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번째던가, 네 번째던가... 몇 번째 다시 만난 <이방인>인지 모르겠다. 첫 만남은 아주 어려서였고, 대학원 시절 한 번 더 읽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도 "오늘, 엄마가 죽었다."라는 (책을 읽지 않아도 누구나 다 아는) 첫 문장만 기억에 남아있었다. 재독이었지만 처음 읽는 것처럼 생경하게 읽혔다. 가장 낯설었던 것은 뫼르소라는 인물이었다. 전에도 그에게 이토록 몰입했던가, 감정이입이 됐던가 싶었다. 첫 만남 때야 (내가) 워낙 어렸기 때문에 엄마의 죽음에 감정이 움직이지 않는 그가 이상하게만 보였을 텐데- 두 번째, 세 번째에는 어땠던가 싶었다. 낯설기만 했던 사람이,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이해되지 않던 그의 행동들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몇 번 다시 읽어 술술 읽혔던 것인지, 그간 내가 쌓아온 시간이 뫼르소와 나의 간격을 좁혀준 것인지, 문장 하나하나 꼼꼼하게 짚어가며 카뮈의 문체를 옮겨내려 애썼던 역자의 공인지 알 길이 없었다. 아마, 셋 다 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