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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공장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79
이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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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생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으면 한참을 생각해 보고 나서야 잘 모르겠다고 대답한다. 경험치가 부족해서인지, 거창하게 대답을 해야 되선지 아니면 자신의 꿈과 부모의 꿈이 일치하지 않아서인지 그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고 있는 학생들이 적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그런 청소년들을 위하여 어른들도 선뜻 하지 못하는 카페 사업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민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다.

 "사업 아무나 하는 거 아니다."라고 경험치 있는 사람들은 알고 있다는 듯이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의 사기를 한풀 꺾는다. 그런데 사업을 잘 알고 시작을 해도 그 끝은 아무도 알 수 없다.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잘 맞아 떨어져야 사업의 승패가 갈린다. 그런데 그런 무모한 도전을 우리 여고생 4명이서 과감히 실천으로 옮겼다. 그녀들의 시선으로 이 책은 이야기가 전개되어 간다. 파스텔 톤의 귀여운 만화를 연상케 하는 표지도 책을 보는 동안 미소가 절로 떠오르게 하는 팁이기도 하다.

 

 서울의 어느 유명한 카페에 가게 된 4명의 친구들. 그곳 인테리어를 보며 그들은 이 정도쯤이야! 하는 대수롭지 않음을 느꼈고 그 생각의 결과 마을의 빈 공장에 카페를 열게 된다. 집안에서 안 쓰는 도구들, 소품들을 챙겨와 카페를 꾸미고 각자의 재능을 발휘하여 카페를 운영하게 된다. 그러나 어른들(부모)의 동의 없이, 진짜 공장의 주인이 나타남으로 인해 이들은 그동안 꾸려온 카페, 공장에서 내쫓기게 된다. 이후 그들이 운영해 온 카페는 거의 그대로의 모습 재오픈을 하고 그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그들은 속상해한다...하지만 카페를 운영해 보았다는 그 경험은 나중에 그들이 진로를 결정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고 몇 년 후 그들은 고등학교 때와는 다른 모습으로 만나게 된다.


 이 책은 요즘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언어, 관심 분야 등에 대해서도 그들의 대화를 통해서도 잘 나타내고 있어 좀처럼 잘 드러내지 않는 청소년들의 문화를 잘 반영하고 있다. 또한 동화같은 순수한 소설이지만 진로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하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진로'라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힐링책이기도 하다. 나도 이 나이 때 이런 생각을 했더라면 좀더 주체적인 삶을 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며...이제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는 우리 딸아이에게 이 책을 넘겨준다. 

 


  


#자음과모음#카페,공장#이진#장편소설#문화충전200%#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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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문득 아버지가 된다
이병동 지음 / 예담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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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마음이 갑자기 정지된 듯 하여 선택하게 된 책.

어머니에 대해서 라면 자신 있게 일장 연설을 늘어놓을 만도 하지만,

아버지.. 아버지?

 

어느 날 일기장에서 30년 전 아버지를 다시 만나게 되는 작가...

일기속에는 오남매의 출생에서 사소한 일들 하나하나 까지 자세히 적혀있었다.

아버지란 근엄하고 말을 아끼며, 다정한 말과 행동을 결코 보이지 않으시는 그런 분이다.

나도 그렇게 알고 자라왔다.

그런데, 일기 속 아버지는 어찌보면 어머니 보다 더 여리고 감수성이 풍부하신 분이었다,

못해줌에 더 안타까워 하고, 잘남에 누구보다 자랑스러워 하시는...

30년 전 아버지와 현재의 아버지인 자식의 마음이 점점 같아짐을 느끼며,

역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워봐야 부모의 마음을 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시대적으로 60,70년대를 사신 분이라 요즘에는 보기 어려운 효사상이 투철 하심을 볼 수 있었다.

책의 어느 부분을 보면,  나도 작가의 말처럼 매순간 마다 반복적으로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그리워하며 반성하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저렇게 까지..'하는 마음이 들었었다. 하지만, 돌아기신 분을 잊지 않기 위해 어쩌면 더 그렇게 찾지 않았을까...라는 추측도 해본다. 요즘에 그런 모습은 tv에서나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일기를 읽는 내내 그때의 생활상을 알 수 있어 재미있었다.

