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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는 살인이다
양돌규.이승원.정경원 지음 / 한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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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cmedia.or.kr/news/view.php?board=news&nid=5139  

미디어충청

숨 가빴던 쌍용차 투쟁, ‘백서’로 되살아나
[책]77일 옥쇄파업 투쟁백서 ‘해고는 살인이다’


2010-01-27 14시01분 정재은(eun@cmedia.or.kr)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와 노동자역사 한내가 함께 투쟁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 넉 달간 구슬땀을 흘려 그 노력의 결과로 77일 옥쇄파업 투쟁백서인 ‘해고는 살인이다’를 펴냈다.

쌍용자동자지부 77일 투쟁백서 ‘해고는 살인이다’는 2009년 5월 22일부터 2009년 8월 6일까지 옥쇄파업을 전개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 조합원들의 투쟁 준비와 과정, 의의를 총체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총 448쪽에 달하는 갈피마다 쌍용차 조합원들의 투쟁 사진을 배치하고, 쌍용 자동차지부 조합원들의 투쟁 준비와 과정, 의의를 총체적으로 정리했다. 책 권두에는 화보를 구성했고, 부록에는 투쟁일지와 옥쇄파업 참가자들의 명단을 실었다.

쌍용자동차지부의 투쟁은 경제공황기에 자본에 닥친 위기를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방식이 어떻게 현장에 적용되는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책을 펴낸 ‘노동자역사 한내(이하 한내)’는 “2009년 한국 사회 한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쌍용자동차지부의 투쟁은 아쉬움도 있었지만 노동의 가능성을 보여준 투쟁이다. 77일 투쟁을 되돌아보고 기록하는 것은 과거에 대한 애착과 아쉬움이 아니라, 소중한 경험을 미래의 더 나은 실천과 민주노조운동의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자 한다.”며 펴낸 의의를 밝혔다.

아울러 “2009년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투쟁은 최근 들어 가장 격렬했던 노동자 대중투쟁이었다. 이 투쟁을 역사 기록으로 남겨야 했다. 쌍용자동차 옥쇄파업이 종결된 후, 쌍용자동차는 사람들 사이에서 잊혀졌다. 순식간이었다. 사실대로 기억하기 위해서 투쟁백서가 필요했다. 자기 역사는 자기 스스로 써야 한다. 노동자가 아니고서는 누구도 노동자의 역사를 기록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내 관계자는 ‘백서’가 사실에 바탕을 두고 투쟁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인 만큼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고 조심스레 전하기도 했다. 관계자는 “사법 처리 문제와 작업의 공개 문제라는 난관도 있었다. 구속자들의 사법처리 문제와 계속되는 검찰의 추가 구속 때문에 자료의 공개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또한 투쟁 주체들이 구속되어 있어 그들의 생각을 듣는 것이 제한적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노조 소식지, 각종 정책자료, 사업보고서, 언론 기사 모음, 사진, 동영상, 회의자료, 회의록, 각종 교안, 공문, 홈페이지 게시판 의견, 파업 프로그램 등을 2개월간 수집하여 2개월에 걸친 분류 작업을 통해 엮은 17권의 ‘쌍용자동차지부 투쟁자료집’, 조합원 17명의 구술과 4명의 연대단위 면접, 조합원 13명의 서면질의와 면담, 구속되어 있던 한상균 지부장의 서면질의 등을 하며 책을 완성해 나간 것을 봤을 때 백서는 깊이 있고 폭넓은 쌍용자동차 투쟁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끈질긴 노력의 결과물로 완성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내는 “아직 쌍용자동차지부의 투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백서작업 또한 끝은 아니다. 이 백서를 통해 쌍용자동차지부 동지들의 투쟁을 기억하고 평가하기 위한 시작을 알리는 것뿐이다. 이제 민주노조운동의 주체들이 이 투쟁을 올곧게 계승발전 시켜야 할 것이다.”고 바램을 전했다.

