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 나를 지배했던 시집들. 이젠 이들 가운데 아무것도 읽지 않지만, 내가 만약 무인도로 떨어지게 된다면 다른 책은 모두 필요없고, 여기 이 시집들만 챙겨서 가고 싶다.


18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불쌍한 사랑 기계- 제16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
김혜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7년 6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04년 06월 04일에 저장

또 다른 별에서
김혜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81년 9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04년 06월 04일에 저장

새떼들에게로의 망명- 제11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
장석남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5년 6월
9,000원 → 8,100원(10%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04년 06월 04일에 저장

가끔은 주목받는 생이고 싶다
오규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4년 1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04년 06월 04일에 저장



18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대도오 - 드래곤북스 명작 컬렉션 1
좌백 지음 / 시공사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글쎄, 이를테면 인문학 서적을 읽는 것과 소설을 읽는 것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그건 아마도 인문학 서적을 통해 지식과 교양을 얻으려는 것과 소설 속 이야기를 통해 재미와 감동을 얻으려는 차이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어떤 사람의 경우, 이건 말도 안 되는 이분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인간에 대한 심층적 고뇌와 철학적 탐구, 역사에 대한 조명과 반성, 내면 세계의 미적 승화 등 소설이 표현하고 내포하는 의미는 다양하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으로 소설엔 이야기가 존재한다. 소설의 최고 미덕은 재밌는 이야기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인 것은 자명하다. 그런데 최근 국내 문단 작가들이 발표하는 소설들을 보다보면 이건 굉장히 잘못된 흐름 속에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젊은 작가들의 소설 속엔 이야기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분절된 이미지와 과도한 자의식만 존재한다. 극단적인 시각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보기엔 그들의 소설엔 따분한 일상이 지루하게 펼쳐져 있을 뿐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란 없다. 천박하게 말하자면 이걸 소설이라고 썼냐? 하고 책을 던져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성석제, 박민규, 김영하, 백민석, 정이현 등 이야깃꾼의 자질이 보이는 작가들이 몇몇 있지만 대부분의 소설가들이 뭔가 매너리즘에 빠진 듯 보인다. 황석영, 김원일, 이주영, 오정희, 이청준 같은 원로 작가들이 과거에 보여줬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요즘 젊은 작가들에게선 더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된 것일까? 안타깝다. 그러던 차에 최근 아주 흥미로운 소설 하나를 발견(!)했다. 일반적인 이야기가 아닌 무협, 강호의 세계를 담은 특별한 소재의 소설이다. 그것은 바로 좌백이라는 무협 작가가 쓴 '대도오'라는 긴 장편소설이다. 본문 페이지가 무려 800페이지에 이른다. 그럼에도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다양한 캐릭터들, 영웅은 아니지만 나름의 세계에서 아이덴티티를 확보하고, 혹은 찾아가는 개성 강한 등장인물들이 이야기의 조임쇠를 단단히 움켜쥐고 놓아주질 않는다. 문장은 살아숨쉬듯 움직이고, 문체는 강인하고, 대화는 군더더기가 없다. 스토리라인은 기존 무협이 보여주었던 황당함이 없고, 영웅소설이 갖는 장점은 거의 폐기해버렸다. 하층민들이-하급무사- 이 소설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이 소설의 의의는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여태껏 문단 작가들이 보여주었던 구태의함이 없어 신선하고(오오! 그런데 이 소설은 대략 9년 전에 이미 나왔고 본작은 그 소설의 수정된 재간본이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이야기가 펼쳐지고, 인간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까지 담겨 있다. 이만하면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그런데도 이런 소설이 아무런 평가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듯 싶어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다. 스티븐 킹이나 존 그리샴, 어슐러 르귄, 코난 도일이 보여준 성취와 좌백이라는 작가가 보여준 성취엔 어떤 차이가 있단 말인가? 물론 차이가 있다. 그들은 서양에서 태어났고, 좌백은 불행하게도 한국에서 태어난 차이. 이야기가 강한 소설이 천대받는 한국 소설 문단의 웃기는 병폐와 반성없는 구조. 자질도 없는 어설픈 산문가들에게 주례사 비평이나 일삼는 평단의 구조 속에 그가 태어났다는 것이 불행인 것이다. 아무쪼록 많은 분들이 이 놀라운 소설을 일독하고, 문단 밖의 작가들 중에 얼마나 훌륭한 소설가(!)들이 많은지를 찾아나서 보기를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