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2 - 시대를 일깨운 역사의 웅대한 산
한승원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제목 : 다산 I, II
저자 : 한승원
출판사 : 랜덤 하우스
출판년도 : 2008년
쪽수 : 336 + 337

한승원님의 장편 소설 '다산'을 읽었다.

다산 정약용은 내게는 너무나 신기한 사람이다. 천주교를 믿었다는 이유로 유배되었고, 유교학자이면서, 실학자적 학풍을 견지하였으면서도, 주역을 신봉했고... 잘 배합이 되지 않는 이분의 성격은 내게 언제나 궁금증을 유발시켰는데, 이러한 궁금증을 말끔히 날려 버렸다.

이 책의 초반부에, 주자와 마태오 릿치, 이 두 명의 물약을 혼합해 먹는 꿈이 나오는데, 정말 마치 이 둘을 섞었듯이 그렇게 생을 살다 간 분이라고 생각된다.

먼저, 얽혀 나오는 인물들이 다채롭다. 정약현/약전/약종/약용 형제들...
약종은 신유박해때 형제 중 유일하게 순교한다.
최초의 천주교 연구가인 이벽은 약현의 처남이다.
최초의 영세교인 이승훈은 약용의 매형이다. 이승훈은 약현/약전/약종/약용 형제들에게 세례를 주었다.
황사영 백서(신유박해를 적어 보내 청나라의 힘을 빌리고자 한 사건)의 주인공 황사영은 약현의 사위이다.
혜장은 고승이었으나 약용과의 주역 논쟁 이후 술독에 파묻혀 살다 간 고승으로 유명하다.
약용 문하의 초의 스님은 훗날 희대의 고승으로 이름을 날리게 된다.
이렇게, 국사책에서 본 천주교 1세대의 모든 이들이 약용과 혈연으로 이리 저리 얽혀 있었다.

정작 정약용은, 어려서 정조의 총애를 받는 천재적 유학자였으나, 천주교를 신봉하여 정조로부터 약간의 훈계를 받고, 이후 정학(유교)로 돌아 천주교를 배척하는 듯 하였으나, 이후의 저술에 보면 천주교적인 사상이 녹아 들어가 있다고 한다.

하여튼, 이 분의 삶을 보니, 가슴이 많이 아팠다. 이토록 천재적이고 실용적인 실학자였던 분이 조금만 더 국가 경영에 가까이 갈 수만 있었더라도 우리 나라의 역사가 바뀌었을텐데... 정조의 총애를 한몸에 받던 정약용은 정조 서거 후 순조 1년부터 약 18년 동안 유배 생활을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정약용의 신앙관을 파악하기에는 부적절하다. 비록 저자는 '천주교적인' 하나님에게 다가가려는 정약용의 모습을 비유와 복선 등으로 여러 군데에서 암시도 하고 실제 기술도 하고 있으나, 본인이 주로 불교 문학을 저술해 온 분이라서 그런지 그 '신앙 고백' 등이 잘 어울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점은 전혀 소설의 재미나 정확성을 떨어뜨리지는 않았고, 다만 오로지 신앙인의 관점에서만 접근하고자 한다면 이 책은 좀 적절하지 못할 것 같다는 첨언일 따름이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고, 머리 속이 깨끗하게 정리되었고, 많은 감동이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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