2008년 8월 23일 창립한 한내는 노동운동역사자료를 수집하고 증언을 채록하며 노동운동사 집필부터, 자료 전산화까지 우리 노동운동을 역사화시키기 위해서 노력해 왔다. 

정재은 미디어충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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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는 살인이다
양돌규.이승원.정경원 지음 / 한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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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nodongnews.or.kr/News/View.aspx?pdsid=5085&page=1&type=&totalid=7857&keyword=해고는&keyfield=title 

 쌍용차 77일 투쟁백서 <해고는 살인이다> 출간 

넉 달 구슬땀...448쪽에 옥쇄파업 투쟁기록 담아내  


쌍용차지부 77일 옥쇄파업을 기록한 투쟁백서 <해고는 살인이다>가 출간됐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 노동자역사 한내가 넉 달 동안 구슬땀을 흘리며 격렬했던 지난해 여름 쌍용차 노동자들의 투쟁을 448쪽에 달하는 백서에 사진과 기록으로 남겼다.

전노협을 비롯해 한국통신계약직노조, 발전노조, 가스공사노조, 현대차노조 등의 투쟁백서를 출간해온 노동자역사 한내는 쌍용차 77일 파업 기간 동안 나온 노조 소식지, 각종 정책자료, 사업보고서, 언론 기사 모음, 사진, 동영상, 회의자료, 회의록, 각종 교안, 공문, 홈페이지 게시판 의견, 파업 프로그램 등을 수집해 17권의 <쌍용차지부 투쟁자료집>으로 먼저 엮었다.

또 부족한 자료를 채우기 위해 조합원 17명의 구술과 4명의 연대 단체 활동가 면접, 조합원 13명의 서면질의와 면담, 구속 중인 한상균 지부장에 대한 서면질의를 진행했다.

노동자역사 한내 양돌규 조직국장과 이승원 사무처장, 정경원 노동운동역사자료실장이 수집된 자료와 구술녹취록을 토대로 초고 집필에 들어갔고, 완료된 초고는 쌍용차지부 간부들과 토론을 거쳐 수정, 보완했다.

1장은 쌍용차의 경영위기와 고용문제가 부상된 상황, 한상균 집행부의 등장을 다뤘고, 2장은 지난해 1월9일 법정관리 신청부터 가족대책위 결성, 비정규직지회 투쟁, 굴뚝농성 돌입 등 파업 준비 시기를 다뤘다.

77일 동안의 파업을 다룬 3장은 파업 프로그램, 대오 정비와 훈련, 회의, 일상생활과 구사대와 경찰에 맞선 조합원들의 전투, 교섭, 봉쇄, 갈등, 합의, 합의 이후 사측의 약속 불이행과 사법처리 등을 담았고, 4장은 쌍용차 파업투쟁의 의미와 성과를 정리했다.

노동자역사 한내는 "4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자료 수집과 집필, 초안 검토까지 마치는 것 자체가 무리한 것이었지만 쌍용차지부의 투쟁을 폄하하려는 자본과 정권의 이데올로기를 종식시키고, 투쟁의 의미와 성과를 왜곡하려는 세력에 대항해 '사실'을 알리기 위해 백서작업을 서둘렀다"면서 "이 백서를 통해 쌍용차지부 동지들의 투쟁을 기억하고 평가하기 위한 작업이 시작되고, 민주노조운동의 주체들이 이 투쟁을 올곧게 계승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문: 노동자역사 한내(02-2038-2101,2106) / 쌍용차 정리해고특별위원회(031-651-4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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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를 혁명하라!
김영수 지음 / 메이데이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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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다 붙이면 다 말이 되는 어휘가 있다. 민주주의도 그런 어휘중 하나다. 사람들은 아무 데나 민주주의를 갖다 붙인다. ‘민족적 민주주의’, ‘지역민주주의’, ‘참여민주주의’, ‘후불제민주주의’, ‘정당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 ‘사회민주주의’, ‘노동자민주주의’ 등등. 지난 20여 년간 민주주의는 어쨌든 좋은 거였다. 그래서 아무 데나 갖다 붙여도 되는 어떤 거였다. 그야말로 ‘민주화’, 즉 민주주의를 향해 가는 도상에 있던 시절의 ‘시대정신’, 누구나 내걸던 ‘슬로건’이었던 것이다.

