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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잠언 시집
류시화 엮음 / 열림원 / 2014년 12월
평점 : 
짧은 문장이 마음을 울리는 경우, 우리는 명문장이라고 한다. 누구나 명문장 하나쯤은 품고 있겠지만, 다수가 열광하는 명문장은 의도해서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진솔한 자세로 살아온 경험으로부터 나오는 지혜를 묵묵히 적어 탄생한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사실은 그들의 기록이 후회와 성찰이라면 우리는 충언으로 듣고 각성해야 할 것이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와닿았던 시 5편을 공유해 본다. [내 인생의 신조]를 읽을 땐 '긍정 마인드의 삶'을 강조하는 듯하고 [일찍 일어나는 새]는 오래전부터 '미라클 모닝'을 실천했음을 엿볼 수 있으며 [젊은 시인에게 주는 충고]에서는 조급해하지 말라는 목소리가 들린다. [나무]를 통해서는 '너 자신에 대한 믿음을 의심하지말고 중심을 잡아라'고 말을 하는 것 같고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에서는 '~었으리라(였으리라).'라는 끝말의 형태를 '~어라(여라)'라고 바꾸면 앞으로 놓치지 말고 살아야 할 구체적인 조언이 된다.
내 인생의 신조
나는 지식보다 상상력이 더 중요함을 믿는다.
신화가 역사보다 더 많은 의미를 담고 있음을 나는 믿는다.
꿈이 현실보다 더 강력하며
희망이 항상 어려움을 극복해 준다고 믿는다.
그리고 슬픔의 유일한 치료제는 웃음이며
사랑이 죽음보다 더 강하다는 걸 나는 믿는다.
이것이 내 인생의 여섯 가지 신조이다.
일찍 일어나는 새
당신이 새라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
그래야 벌레를 잡아먹을 수 있을 테니까.
만일 당신이 새라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
하지만 만일
당신이 벌레라면
아주 늦게 일어나야 하겠지.
젊은 시인에게 주는 충고
마음속의 풀리지 않는 모든 문제들에 대해
인내를 가지라.
문제 그 자체를 사랑하라.
지금 당장 해답을 얻으려 하지 말라.
그건 지금 당장 주어질 순 없으니까.
중요한 건
모든 것을 살아 보는 일이다.
지금 그 문제들을 살라.
그러면 언젠가 먼 미래에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줄 테니까.
나무
사람들은 모두 그 나무를 죽은 나무라고 그랬다.
그러나 나는 그 나무가 죽은 나무는 아니라고 그랬다.
그 밤 나는 꿈을 꾸었다.
그리하여 나는 그 꿈속에서 무럭무럭 푸른 하늘에 닿을 듯이 가지를 펴며 자라가는 그 나무를 보았다.
나는 또다시 사람을 모아 그 나무가 죽은 나무는 아니라고 그랬다.
그 나무는 죽은 나무가 아니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
아니, 그런 것들은 잊어 버렸으리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쓰지 않았으리라.
그 대신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있게 여겼으리라.
더 많이 놀고, 덜 초조해 했으리라.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
부모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알고
또한 그들이 내게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사랑에 더 열중하고
그 결말에 대해선 덜 걱정했으리라.
설령 그것이 실패로 끝난다 해도
더 좋은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아, 나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리라.
더 많은 용기를 가졌으리라.
모든 사람에게서 좋은 면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그들과 함께 나눴으리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는 분명코 춤추는 법을 배웠으리라.
내 육체를 있는 그대로 좋아했으리라.
내가 만나는 사람을 신뢰하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었으리라.
입맞춤을 즐겼으리라.
정말로 자주 입을 맞췄으리라.
분명코 더 감사하고,
더 많이 행복해 했으리라.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는 지금보다 더 애늙은이였겠지...
인생 다 산 듯 초월의 경지에 이르렀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