물건의 가격, 교육비 지출 내역들, 양파 내다 판 돈 얼마...일기장 속 가계부라고나 할까?

몸이 불편하신 아버지는 바깥 일 보다 살림을 더 꼼꼼히도 하신다.

일꾼 얻어 얼마나 썼는지 부터 일일히 자식들 하나하나 교육비를 몇년 간 얼마나 썼는지도 적혀있으니 말이다.

 

십 여 년을 아프시다가 돌아가신 시아버님이 생각난다.

생일을 며칠 앞 둔 어느 날 전화를 하셨다. 불쑥 반가움 보단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하는 걱정으로

전화를 받았는데, 곧 생일인데 맛난 거 챙겨먹으라는 안부전화 였다.

자식들에게 따뜻하게 父정을 표현하시지 못해 가실 무렵엔 후회를 하셨더랬다.

그래도 엄하고 강직하신 교육 덕분에 자식들이 다들 바르게 자라지 않았나...

계실 때 그 마음을 다 이해했다면 지금까지 이렇게 안타깝고 그리운 마음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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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 녀석
한차현 지음 / 열림원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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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학 다니던 때 보다 반 발짝  앞선 어느 선배들의 사랑이야기.

특별한 사건도 없고 평범하기 그지 없지만 왠지 모르게 자꾸 한장 한장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졌다.

 

90년대에 무수한 일들이 있었다. 그 중 내가 또렷히 기억하는 것은 97년 대학 입학과  IMF이다.

주로 90년대 초 중반의 사건들을 그 시대적 배경으로 삼았는데...

정치적인 것은 몰라도 당시 드라마나 가수들은 이름만 들어도 절로 맞장구쳐지는 반가움이 생겼다.

그리고 그때는 휴대전화도 삐삐도 없고 오로지 전화와 편지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했다. 그래도

그런 물건들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못했는데, 지금은 출근하면서 휴대전화를 놓고 가기라도 할라치면

지각도 감수하고 다시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게 현실이다.

 

동아리  활동으로 만난 은원과 차현이.

둘의 사랑이야기로 가득했다면 솔직히 구미가 당기는 이야기는 별로 없다.

그냥 남의 사랑 일을 살짝 엿보고 있는 느낌이랄까?

동아리 내에서의 주변 이야기가 더 재미있다.

수업 재끼고(?) 춘천행 기차를 훌쩍 타고 여행을 떠난 이야기.

시험이 내일인데도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대신 근처 주점에서 막걸리 동이를 비우고 있었던 이야기.

군대 다녀온 선배들의 이야기가 다 그렇고 그런 이야기.

2학년, 끽 해야 21살인데 밥을 사야 할 후배들이 덕실덕실...

그런 이야기들이 솔직히 공감이 되면서 히죽히죽 웃음이 나게 만들었다.

 

작가가 마흔 둘이라고 밝혔지만, 그 수수했던 90년대를 거쳐온 사람이라선지

아직도 풋풋한 20대의 순수함이 묻어나와 읽다가 한번씩 두꺼운 맨 앞장의 작가 얼굴을 들여다 봤다.

그 사랑도 작가를 닮아 장난스러우면서도 진지한, 그리고 젊으니까 다 용서가 되는 그런 사랑 같았다.

 

문득, 대학 새내기 시절 과 모임때 한 선배의 말이 떠오른다.

"야, 1학년 때는 모든 다 용서된다. 다 해봐라. 원 없이 실컷 해!" 

그래서 그때가 후회 없고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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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무스 이야기
유영일 지음, 김우선 그림 / 아름드리미디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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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표지에 왠 생쥐 한마리가 거꾸로 있을까...

지인의 권유로 처음 책을 집었을 때 표지의 생김새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아랫쪽엔, '생쥐가 가르쳐준 삶의 지혜'란 부제가 있었다.

 

마하무스는 수많은 생쥐 중 한마리였다. 과거엔 그랬다.

먹이를 찾아서 그리고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계속 자라는 앞니 때문에서라도

늘 뭔가를 갈아야 하는 그런 생쥐말이다.

그런데, 어느 날 큼직한 옥수수 자루를 발견하고 가족, 이웃과 그것을 공유한다.

