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꽃의 비밀
김환희 지음 / 새움 / 2001년 9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으면서 절실히 느낀 것은 나의 무지이다. 정말 무지를 깨우쳐야 허울에 가려진 왜곡된 진실을 찾아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은 창비무명인으로 네티즌 사이에 잘 알려진 사람의 글로 창작과 비평사의 자유게시판에 6월 24일부터 7월 3일까지 올린 원고를 간추려 단행본으로 발간한 책이다. 우리 시단의 한 획을 그은 미당 서정주에 대해 기존의 문학에서 주류층과는 다른 시각과 측면에서 평가한 책이다. 미당 서정주가 작고했을 당시 추모하는 기사와 찬사의 시선들만 가득하였다. 이는 미당 서정주가 항상 주류측에만 속하였기때문이다. 그의 제자들만 가득한 이 문단에서 서정주를 비판한다는 것은 감히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 필자도 이 책의 서두에 당시에 인터넷의 한 게시판에만 올릴 수 밖에 없었던 자신의 심정을 피력하고 있다.

미당 서정주를 어떤 사람들은 말당 서정주라 칭한다. 이는 그의 시적 재능이 권력에 아부하며 카멜레온처럼 변모하는 모습에 대한 비판일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런 카멜레온적인 서정주의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다. 우리가 애송시로 즐겨 읊는 미당의 '국화옆에서'라는 작품의 친일성을 여러가지 자료를 증거로 제시하여 논하고 있다. 물론 친일쪽으로만 몰고가는 작가의 의도적인 시각도 때때로 보이지만 비교적 객관적인 시각으로 그의 친일성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이 책에서는 그의 친일적 시인 '마쓰이 히데오 송가'와 권력에 순응하며 산 대표적인 경향의 시 '전두환 탄신 56회 축시'도 실려있다. 이 책은 서정주를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읽어 주었으면 좋겠다. 사회가 죽어가면 시인은 먼저 아파야 한다고 한다. 과연 서정주는 진정한 시인이었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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