그 민주화의 시절, 사람들은 큰 틀에서 민주 편과 반 민주 편으로 갈려 있었다. 그 민주/반민주의 구도는 대체로 잘 들어맞기도 했지만 양편에 환희와 좌절을 번갈아 안겨주기도 했다. 민주를 외치는 건 군복을 벗은 독재자들이나 한때 야당 정치인이었던 대통령 모두 마찬가지였다. 모두 민주를 외치되 그 속내는 달랐던 것이다. 또 당연하게도 사람마다 혹은 정치정파마다 어떤 민주주의를 향해 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필남필녀가 모두 다른 생각을 품었고 그래서 갑론하고 을박하면서 어쨌든 여기까지 왔다. 20년을 축약하자면 그렇단 얘기다.

그런데 갑자기 대통령 하나 바뀌자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한다고 나라가 떠들썩하더니 이내 전직 대통령 두 명이 죽고 여기저기서 “민주주의의 위기”가 회자된다. 정치적으로 무관심하던 이들조차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읊조리며 조용히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선다.

이 와중에 김영수의 새 책 『민주주의를 혁명하라!』는 세상에 나왔다. 그런데 책 제목이 괴이하다. 앞에 붙는 말은 달랐겠지만 ‘민주주의를 쟁취하자!’고 이구동성으로 외치던 8~90년대의 말법도 아니고, ‘민주주의를 지키자!’는 2000년대의 말법도 아닌 ‘민주주의를 혁명하라!’라니. 민중민주주의 혁명하자고, 아니 일반민주주의 혁명 정확히는 부르주아민주주의 혁명하자던 얘기는 들어봤어도 민주주의를 혁명하자니. 여기에 이 책이 지닌 의의가 있다. 민주주의를 설정된 어떤 목표로 간주하거나 이미 형성되고 확보된 어떤 것으로 간주하는 관점을 거부한다. 오히려 그것을 넘어서야 한다고, 또 넘어설 수 있다고, 왜냐하면 민주주의란 역사적으로 구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이 책은 힘주어 말하고 말한다. 그리고 그 방향은 국민으로 구성된 노동의 힘을 끊임없이 확장시키고 그 힘으로 관철시키되 그 내용은 우리의 상상력을 통해서 구성되는 것이라고 일관되게 말한다.

이 책은 그 상상의 방법을 헌법, 국가, 선거, 정치라는 네 가지 장을 통해서 생생하게 보여준다. 우선 지금 우리에게 주어져 있는 민주주의라는 것이 다수의 통치를 의미한다기 보다는 소수의 권력과 부를 유지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동시에 그것이 역사적으로 구성된 것이라는 사실을 폭로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헌법, 국가, 선거, 정치를 혁명하라고 한다. 그것은 과거와 현재의 민주주의를 넘어서는 민주주의를 혁명적으로 상상하자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이게 민주주의야?”, “혁명이 필요해!!”라고 너무나 많이 술집 넋두리로 늘어놓지 않았나 반성해본다. 민주화 되었다는 현실에 대한 환멸, 그리고 혁명적 변화에 대한 열망,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 혁명, 새로운 민주주의에 대해 현실성 있는 상상을 하지 못한 것이 잘못이 아니었을까. 그러한 상상력의 결핍은 모든 정치 활동을 ‘권력’을 잡는 문제로만 한정하게 만들고 결국 우리의 활동 반경을 제한했으며 결국 가진 자들의 정치처럼 우리 스스로를 피폐하게 만들지 않았던가.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노동조합 위원장이든 결국 그건 왕초 뽑는 건데, 왕초 하나 뽑는다고 궁극적으로 세상이 매우 달라진 적이 없다는 사실은 모두 아는 사실이다. 김대중의 국민의 정부, 노무현의 참여 정부가 언제 노동자 탄압을 그만뒀던가? 또 노동자, 민중의 힘에 의거하여 통치를 하고 그 힘을 더 확장시키는 계기로 작동했던가? 그런 적 없다. 왕초 하나 다른 이가 뽑힌다고 해서 세상은 그런 방식으로 달라지는 게 아니었다.

