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 미트 - 인간과 동물 모두를 구할 대담한 식량 혁명
폴 샤피로 지음, 이진구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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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고기를 좋아하는 것은 말할 수도 없이 오래된 이야기다. 인류는 역사가 시작되기 이전부터 사냥을 했고, 고기를 먹었다. 맞다. 우리는 고기를 좋아한다. 고기 중심의 식단이 우리 몸에 아무리 나쁜 영향을 준다 해도, 사람들은 아랑곳 않고 고기를 선택한다. 그러는 사이 수십억 마리의 닭과 수천 마리의 소가 도축되고 있다. 미국에서 식용으로 도축되는 소는 매해 3,500만 마리, 닭은 90억 마리라고 한다. 칠면조까지 포함시키면 미국에서만 매일 1초에 300마리에 가까운 숫자가 도축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는 단지 수치로만 환산할 문제가 아니다. 육우는 생애 초반을 방목지에서 보내고 비육장에 들어간 후에도 야외에서 돌아다닐 수 있다. 하지만 육용 닭이나 칠면조, 오리는 주로 창문 없는 창고에 수만 마리씩 평생 동안 갇혀 있다. 또한 도축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유전자를 변형한 탓에 급격하고 부자연스러운 체중 증가가 일어나 상당수는 만성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본문 중에서, 209쪽)

우리가 카트에 담는 고기와 우유, 달걀을 얻기 위해 사육되는 동물들은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 편이 좋았을 정도로 비참한 삶을 살고 있다. 육류 소비의 문제점은 비단 '동물의 공장식 사육'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는 인간의 건강, 기후 변화, 식품 안보, 지구의 자원과 관련한 불편한 진실이 숨어있다. 공장식 사육은 신선한 물을 고갈시키고, 항생제를 과잉 소비하게 하고, 삼림 파괴를 주도하며, 사람들을 먹이는 효과적인 방법도 아니다. 가축에 들어가는 곡물은 인간의 수요를 뛰어넘는다. 그렇다면 우리, 이 광기를 멈춰야 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고기를 좋아한다. 해서 누군가는 생각했다.

"근육을 배양해서 키우면 어떨까? 세포에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바로 만들어내는 거지."

 

그렇게 배양 고기가 만들어졌다. 근육을 만들어내는 근위성세포를 추출하여 배양 고기를 만드는 것이다. 실험실에서 만들어지는 이 고기는 아직까지는 너무 비싸고, 많은 법적 규제에 걸려 있으며, 또 많은 사람들의 외면을 받고 있기도 하지만('누가 그 고기를 먹는단 말이야? 난 '자연스러운' 고기가 좋다고.)- 이 모든 것들이 금세 해결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의 우리가 먹는 것 중에 진정으로 '자연에 가까운' 식품이란 이미 없기 때문이다. (자연스럽지 않은 방법으로 길러낸 크고 달콤한 사과 대신 작고 파삭파삭한 사과를 먹을 사람은 거의 없을 테니) 물론 청정 고기가 시장에서 인기를 끌지라도 '구식 생산 기법'으로 만든 고기를 먹고 싶은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매년 억 단위로 증가하는 인구 중 상당수는 더 효율적이고 인간적인 방식으로 생산되었을 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고기를 기꺼이 선택할 것이다.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읽으면서는 확신이 들었다. 이것이야말로 고기의 미래라고. 자동차가 말과 마차, 그리고 그를 둘러싼 우리의 생활양식을 송두리째 바꾸었듯 축산업도 바뀔 것이라고. 배양 고기가 일상이 될 미래에는 가축을 먹는 행위는 상상도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상상도, 이제는 해봄직하지 않은가.

"참치, 호랑이, 소, 돼지 등 어떤 동물이든 줄기세포를 티백 형태로 판매하여 부엌에서 편안하게 나만의 고기를 키울 수 있습니다.(본문 중에서, 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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