어를 키워야하지?하는 물음표들에 둘러싸였습니다. 사실 하루에 한 번 사료를 주는일 말고는 어떻게 금붕어를 키워야할지 전혀 몰랐거든요(사실 사료마저도 제가 준비했던 것이 아니고요). 이끼가 많이 끼길래 어떻게 해야하지? 자주 청소해야 하는건가, 했더니 조명을 내내 켜두었던 탓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고요. 집을 며칠 비우면서 밥은 어떡하지? 찾아봤더니 일주일 정도는 먹지 않아도버틸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우리는 하나씩, 새로 맞은 금붕어 가족들과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고있습니다.
아이의 어린이날 선물을 계기로 들인 어항이니만큼, 하루에 한 번, 금붕어 밥을 주는 것은 아이의 몫으로 남겨두었어요. 저는 종종 금붕어 밥주는 일을 잊곤 했었는데, 아이는 금붕어 돌보는 일에 진심입니다. 동시에 어린이집에서 식목일을 맞아 데려온 화분에 물주는 일도 잊지 않아요. 그런 아이에게 바른인성, 특히 ‘책임’을 다하는 마음을 알려주는 동화 <화분맨! 삼분이를 지켜 줘>는 의미있는 동화였습니다.
주인공 해우는 모든 일은 재미없고, 귀찮다고 생각하는 아이였어요. 선생님이 우리 반을 위해 ‘1인 1역’을 해보자고 할 때도 어떻게 하면 덜 힘들고, 덜 귀찮은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아이였죠. 해우가 반을 위해 맡은 일은 ‘화분가꾸기’였어요. 화분은 세 개 밖에 안됐으니까(일분이, 이분이, 삼분이) 왠지 쉬울거라고 생각했던 거였죠. 그런데 자꾸 화분이 죽는거예요. 화분에 적힌 쪽지를 주의깊게 보지 않았거든요. 결국 삼분이만이 남았고, 해우와 삼분이 사이에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 이후 해우는 삼분이를지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해우의 이야기를 읽은 아이는 해우에게 잔소리를 쏟아내기 시작했어요. 이러면 안되지, 이랬어야지!!하는 아이의 잔소리 뒤에는 본인은 화분을 잘 가꾸고 있다는 자부심이 묻어있었을거예요. 지금까지 잘 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금붕어와 화분을 잘 돌봐주자고 약속했습니다. 돌봄이란, 자만하지 않고 계속해서마음을 다하는 것이라고도 이야기 나누고요.
아이가 커갈수록 아이에게도 책임져야 할 영역이 조금씩 생깁니다. 때로는 힘들고, 때로는 건너 뛰고 싶은 마음도 생기지만- 그럼에도 꼭 해야 하는 일들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는 재미있는 동화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