모두 알다시피 궁극의 변화는 왕초가 뽑히기 전,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 사이 속에서 일어나야 하고 씨 뿌리고 밭을 가는 구체적 실천 속에서, 구체적 현장 속에서 먼저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 구체적 실천 속에 우리 상상력이 결합되면 박토를 옥토로 가꿀 수 있다. 혁명이든 민주주의든 그건 매우 구체적이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 구체적 상상의 단초를 이 책은 첫 장부터 끝 장까지 매 쪽마다 보여주고 자극한다. 그 상상의 단초가 현실이 되냐 마냐 하는 문제는 책을 읽은 독자의 몫이다.

저자 김영수는 촛불 집회에 함께 나가서 마주친 딸, 그리고 수많은 청소년/소녀로부터 이 책을 쓸 자극을 받았다 말한다. 아마도 그 자극은 새로움을 열망하는 많은 이들이 지난 20년 동안 성취해놓은 현재의 우리 민주주의가 혁명적으로 변화할 필요를 자극한 것일 게다. 그렇다. 민주주의의 끝이 이 정도라면, 이런 민주주의를 위해 피흘린 이들의 죽음은 개죽음이다. 우리는 여기서 멈출 수 없고 더 나아가야 한다. 이 책과 함께 그 시작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모색해볼 수 있을 것이다. 상상력으로 우리 민주주의를 혁명해보자. 즐겁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마치 20여 년 전, 시퍼랬던 우리 모습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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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된 인생
김하경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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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신문 레디앙 기사 원문 보기

'우물 안' 활동가들에게 들려주는 충고

김하경 소설집「속된 인생」…"총연맹위원장 되는 게 성공?"

「내 사랑 마창노련」의 저자 김하경 씨가 소설가로 돌아왔다. 소설집 「속된 인생」(삶이 보이는 창)을 들고 다시 작가의 길에 발을 내딛은 그는 이 소설집에서 철거민과 노동운동가, 그리고 서민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구현하면서 이 시대의 운동을 향해 화두를 던진다.

   
 
 ▲ 김하경 씨의 소설집 「속된 인생」
 

운동을 하면 할수록 인간관계나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게 아니라 좁아지는 것 같았다. 조급해지고, 각박해져갔다. 심지어는 노동조합이 세상 전부인 것 같고, 세상이 노동조합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착각 속에 빠져 살았다.

그래서 노동조합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것을 모르거나 부정하면 화가 났고 그런 사람들을 원망하고 비난했다. 노동조합 이외의 것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다. 노동조합 하나에만 빠져 산 것이다. 이런 걸 우물 안의 개구리라고 하는 걸까? (「젊은 날의 선택」, 151쪽)

노동운동이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외면 받는 지금의 현실에서 한 노동운동가의 자기 고백이다. 창원의 ‘일산중공업’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소설은 오직 노동조합만을 위해 앞으로 달려온 건이가 해고되고, 주위의 동료들과 반목과 갈등이 심화되는 과정을 드러내고 있다.

‘동지의 정’보다 ‘차이의 벽’을 더욱 선명하게 느끼는 주인공들은 노동조합의 전망을 찾지 못하고 방황한다. 믿었던 동료에게서는 하청업체 사장을 시켜준다는 회사의 유인책에 넘어가 회사 부품을 몰래 빼내는 배신마저 당한다.

