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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20세기 - 개정판 ㅣ 그린비 크리티컬 컬렉션 9
조반니 아리기 지음, 백승욱 옮김 / 그린비 / 2014년 5월
평점 :
World System 혹은 세계체제론. 월러스틴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이론의 창시자(?) 중 한 명이라고 할 수 있는 아리기의 책. 나는 아리기의 이 다음 책인 '베이징의 아담 스미스'를 먼저 읽었는데, '장기20세기'는 사실 '베이징...' 전에 읽었어야 할 책이다.
아리기는 지속적으로 세계의 패권이 어디에서 어디로 흘러가는지 관심을 기울였는데, '베이징..'에서는 그게 중국으로 어떻게 넘어갈지 안 넘어갈지...뭐 이런 거에 대해서 쓴 것이라면, '장기20세기'는 베네치아/밀라노/피렌체/제노바 그리고 제노바에서 시작된 자본주의 세계의 패권이 어떻게 미국까지 넘어갔는지를 설명하는 책이다.
따라서, '장기20세기'는 이탈리아 중세사와 유럽의 중세사를 포괄적으로 그리고 상세하고 알고 있어야 이해가 쉽다. 아리기가 '왜 제노바가 베네치아에 밀려나서, 결국 카스티아에 붙게 되었는지' 등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하고는 있지만, 역사란게 늘 그렇듯이 컨텍스트를 모르면 수박 겉이나 햟아 먹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책을 진지하게 읽는다면 이탈리아와 유럽의 중세사는 물론(이런 걸 잘 알아두면 중세를 다룬 소설이나 만화를 볼 때 그 재미가 배가 된다), 자본주의의 발전관계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책이다. 물론, 책의 두께를 생각해 볼 때 그런 건 학기 텍스트북으로 지정되어야 가능한 독서일 수도 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