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의 생각법
폴 슬로언 지음, 강유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모두가 크리에이터면 어떻게 해? 하던 때가 있었다. 모두가 창조적인 생각을 하면 그룹이, 기업이, 또 나라가 잘 굴러가지 않는다고도 했다. 누군가 혁신적인 생각을 하면, 누군가는 그 혁신을 실행해야 했다. 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 피카소, 우디 앨런, 모차르트, 구텐베르크, 에디슨, 스티브 잡스, 다윈, 월트 디즈니까지... 이 책의 목차를 보면 그 화려한 이름들에 '아, 나는 이런 부류는 아닌데-'하며 손사래를 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읽다 보면 그들에게 역시 문제 속에서 허우적대던 시간이 있었으며, 한 끗 차이 생각의 기술로 다들 엄지를 치켜세우는 크리에이터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300페이지가 채 못 되는 볼륨에 무려 76명의 크리에이터를 소개하고 있으니, 그 깊이는 필히 얕을 수밖에 없다. 이 책 <크리에이터의 생각법>은 인물당 서너 페이지씩을 할애하며 아주 간결한 그의 생애, 그가 직면한 문제, 그가 문제를 해결한 방법, 그것으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 노트'를 쓰고 있다. 심플하다면 심플한 구성에, 깊이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여기서 뭘 얻을 수 있을까, 싶기도 했지만- 읽다 보니 무릎을 탁 치게 되는 순간이 종종 찾아왔다.

예컨대, 달리!(Salvador Dali)
달리는 자신감이 엄청났고 늘 사람들의 관심을 갈구하는 자기 본위인 사람이었다. 독특한 콧수염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그는 부끄러움 없이 유명세를 추구했고, 진지한 홍보 활동을 통해 자신을 알린 (아마도) 최초의 거장이었다. 그는 일부러 논란을 일으키고 충격적인 행동을 했으며 그럴 때마다 그에 대한 언론 보도는 늘어났다. 비평가들은 그의 여러 가지 별난 행동을 장난이라고 여겼지만 팬들은 행위 예술로 받아들였다. (본문 중에서, 45쪽)

달리는 고의적으로 충격을 주고 자신을 현란하게 과시해 작품을 홍보했다. 팬과 언론의 관심을 즐겼던 것이다. 과시적인 이기주의자가 되고 싶지는 않지만, 작품을 만드는 것만큼 '혁신을 알리는 데' 주저함이 없었던 그에게 한 수 배웠다. 자기 자신을 홍보하는 것, 정말 중요하지 않은가- 거짓 겸손을 사양하자는 데 밑줄을 박박 그었다.

 

에펠탑을 세운 건축가, 귀스타브 에펠(Gustave Eiffel)의 사례도 흥미로웠다.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에펠탑은 세워질 당시 반대가 심했다. 에펠탑을 반대하기 위해 '300인의 위원회'가 따로 꾸려질 정도였다고 한다. 프랑스 예술계의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위원회에 가담해 "아찔하게 높고 흉물스러운 탑이 마치 거대한 검은색 굴뚝처럼 우뚝 서서 파리 시내를 굽어보는 모습을 상상해보라"며 호소했다. 하지만 에펠탑은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 명소로 지금까지 남았다. 피격적인 혁신일수록 반대의 목소리가 더 크다. 에펠이 침착하게 비판자들을 굴복시키고, 자신의 생각을 실현해 낸 것에 귀감을 얻는다.

책은 머리말에서 '그들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기만 하면,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보통의 오늘을 살아온 우리가 이 책 한 권을 읽었다고 해서 갑자기 '크리에이터'가 될 리는 만무하다. 하지만 새로운 생각이 필요한 순간, 이 책을 마구잡이로 다시 펼쳐보면 새로운 전환을 마주하게 될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에는 무려 200가지 이상의 통찰이 실려있으니, (아마도) 어디선가는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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