운동하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보통 사람들처럼 평범한 일상에 빠져 살지도 않으니 말이다. 아니 그 둘 사이를 왔다갔다하며 산다고나 할까? (「젊은 날의 선택」,150쪽)

“확실하게 살란 말이다! 운동도, 사랑도 어쩌다 하게 된 식으로 떠밀려서 억지로 하듯 하지 말고, 제발 확실하게 자신이 결단 내리고 자신이 책임지며 살란 말이다!” (「청비리」181쪽)

노동운동가의 내면의 심경을 깊숙이 꿰뚫고 있는 소설 속 인물들의 대화를 접할 때면 마치 자신의 마음을 들킨 듯한 착각마저 들게 만든다. 그가 르뽀집에 이어 소설이라는 장르를 택하게 된 연유도 이와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닐까. 지난 4일 소설가 김하경 씨(62)를 홍대부근에서 만났다.

마산에 거주하며 마산과 창원지역에서「내 사랑 마창노련」(갈무리, 1999)을 텍스트 삼아 노동조합 강연과 교육을 틈틈이 하며 소설쓰기 작업을 하고 있다고 그는 자신의 근황을 소개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마창노련을 중심으로 한국노동운동의 역사를 생생한 보고문학적 필치로 그려낸 ‘문학적 역사서’인 이 책은 여전히 노동운동가들의 ‘필독서’로 자리잡고 있다. 마창노련이 사무실을 정리한 돈으로 1년의 기간동안 취재하고 기록을 남기고자 시작했던 작업은 5년이 훌쩍 넘어서야 작품의 탄생을 보게 됐다. 이후에 그는 경남도민일보의 논설주간으로 일하며 분주하게 1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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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실의 서술이 문학작품이 되지는 않는 것처럼, 그에게는 내내 소설로 말하고자하는 욕망이 늘 떠나지 않았다. 리얼리즘으로 노동자와 민중, 운동을 그려내고자 했던 그는 다시 펜을 들기로 마음을 먹었다.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그는 1988년 <실천문학> 봄호로 등단하고, 장편소설 「그 해 여름 」(1991), 「눈 뜨는 사람」(1994)을 출간한 바 있다. 이후에 쓴「내 사랑 마창노련」의 취재와 신문사 논설주간의 경험은 그에게 ‘지시적 언어’ 서술의 한계를 절감하게 했다. 내면의 목소리인 문학적 언어의 목소리를 잃었다는 것이다.

“집에 들어앉아 처음부터 다시 문학공부를 하기 시작했어요. 리얼리즘이었죠. 사회주의 리얼리즘부터 마르께스, 보르헤스의 환상적 리얼리즘까지 읽었어요. 사회주의 리얼리즘이 스탈린 시대의 문학적 형식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다면, 그 때의 리얼리즘은 폐기되었을지 몰라도, 리얼리즘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고, 사라질 수 없는 없는 문학의 형식이죠.”

그가 리얼리즘을 자신의 문학적 글쓰기의 한 축으로 잡고 놓지 않았다면, 내용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지난 수십년동안 경험한 철거민, 노동, 교육운동의 현장과 경험이 그에게 녹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문학적 말 트기를 서서히 익혀갔고,「속된 인생」이 나왔다.

그의 소설의 주된 소재는 운동 속에도 운동의 길을 묻는 이들이다. 그것은 때로는 전망을 찾지 못하는 운동가들의 내적 고민에서 비롯되기도 하고, 지도부의 무능, 부패 그리고 운동가들의 이기심에 비롯되기도 한다.