그리고 이 일에 대해 친구에게 핀잔을 듣게 된다.

좋은 일을 했는데 바보같다니...

마하무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이번엔 먹이를 발견하고도 아무에게 알리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만을 위한 저장고를 만드는데..

 

생쥐는 단순할 거란 생각에 마하무스의 그런 행동을 보며 '어~ 요놈봐라..'하는

깜찍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되는 마하무스...

그러다 두루밝은빛이라는 노인쥐를 만났다.

도인 같은 두루밝은빛은 마하무스에게 상담사처럼 이런저런 인생 상담을 해준다.

두루밝은빛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다시 돌아보고 재조명하는 마하무스는

마침내 강을 찾아 떠난다.

 

작은 시냇물에서 부터 강을 행해 가는 여정 가운데 마하무스는 큰 깨달음을 한다.

현재의 모습이 다가 아니라는 것, 공포의 솔개는 자신 스스로가 느끼는 공포에서 비롯된다는 것...

생각이 많았던 마하무스는 이젠 더이상 평범한 생쥐가 아니었다.

누군가를 롤모델로 삼고, 더이상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지 않으며, 다른 누군가의 길잡이로 살아갈

아주 특별한 생쥐이다.

 

현실적인 고민으로 그날 그날이 늘 힘겨운 우리 사람들..

인재로 인해 잘나가던 그 서울 복판도 폐허로 변하는데

자연에 거역하지 말고 물 흐르듯 순리대로 사는 것이

좀더 잘 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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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이 있는 침대
김경원 지음 / 문학의문학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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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술을 마시게 되면 거의 소주 아니면 맥주를 마신다.

서민이라서 서민적인 술을 주로 찾게 되는지...

와인은 여지껏 고급스러움과 우아함, 분위기 메이커의 대명사로 여겼었다.

요즘 들어 와인이 대중화 되면서 조금은 친근해진 느낌이지만 아직은 거리감이 있다.

'와인이 있는 침대'를 통해 아주 생소했던 와인과 조금 가까워진 기분이다.

와인이 있는 침대에서 작가는 와인의 특성을 비유로 들어 너무도 섬세한 필치로 애정관계를 표현해 냈다. 

그리고 주인공이 프리랜서 작가라 그런지 여러가지 와인에 대한 정보외에도 사실적이고 재미있는 여행정보 및 직업정보도 알아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주인공 채다현의 가족배경은 그다지 밝지 않다. 바람난 아버지의 가출 및 그런 그를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는 엄마..그리고 34살의 노처녀 다현..

어릴적 부터 아버지의 역할 부재 때문인지 그녀는 꽉차도고 남는 나이임에도 결혼을 서두르지 않는다.

그리고 혼자 외롭게 사는 엄마를 동정하지만, 그녀도 여러 남자들을 알아간다.

그녀가 온전한 가정에서 잘 자란 처자라면 이야기는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생각해 본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란다.

별다른 이변이 없다면 적절한 시기에 결혼해서 평범한 삶을 살아가지 않을까 싶다.

직업도 구름같은 프리랜서가 아닌 안정적인 직업이 아니었을까..

어린 시절의 배경이 성인이 된후에도 적잖은 영향을 주는 것을 보여주며, 결국엔 아버지의 죽음으로

그의 사랑을 이해하게 된다.

그녀 역시도 진심으로 사랑해주고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사랑의 의미를 알게 된다.

"당신은 섹스를 사랑과 결부시키나요?"

'와인'이 '치즈'에게 물었던 말이다.

요즘같이 스피드 있는 사랑과는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사랑처럼 보이는 것에 사랑이란 이불을 덮어주는 것 같이..

 

낯선 이국의 언어가 적힌 와인을 마신 적이 있다.

남들이 좋다고 하니 나도 좋아야 하는데

역시 내 입맛엔 소주가 제일이다.

괜시리 정갈한 식탁을 마련하고 비싼 안주를 불러오는 와인보다

냉장고에서 아무거나 꺼내어도 아무렇게나 잘 어울리는 소주가 좋듯이

사랑도 그렇게 겉치레 빼고, 비싸서 어쩌다 구입하게 되는 그런 거 빼고

그냥 손만 뻗으면 닿는..편안하게 하고 싶다. 우리 허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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