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나는 혼자일 때 더 잘한다

나는 혼자일 때 더 잘한다 - 자기만의 방이 필요한 내향인의 섬세한 성공 전략
모라 애런스-밀리 지음, 김미정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1월

가끔 TV를 보다 보면 '어디서 뽑은 영향력 있는 몇인'이라는 나와는 딴 세상 사는 사람들의 내용을 접할 때가 있다.

난 워낙 내향적이고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라 저런 부류의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예전에 성격유형 테스트를 했을 때 인구의 2%만 나온다는 리더형이 아닐까 생각하곤 했다.

그래서 평소 자기계발서를 잘 읽지 않는 이유도 있다. 거기에 나와있는 내용들은 사실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나에게 실천하기도 어렵고 내키지도 않은 일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오히려 소설이나 에세이를 읽으며 힐링하는 편을 택하는 편이다.

<나는 혼자일 때 더 잘한다>의 저자는 사회적 마케팅 회사 '우먼 온라인(Women Online)'의 CEO이자 포브스 팝캐스트를 진행하는 칼럼니스트이다.

대학 졸업 후 마케팅 업계에서 손꼽히는 직장들을 거치며 <포브스>가 선정하는 '영향력 있는 삼십대 이하 30인'에 포함된 적도 있는 그녀의 타이틀을 보면 엄청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성향의 사람이구나 생각했지만, 사실 그녀는 내향적인 사람으로 회사 생활을 하며 거의 매일 불안 증상에 시달렸고 공황발작도 빈번하게 겪었다.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일하다가 우연찮게 사업가가 된 케이스다.

우리가 생각하는 성공의 필수 조건 대부분이 실제로는 불필요하고 심지어 역효과를 낳기도 한다.

서른 살 전 수많을 이직을 하면서 불행을 느낀 그녀는 '조금 덜 성공하기로' 마음먹으면서 자유로워졌다.

사실 퇴직 결정과 프리랜서 전환 결정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성공하고 싶다는 마음과 당장의 생계에도 영향이 갈 수 있는 부분이지만 그녀는 자신을 위해 큰 결심을 하게 된다.

은행 잔고가 바닥나고, 일자리가 없어지고, 거리로 내몰리는 상상을 늘 한다. 이러한 불안은 나로 하여금 일정과 업무량을 철저히 관리하도록 만들었다. 불안은 나를 근면하게, 더 노력하게 만든다. 그리고 계속 갈망할 수 있게, 나를 성공하도록 이끈다.

​나도 작은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거대한 걱정으로 점점 커지는 편이다. 이런 불안이나 강박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증상이고, 불안이 가져오는 긍정적인 효과를 생각함으로써 악순환을 깨뜨리고 이를 유용한 도구로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혼자 있는 게 편한 일명 집순이로 통하는 내향적인 사람들에게는 회사 업무 자체가 공황장애와 불안을 불러올 만큼 부담스럽고 스트레스일 수 있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다 외향적이라는 것은 편견이다. 성공을 이루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나의 성향을 파악해서 나에게 맞는 일을 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이 책은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닌 심리학 서적 같은 느낌도 들었다. 힘들 때 화장실로 숨거나 대피하는 사람이 많구나, 강의를 하며 대중을 이끄는 사람도 뒤에서는 많이 힘들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은 아주 단편적인 부분이다. 저자는 CEO라는 높은 직책을 맡고 있지만, 책에서 본 그녀의 솔직한 모습들과 불안을 자신의 친구로 여기며 여전히 치료도 진행 중인 모습을 보며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도전적이고 적극적인 사람들만 성공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한 건 잘못됐다는 걸 생각하게 된 책이었다.

스트레스와 불안에 대처하는 방법이 나와있어서 유용했고, 지금도 미래의 성공을 위해 노력 중인 내향적인 사람들에게는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