나는 왜 당에 뛰어들었는가. 과연 원칙과 기본방향에 동의하는 걸까. 단순히 인간적 안면에 이끌려온 건가. 남이 하니까 따라하는 식으로 따라다닌 건가. 그도 저도 아니면 단순히 우쭐하고 싶은 영웅심 때문인가. 그러나 지난 선거 과정에서 벌어진 경쟁과 싸움을 보면서 이게 아니다 생각했다. 선거가 끝난 후에는 더욱 심해서 당은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부침했다. 운일은 당의 오류를 지적하고 동지의 불순한 탐욕을 비판했다. 그리고 당과 동지에 대한 실망과 후회가 쌓이고 쌓이면서 결국 당을 떠났다. (「청비리」, 226쪽)

주인공 운일은 노동조합 지도부의 비리에 실망하고, 당을 선택했지만 당에서도 조직 내부의 분열과 경쟁을 참지 못하고 떠난다. 이제 그에게는 ‘왜 운동을 하는가’라는 원점의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주인공은 다시 ‘공장의 노동자’로 돌아가는 것으로 결론을 맺고 있지만, 그의 문제의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것은 개인의 갈등에서 나아가 운동 전체의 전망의 부재와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노동운동 내에서도 우리는 계급을 만들어 경쟁하고 있습니다. 부장 되면 국장되고, 실장 되면 위원장 돼야 하고, 총연맹 위원장까지 가면 성공한 운동가로 평가받는 우리 내의 위계질서 말입니다. 공장으로 돌아가면 퇴보한다고 생각하는 ‘선진 운동가’는 그래서 점점 대중과 섞이지 못하고 고립돼 갑니다. 운동과 삶은 유리되지 않고 자기 삶에서 운동을 해나가는 것인데, 운동의 울타리에 갇히게 되는 것이죠.”

갈등은 때로 운동의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각의 차이에서도 온다. 지금 당장에 이뤄내야 할 것인가, 아니면 단계적으로 조금씩 이뤄나가야 하는가. 철거민 투쟁에서 보상비를 더 올려 받아 현재 직면한 문제부터 해결하자는 철거촌 주민 수녕과 임대주택을 얻을 때까지 한 사람이라도 남아 싸워야 한다는 운동권 대학생 보배의 대화는 이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이 벽창호야! 그건 당장 될 일이 아니니까. 주민들이 요구하는 건 당장 어떻게 할 거냐야. 내년이나 10년 뒤가 아니라 지금 당장 여기서 나가면 어떻게 살 거냐 이거야.”

“그게 바로 기회주의라는 거야. 현실이니 대중의 요구니 하는 건 다 핑계고 변명이야. 사실은 싸우는 게 무섭고 싫은 거지. 돈 더 많이 받고 싶고 편하고 싶은 거 아냐? 적당히 싸우다 보상비나 타고 나가자 그거지. 핑계는 그럴 듯하지만 그게 다 기만이란 말이야.” (「속된 인생」40쪽)

작가는 두 사람의 주장에 어느 쪽에도 손을 들지 않는다. 임대주택이라는 ‘꿈’과 보상비라는 ‘현실’적 타협 가운데서 두 주인공은 끝내 의견의 일치를 보내 못하고 결별하게 된다. 두 주인공이 “혼자 꿈을 꾸면 몽상에 불과하지만 함께 꿈을 꾸면 현실이 됩니다”라는 대사를 함께 읊조리며 과거를 회상하는 것으로 소설은 끝을 맺는다. 작가는 차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함께 꿈꾸기’를 강조한다.

하지만, 작가가 던지는 ‘운동의 길’에 관한 물음의 답은 작품 속에서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주인공들은 현실처럼 고민하고, 방황하고, 갈등할 뿐이다. 그래서 수녕과 보배는 끝내 만나지 못하고, 조합활동으로 해고된 상기는 자신의 진정한 적성이 무엇인지를 내내 고민한다. 운일은 십여년 가까이 운동을 해왔지만, 자신이 운동의 흉내만 냈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독자에게 이것은 ‘속된 인생’을 살아가는 인간이 풀어야 할 숙제이기에 마주하라고 말하고 있다.

“이 혼탁한 세상에서 맑고 깨끗한 복을 누리는 것은 가당치도 않다. 너는 함부로 그런 것을 달라고 하지 말라.” ( 「속된 인생」, <서유구> 10쪽 인용부분)

2006년 06월 06일 (화) 23: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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