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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존재들
브라이언 도일 지음, 김효정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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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도일의 수필집.
해질녘 강가의 윤슬 같은 글들.
잔잔한 일상 속에 유독 반짝이던 글이 있었다.
제일 실용적이면서. 바로 《하느님》이라는 글.

우체국에서 시간제로 일하는 듯한 어느 직원의 모습을 그리는 글인데, 직원은 괴성과 욕설이 난무하는 상황 속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차분히 대응했다. 지금 일을 배우고 있는 교육생의 입장에서 심한 민원은 받아보지 못했지만, 심한 민원인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경험하는 터라 이 글이 유독 다가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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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정심을 유지하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려 노력하고,
고객이 터뜨리는 감정을 받아주는 것이 이 일의 일부이며,
폭풍은 금방 물러가게 마련이고,
그래봤자 단순한 불만 표출일 뿐이고,
세상은 이보다 훨씬 더한 일이 차고 넘치며,
결국 우리는 모두 이웃' 이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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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소시민인 나로서는 이 현자처럼 민원인의 감정까지 받아주진 못할 것 같지만... 대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려하고 내가 답답해했던 적을 떠올리며 들어줄 순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의 패기 아닌가도 싶고, 쉽게 지킬 수 없는 목표는 말을 아예 말..🫢

여하튼 이 모습을 보면서, 몇시간 단기계약직이든 알바든... 

단순히 칭할 수 없는 고귀한 기품 같은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얻은 실용적인 꿀팁.
"고객의 말에 일리가 있어 관리자에게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메모를 해둡니다."

말단 공무원이 법령과 지침을 벗어나 일할 수는 없지만, 계속해서 이어지는 강성 클레임일 땐... 

저 문구를 응용해서 응대해야겠다는 생각도..💫

꿈에서도 업무 매뉴얼을 읽지만, 정작 이해와 적용은 아직도 먼 산인 요즘, 책을 읽으며 잠시 한줄기 휴식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압박감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하느님을 찾는 마음과 감사와 여유를 잊어버린 것 같았는데, 잠깐 주변 구경하라고 책 보내주신 것 같아 감사했어요. 🌱💚

@catholic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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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체험
안토니 블룸 지음, 김승혜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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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도는 안으로 향해야 하고, 자신들에게 솔직하고 알맞은 말을 선택할 수 있는 한 모든 정성을 들여 하느님께 말씀드리며 기도를 시작해야 합니다. 또한 기도를 드릴 때는 마음을 전부 쏟아야 하며 하느님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우리를 있는 그대로 보이며 사랑을 표현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마음과 정신과 뜻을 다해 드릴 기도를 한가지 선택하는 것입니다. 자신과 잘 맞고, 진정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면 됩니다.


기도할 때 하는 말은 감정의 일부가 되어야 하고 내 모든 삶과 열정이 그 안에 집중되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분의 이름으로 나아갈 때 우리가 늘 부활의 희열만을 맛보리라고 말씀하지는 않으셨습니다. 오늘을 하느님의 축복받은 날로 받아들였으면 좋든 싫든 매 순간이, 그날 만나는 모든 이들이 하느님의 선물임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런 마음을 가지면 어떤 상황도 직면할 수 있습니다.


감정의 침묵, 마음의 침묵, 몸의 침묵을 배우십시오. 먼저 입을 침묵하기를 배워야 하고, 다음에는 평온하게 있기 위해 몸을 조용히 하는 걸 배워야 하며, 그다음엔 환상에 빠지지 않도록 훈련해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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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리더스 3월 도서(<사랑의 계시>)를 읽고, 기도하는 방법에 대해 좀 알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도가 하느님과 통하는 직접적인 통로이고 중요한 건 알겠으나, 어떻게 해야 잘하는 기도인건지 좀 막연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픽은 기도에 관한 책, <기도의 체험> 이었습니다.

이 책은 서문과 추천사에도 나와있듯 기도에 대한 이론 서적은 아니고 '기도 입문서' 입니다. 좀더 하느님과 가까워지고, 진실된 기도를 하고자 하는 분들이 그 방법을 모르겠을 때 읽으면 좋을 책 같아요.

본인이 성경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구절을 택하든, 자신이 만든 것이든, 남이 만든 것이든, 내 감정과 마음을 쏟을 수 있는 기도문을 선택하라는 구절이 도움 되었고,
여느 보통의 나날같이 마음이 무덤덤할 때, 어떻게 하느님께 말하면 좋을지 구체적인 팁이 나와있어 참 도움 되었습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으로서 제 신앙을 표현하는 말이기는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습니다.'라고 말씀드리십시오.")

