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티븐 킹 단편집 <나이트 시프트Night Shift> - 스티븐 킹

스티븐 킹을 처음 접한 것은 학교 도서실에 있던 <유혹하는 글쓰기>였다. 그 다음이 그의 첫 장편 <캐리Carrie>. 이번 세번째로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약 600 여 쪽에 육박하는 만큼 길어서 2월 후반과 3월 초반을 소모했다. 소감을 말하자면, 아마도 그의 책을 이젠 자주 읽게 될 것 같다. 그의 단편을 읽으면서 길고 날카로운 침이 살을 비집고 들어오는 느낌이 든다. 처음엔 별로 공포스럽지 않다. 그러다 점점 깊게 빠져들수록 갑자기 공포와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털이불 속에 넣은 발에서 땀이 축축해진다. 재미있게 읽은 작품은 <예루살렘 롯>, <철야 근무>, <나는 통로이다>(최고다!), <맹글러>, <부기맨>, <벼랑>, <나는 네가 원하는 것을 알고 있다>, <사다리의 마지막 단>이다. ★★★★★

 2. <나를 부르는 숲>- 빌 브라이슨

 요란스러운 미국 언론의 서평만 아니었으면 좀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충분히 재미있고 숲에 관한 지식을 많이 쌓을 수 있었다. 애팔래치아 트레일이 얼마나 거대하길래... 그 생각만이 계속 들었다. 브라이슨은 뚱땡이 친구 카츠와 티격태격 대다가도 열을 올리며(잘 다듬어진 화강암 처런 생긴 그의 눈이 불거져나오면서) 산림청과 국립공원 유지에 대해 논평한다. 가끔 지루하기도 하지만 여간 재미있는게 아니다.★★★☆☆

 3. <미겔 스트리트>- V.S 나이폴

우리나라의 소설로 치면 이문구의 <관촌수필>쯤이라고 볼 수 있겠다. 둘 다 연작소설인데다, 화자의 이야기가 정말 장난아니게 재미있기 때문이다. <미겔 스트리트>는 작가의 고향 식민지 섬 트리니다드 섬, 그 중에서 하류층들이 살아가는 미겔 스트리트를 배경으로 한다. 마지막 한 장을 제외하곤 미겔 스트리트의 사람들의 실패담으로 이루어져있다. 그 실패담이란게, 조금 음울하다가도 웃음이 픽 나올정도로 어이가 없다. 희극적 실패담. ★★★★★  

 4. <야자열매술꾼>- 아모스 투투올라

 황당한 이야기다. 아프리카 민담은 역시 재치있고 재미있다. 이 글을 지은 아모스 투투올라가 저지른 이야기 중간중간의 오류가 조금 거슬렸다. 그런 오류 뿐만아니라 몇 장으로 잘라서 이어지는 이야기가 아니어서 끊임없이,  길고도 길게, 주루룩 읊어지는 입담에 집중하기엔 너무 힘들었다. ★★★☆☆

 5.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한비야

 요즘들어 막 외국에 설치고 다니고 싶다. 맘 탁 터놓고 익숙하지 않던 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이 너무나 부럽다.  난 조금이라도 모르는 곳에 떨어지면 정신적인 압박감에 시달릴 것 같은데 말이다. 중국견문록은 재미가 있다기보단 이것저것 다 섞은 평범한 여행기같다. 뭐, 읽고 나서 무슨 깨달음이 있는 건 아니고, 멀리 여행가고 싶다는 마음이 더 간절해진 것만 같다. ★★★★☆

6.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라우라 에스키벨

재미있고, 감미로운 책이다. 유머러스하다는 서평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재미있는 책임에는 확신하다. 티타가 성냥을 깨물며 추억과 충돌해 열린 밝은 터널 사이로. ★★★★★

 7. <개는 말할 것도 없고>- 코니 윌리스

수다스러운 작가-빽빽한 글자-<인과 모순>, <편차>, <시공 연속체> 같이 뭔지 모르는 시간 여행 세계관- 달콤한 로맨스- 사건의 연속-C아무개-그랜드 디자인- 코번트리 성당 봉건식-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다- ★★★★★

8. <80일간의 세계일주>- 쥘 베른

쥘 베른의 상상력은 근대적이다. 근대 과학기술을 빌려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상상력(여행, 깊숙한 곳, 우주, 이국)에 입혀놓는다. 사실, 우리는 어떤 하찮은 것을 위해서라도, 여행할 준비가 되어있다. ★★★★☆

9. <호밀밭의 파수꾼>-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정말 웃긴 일이다. 누구에게든 아무 말도 하지 말아라. 말을 하게 되면, 모든 사람들이 그리워지기 시작하니까.- p. 279정말, 최강이다. ★★★★★

 

통합: 9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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