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작년에 긴 투병 끝에 돌아가셨다. 외할머니는 치매를 7년째 앓고 계신다. 아빠와 엄마가 조금씩 무너져 내리는 것을 두 눈으로 지켜보았다. 나는 엄마 아빠의 마음을 눈꼽만치도 모를 것이다. 그저 이렇게 책을 읽으며 펑펑 울지만 진짜 그 속은 겪지 않은 이상 모를 거다. 한 시간 동안 책을 읽으며 울지 않은 순간이 없다. 부모님의 얼굴과 외할머니 얼굴, 돌아가신 할아버지 얼굴, 새근새근 잠든 우리 딸 얼굴이 번갈아 쓰친다. 비가 와도 꽃은 피듯이, 시간은 흐르고 또 흐른다. 붙잡을 수 없으니 오늘 더 많이 사랑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