이렇게 구체적으로 방법을 알려주면서도 간간이, 자꾸 많은 것을 갖게 해달라고 입만 나불대는 저를 돌아볼 수 있도록 뼈도 때려주어 도움 되었습니다.
("자신이 준비되지 않은 것을 자꾸 하느님께 청하는 것은 쓸데없는 일입니다.")

특히, "우리는 어떤 자극이나 상황에 대한 반응으로 살아왔다"는 대목에서는 뼈를 맞다못해 부러지는 것 같았지요...
("우리는 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자극이나 상황에 대한 반응으로 살아온 것입니다.")
내적인 기쁨, 내 안의 평화로도 매 순간을 풍요롭게 살지 못하고, 빙빙 둘러살아가는 제 모습이 조망되는 것 같았습니다.
하느님과 만나는 깊은 기도가 절실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또 와닿았던 장면은, 두 눈이 다 멀고 희망도 믿음도 모두 잃어버린채 길거리에서 구걸을 하며 살아가던 거지가, 새 예언자가 나타나서 기적을 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목이 부서져라 예수님을 부르 짖은 결과, 예수님이 그의 기도를 들으신 장면 입니다(마르 10,47).
성경 속 거지처럼 나는 과연 깊은 절망 속에서도 끝까지 기도할 수 있을까 대비해보았고, 모든 게 끝났다고 느끼며 내려놓고 싶은 지점이야말로 하느님을 찾고 의지해야만 하는 순간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절망은 참으로 깊은 곳에서 우러나온 것이고 삶 전체를 내포할 정도로 간절하다면, 그때 우리는 기도할 수 있고 하느님과 만나는 기도의 핵심에 이를 수 있습니다.")

저자인 안토니 블룸 주교님은 '어떤 상황에 놓여있든 기도를 방해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풍랑이 거세게 치며 배가 뒤집힐 뻔 한데 너무나 태평한 예수님께 '이렇게 죽게 내버려둘거냐고' 따졌던 제자들에게 겁내지 말고 조용히 하라고 말씀하셨던 예수님을 되새기며, 풍랑 속에서도 하느님을 찾고 기도부터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도 느꼈습니다.

책도 얇고 내용도 구체적이고 좋았습니다.
좋은 책 제공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catholic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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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계시
노리치의 율리아나 지음, 강대인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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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살 쯤 제발로 성당 찾아가 세례받고, 세례 받은 것을 인생에서 잘한 일이라 여기지만, 항상 제 안엔 의문이 있었습니다.

'진짜 하느님은 계시는가.'

뉴스만 봐도 범죄는 점점 흉악해지고, 인간도 더 악해지는 것 같은데, 왜 죄 많은 저 인간은 안 잡아가고 열심히 살아가는 인간을 데려가시는지. 착하게 살아봤자 허무하게 인생 종치는 것 같고, 신이 있다고 믿는다고 해서 밥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아무튼 단단한 불신이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좀..)

그래서 이 책을 선택했던 것 같아요. 대체 신이 있다고 하는 그 '증거'를 보고 싶어서. 결과적으로 책을 읽은 후로는, 이 책 때문에 신의 존재에 대한 불신을 확실히 떨쳐냈다고까진 못하겠지만, 신이 무엇을 원하고, 인간의 숙명은 무엇인지(?!)에 대해 어렴풋하게 알게 된 듯 합니다.

제가 이해한 바로는, 인간은 평생을 고통속에서 살 수 밖에 없는 게 운명이었고, 하지만 그 고통 속에서 오래 머무르는게 아니라 금방 떨쳐버리고 하느님께 달려가는 것이(아이가 넘어지면 바로 엄마를 찾듯이) 신이 바라는 바였습니다.

그리고 인간은 고통을 없애진 못하지만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음도 알게 되었지요... (신도 고통 자체를 없애버리진 못하더라는 사실...) 하지만 신은, 인간 곁에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함께 하는 존재였고, 고통이 영광으로 바뀔 수 있도록 옆에서 보살피고 응원해주시는 분임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율리아나'라는 한 은수자가 쓴 책으로, 중세 유럽 시기 가족 모두를 흑사병으로 잃고 중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던 중 16번의 환시를 경험한 내용의 책입니다. 서술이 다소 산만하게 느껴졌지만, 평소 가졌던 의문에 대해 해소가 좀 되었습니다. 하느님이 무엇을 원하는지 굉장히 세세하게 풀어서 통역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근데 투머치토커 느낌..)

