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 미로 온 가족이 함께 읽는 이야기 2
천세진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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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이 시나 우화, 단편소설과 다른 점은 살아있는 주인공 하나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작가가 만든 캐릭터는 사람들에게 선물이 될 수 있다. 문자가 없는 호수세계에서, 미로는 이야기꾼이 되기로 결심한다. 이야기꾼이 되면, 호수세계에 사는 평범한 사람들과는 달리 호수세계의 모든 호수를 여행할 수 있는 남다른 생을 살 수 있지만, 그 길이 행운의 길은 아니다.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그 이야기가 삶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 많은 고통을 끌어안는 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고, 더 뛰어난 사리분별력을 가져야하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미로’는 이야기꾼으로 잘 성장해 갈 것 같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도 아픔을 가진 이들이 상처가 가득하면서도 짱짱하게 자라 그늘을 넓게 드리우는 나무들처럼 주변을 보듬는 사람들이 많다. 미로는 그렇게 자랄 것 같다. 아주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하나 알게 되었다.
3장에서부터 18장까지의, 미로가 전해준 이야기는 마치 동화 같다. 19장에서는 미로가 사는 호수세계의 동화 같은 이야기가 가진 의미를 깨닫게 해준다. 이야기를 전한 화자가 왜 아래와 같은 생각을 떠올렸는지를 매력적인 문장으로 설명해주었다. 하지만 다는 아니다. 독자에게 상상해보라고 넌지시 권하고 있다.

문장들이 시적이고 아름답다. 책 곳곳에 필사하고 싶은 문장들이 가득하다. 작가가 시인이기 때문일까. ‘미로’가 아름다운 아이이기 때문일지도, 호수세계가 아름다운 이야기를 지키려는 때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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