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언어 - 너와 내가 나누는 비밀 이야기
나른 지음 / 플로베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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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대부분의 일은 경험이 쌓일수록

요령을 터득하거나 노련해지는 것이 당연한데,

이상하게 사랑은 겪어도 겪어도 잘 모르겠는 무엇이었습니다.

내가 소장한 책들 중 표지로는 베스트가 아닐까 싶다.

양장본에 예쁜 색감, 따뜻한 그림과 비밀 이야기라는 문구가 시선을 끄는 책

자정이 다 되어도 잠이 오지 않길래

오랜만에 책맥을 하기 위해 읽기 시작한 책이다.

달달구리한 걸 느껴보고 싶은 감수성 충만해지는 시간이기도 하고..ㅎㅎ

글도 글이지만 일러스트가 정말 예술이다!

살짝 야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좋았다.

아 물론 야해서 좋았다는 건 아니고,,

 

연애를 해 본 사람이라면 경험해봤을 스킨십과 상황들이라

일러스트만으로도 저자가 전하려는 메시지와 감정이 온전히 느껴졌다.

각자의 취향 속에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어.

그러니, 취향을 알고 존중한다는 것은 얼마나 다정한지.

난 어렸을 때부터 갈치구이를 좋아했다.

엄마는 저녁 밥상에 자주 생선을 구워줬고,

우리 가족이 외식할 때 먹는 음식 중 베스트는 회였다.

그런데 신랑은 생선을 못 먹는 사람이다.

오죽하면 캔 참치도 못 먹으니...

연애할 때 바닷가 놀러 가서도 나는 물회를 먹고,

신랑은 그 식당에서 파는 어린이 돈까스를 먹었다.

본인은 먹지 못해도 내가 먹고 싶어 하는 걸 우선으로 생각해 주고,

같이 먹어주지 못하니 항상 미안해했다.

본인이 없을 때 친구들과 먹으라며 음식값을 종종 보내주기도 했던 사람이다.

솔직히 불만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배려해 주는 모습에 나도 조금씩 변하게 된 것 같다.

지금은 나도 신랑의 취향을 존중한다.

세상에 맛있는 음식이 얼마나 많은데,

못 먹는 생선을 억지로 먹으라고 권하기보다는

같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찾게 되는 것 같다.

 

네가 입었던 옷에는 아직도 네 체취가 남아 있어.

옷을 안고 눈을 감으면 네 품에서 잠드는 것 같아.

너는 갔지만 네가 있던 자리에는 아직 네가 있는

이 숨 막히는 아이러니를 너는 알까.

 

 

 

현실은 영화 속 해피엔딩처럼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만 있지는 않다.

누군가를 알아가며 느끼는 설렘, 열정, 사랑,

편안함, 갈등, 이별, 아픔, 또다시 반복되는 설렘...

이별 후 큰 아픔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다시는 누구와도 그런 사랑은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하다가도,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찾아오는 새로운 사랑에 설레게 된다.

사실 결혼 후 설렘과 열정보다는

의리와 편안함이 더 앞서는 지금 상황에,

이 책의 매혹적인 일러스트와 감성 글귀들은

잊고 있던 추억을 되살리기 충분했다.

감정이 몽글몽글할 때 한 번씩 꺼내서 볼 것 같다.

특히나 예쁜 일러스트가 많아서 혼맥 하면서 읽기 좋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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