책을 읽으며 와닿는 구절, 인상 깊은 구절들이 많았는데 그중 몇개를 엄선해서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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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판의 날에 큰 악의를 지닌 악마가 멸시를 받으리라는 것은 구원받을 모든 이에게 위안이 될 것입니다. 그때에 악마는 구원 받을 이들에게 자신이 일으킨 온갖 재앙과 환난이 그들의 기쁨으로 바뀌고 그 기쁨이 끝없이 더해지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악마가 구원받을 이들에게 가져다준 온갖 고통과 환난은 악마와 함께 지옥으로 영원히 떨어질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겪는 이 작은 고통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고통 없이는 결코 지닐 수 없는, 하느님에 대한 드높고 끝없는 지식을 얻을 것입니다. 고통없이는 결코 그러한 지식을 얻지 못합니다. 그리고 주님의 십자가 안에서 그분과 함께 겪어 온 고통이 크면 클수록, 우리는 그분의 나라에서 그분과 함께 더 많은 영광을 누릴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즐겁게 베푸시는 분의 특성을 마음에 떠올리게 하셨습니다. 즐겁게 베푸시는 분께서는 당신이 주시는 것을 전혀 아끼지 않으시며, 당신의 모든 바람과 뜻은 오직 베푸시는 것을 받는 이를 기쁘게 하고 그에게 위안을 주시려는 것입니다.


"가장 큰 해악도 내가 선으로 바꾸어놓았으니, 그것보다 못한 모든 악도 내가 선으로 바꿀 것임을 너는 알아야 한다."


이번에 우리 주님께서 알려주신 의미를 제가 이해한 바에 따르면, 그 일을 알고 계신 그리스도 아래 있는 피조물은 그 어떠한 존재라도 그것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알지 못하며, 그것이 이루어질 때까지는 결코 모를 것입니다.


주님께서 보시기에 충만한 지복의 감사 기도를 드리는 것이 그분을 기쁘게 해드리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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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영광, 하느님은 사랑'

고통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신앙에 대해 참 모르는 구나... 도 느낍니다..🫣

좋은 책 제공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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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손희송 지음 / 가톨릭출판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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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 특히 젊은이들이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다'라는 확인을 굳건히 하는데에 작게나마 보탬이 되는 책이 되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하느님의 빛 안에 우리 자신을 내어 놓는 시간을 자주 가질 때 비로소 악은 그 모습이 드러난다... 악의 뿌리는 생각보다 깊고, 악의 손길은 생각보다 교묘하다. 기도를 통해 늘 그분의 빛 안에 머물면서 그분의 말씀을 마음에 새길 때 비로소 악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세상살이에서 유혹을 피해갈 수는 없지만, 유혹을 받는 중에도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성인들도 우리와 똑같이 약점과 모난 성격을 지니고 완덕의 길로 정진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서, 약점과 결점이 많은 우리 역시 아주 가망이 없는 것은 아니구나 하는 희망을 갖게 된다. 훌륭한 목수는 나무의 재질과 결, 옹이까지도 살려서 좋은 가구를 만들듯이, 하느님은 한 사람의 특성 뿐 아니라 약점까지도 존중하면서 완성에로 이끄신다.


우리가 죽은 다음에 하느님을 뵙게 되면, 그분은 '너는 왜 아무개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지 못했느냐, 누구처럼 유능한 사람이 되지 못했느냐'고 묻지 않으실 것이다. 그 대신에 "바오로야, 너는 과연 네가 되었느냐? 내가 네게 준 것을 제대로 살렸느냐, 마리아야, 너는 고유한 너 자신이 되어 살았느냐?" 하고 물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예외없이 언젠가는 죽어서 하느님 앞에서 살아온 것에 대한 심판을 받게 된다. 엄밀히 말해서 나의 목숨, 나의 재능, 나의 건강, 나의 삶 전체는 나의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얼마동안 빌려주신 것이다.


자주, 잠깐씩 '일상의 사막'으로 들어가서 내면을 청정하게 하는 작업에 힘쓰면 좋겠다. 여름휴가철에, 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떠들썩한 곳이 아니라 조용한 곳, 이를테면 수도원, 기도원, 산사, 자연휴양림으로 가서 그동안 온갖 불순물이 가득찬 마음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돌아오면 어떨까? 나의 내면이 좀 더 깨끗해지고 밝아질 때 내 주위의 사람과 세상이 조금씩 더 깨끗해지고 밝아질 것이다.




한때는 인상 좋다는 말도 듣고 맏며느리감 같다는 말도 들었지만... 

