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의 유래사>- 피에르 제르마
그저 그렇다. 물건들의 유래를 백과사전식으로 나열해놓았다. 정독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을까 싶었는데, 결국은 몇 십 페이지 남기고 읽지 않았다.(하긴 누가 '공화국'이나 '제왕절개수술'에 나오는 수많은 이름과 연도를 되뇌며 책을 읽을까?) 정말 궁금한 내용이나 사회 숙제 할때 필요한 정도다. ★★★☆☆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 성석제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을 읽은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그의 신작 소설집을 사 읽었다. 조금더 무거워지고, 뭐랄까, 이 책을 읽다 보면 멍한 기분이 든다. 중력 자체가 달라진것 처럼. 표제작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와 <만고강산>을 재미있게 읽었다. ★★★★☆
<먼 북소리>- 무라카미 하루키
일본 작가로서는 처음 접해본 무라카미 하루키. 그의 글은 빠져들 정도는 아니지만 꽤나 재미있고 심장에 출렁이는 진한 혈액에 뭔가를 더해넣는 느낌을 가지게 한다.10년이 지난 지금의 이탈리아 사람들은 불법주차와 도둑 그리고 우편제도로 난리를 피우고 있을지 궁금하다. 하루키의 글을 보면 더욱더 여행을 떠나고 싶다. ★★★★★
<랍스터를 먹는 시간>- 방현석
마지막의 노동소설을 빼곤 꽤 볼만했다. 특히 표제작 <랍스터를 먹는 시간>과 <존재의 형식>을 재미있게 봤다. 4편의 작품 중 말미에 위치한 <겨울 미포만>은 읽으면서 지루해 죽는 줄 알았다. ★★★☆☆
<궁핍한 날의 벗>- 박제가
박제가의 산문은 재미있다. 그의 단순하면서도 서정적인 깊이를 가진 비유, '바뀌지 않으면 단 하루도 살아갈 수 없다'고 외치던 지성. 시야를 넓히고 다르게 볾을 강조하던 사유. 그 셋의 표정은 다르지 않아 한 사람의 것으로 생각이 된다. ★★★★☆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류시화 (2번 읽음)
예전엔 시를 쓰곤 했는데, 더이상 쓸 공간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이제 잡설을 쓰는데, 쓸 것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C 드라이브 공간 부족'이라는 느린 메세지가, 내 머릿속에 가끔 들어오면 나는 멈칫거렸다.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톨스토이 (2번 읽음)
톨스토이의 소설은 어렸을 때부터 접했다. 고학년이 읽는 동화 시리즈에서 축약되어 나온 것들이다. <바보 이반>이야기와 <거지의 빵>이야기가 너무나 인상 깊었다. 이번에 그의 소설을 다시 읽으면서 조금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만큼 그는 내 어렸을 적의 독서에 영향을 끼친 것이다. ★★★★☆
<도박사 1>- 김진명
<도박사 2>- 김진명
나는 김진명을 좋아하진 않는다. '소설은 사실보다 더 진실적이어야 한다'라는 그의 말과는 달리, 그의 소설을 읽은 어떤 반응은 유치하기 짝이 없다. <도박사>는 조금 다르다고 해야할까. '민족주의'가 배제된 그의 소설에 내심 기대를 걸었다. 어느정도는 맞았고, 어느정도는 어긋났다. ★★★☆☆
<캘빈과 홉스:침대 밑에 괴물이 있어!>- 빌 와터슨 (수도 없이 읽음)
유년시절을 풍요롭게 해주던 만화책이 있다면, 그 중 하나가 이것이 될것이다.★★★★★
<69>- 무라카미 류
사람은, 사상적이든, 개인적이든간에 자기가 저지른 어떤 일을 판단하는 것이 그른 생명체이다. 어차피 그 일을 판단하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고, 그걸 흉내낸다 쳐도 돼먹지 않은 수작이다. 그 판단이 좋은 쪽으로 흐르면 궤변이 되어버리고, 나쁜 쪽으로 흐르면 괜한 자학밖에 되질 않는다. 하지만 이왕이면 좋은 쪽으로 흐르는게 낫다. 자학을 해봤자 자기 자신만 괴로울 뿐이지 누구 하나 관심을 쏟질 않기 때문이다. 미친 척 하고, 난 네가 싫어! 라고 소리치고 웃어제끼면, 주변에서 미친 놈이라고 말해도 제 마음 하나는 편하니 혼자서 쫑알거리는 것보다 낫지 않겠나. '즐기는 자가 이긴다.' 쉬울 일인지 모르겠다. ★★★★★
<그림자를 판 사나이>-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
"우리는 단지 동일하게 수동적으로 작동되는 동시에 능동적으로 작동하는 수레바퀴처럼 그 안에 맞물려 있는 거야. 일어나야만하는 일은 일어나는 법이며, 그러한 섭리가 없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법이지. 결국 내 운명에서, 그리고 내 운명을 공격하는 이들의 운명속에서 나는 그러한 섭리를 존중하는 것을 배웠던거야." 가장 큰 절망에서 헤어나오지 못할때, 우리는 필연성의 섭리를 깨닫고, 동경하기 시작한다.인간의 기본적인 요소를 잃어버린 개인을 향한 집단의 시선은 곱지 못하다. ★★★★☆
<최순덕 성령충만기>- 이기호
한국 소설을 많이 읽어보진 못했지만, 갈수록 이야기와 상상력이 중시되어가는 것같다. 독자에게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전해주는 이야기꾼을 자처하는 사람들도 많다. 소설을 읽다보면 그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뭔가 빠진게 없나 하고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
총 결산: 13 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