요새는 그런 말을 들어본 적도 없지만 만약 듣는다면 니까짓게 뭔데 지적질이냐고 한마디 쏘아붙일 것 같다.

마음이 갈수록 예민해지고, 날이 갈수록 삐죽빼죽 가시가 돋치고 자라난다. 

두드러기 난 것처럼 상처가 덕지덕지인데, 굳이 이 사실을 부정하고 싶지 않고 급하게 처치하고 싶지도 않다.

솔직한 나의 상태이자 나날.
소소한 빡침과 예민함의 도가니 속에서 어지럼증을 느낄 때 이 책을 집어들었고 간간이 읽었다.

개인주의가 편한데, 뭔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인지...
제목이 심히 압박스러웠지만,
조금씩 읽는 것만으로도 진정 효과가 있었다.
마음이 지랄같을 때는 종교서적을 읽는게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배웠다.

💫


책을 덮고나니 인생은 완전 혼자는 아니었다.
이렇듯 조심스러우면서도 부드럽게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사람이 있어서.
동시에 내 마음에 슬픔과 독이 많이 쌓였음을 느낀다.

나를 너무 미워하지 말자고도 다짐해본다.
하느님은 나의 결점과 약점까지도 사랑하시는데, 나는 나를 무어라고 그리 미워하는지...

세속적으로 어떤 처세가 나에게 나은지 모르겠지만, 

하느님은 내가 어떤 모습이든 사랑하실 것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

이번 2월 도서, <나의예수>도 많이 끌렸지만 선택을 참 잘했다.
봄비 같은... 조용히 울고 젖어들게 만드는 책이었다.
발길 끊은 성당 생각이 많이 나기도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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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과 함께하는 10일의 밤 - 그리스도와 일치하기 위한 영적 안내서
일리아 델리오 지음, 이형규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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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과 함께하는 10일의 밤>,
부제는 '그리스도와 일치하기 위한 영적 안내서'.
하느님의 뜻과 자유 사이의 관계를 살피기 위한 10일의 여정.

원래 아침이나 오후 대에 책을 읽는 편이지만, 책 제목대로 밤에 읽어봤다... ㅎㅎ 

소중한 첫 책인지라 천천히 줄 그으며 음미하며 읽어나갔다.

'왜 하느님은 인간에게 자유를 주었을까?'
'왜 명확한 답은 안 주고 이리 힘들게 하실까'
선택의 갈림길, 번뇌에서 헤매고 있을 때 원망하듯 묻곤 했다.

책을 읽고 나니, 어느 정도 알 수 있던 듯하다.
자유란 곧 하느님이었다...
아주 가끔, 계시의 형태로 내면에서 성령이 말씀해주시기도 한다지만, 대부분은 침묵 속에서 끔찍이 사랑하시는 자식 곁에서 항상 옆을 함께 하셨다. 자녀의 그 어떤 선택도 존중하면서. 하느님은 우리 곁에 늘 계셨고, 자기를 알아봐주기를 간절히 바라셨다. 끔찍하게 그 자녀들을 사랑하셨기 때문이다.

침묵과 방종(?)이 사랑의 증거인가 싶었지만, 번뇌나 악은, 선을 잘 자라게 하기 위함이었다. 

결국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시는 하느님은 우리를 더 큰 사랑으로 이끄시기 위해 그러시는 거였다... 

진정한 자유는 자신의 마음에 하느님의 사랑이 심어져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이며, 하느님께서 우리의 어느 선택길에도 함께 하심을 굳게 믿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자유롭고 행복할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점점 해방감을 느꼈던 것 같다. 

더 좋은 선택을 하려 불안하고 조마조마했던 마음들로부터, 

늘 부족함에 포커싱하며 더 채우려고 했던 마음들로부터...

자유로워지려면, 내 마음 속 공간에 하느님의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오랜 기간 자리를 차지했던 상처들, 아픔들은 이제 좀 빼고. 새 술은 새 부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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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리더스 6기 첫 도서!

가톨릭출판사 제공. 

좋은 책 감사합니다♥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는 하느님 사랑의 법이 심어져 있다. - P37

내가 여기에 있다는 사실은 단순한 기회나 우연을 넘어선 하나의 사건이다. 내가 여기에 있는 이유는 내가 다른 것을 선택한 것처럼 여기에 있기로 선택해서가 아니다. (참으로 하느님의 사랑인) 하느님의 뜻이 나를 여기에 있게 했기 때문이다. 이 사랑을 깨닫는다면 내가 있고 싶은 곳이나 내가 되고 싶은 존재를 떨쳐 버리고, 어디에 있든 나 자신이 누구인지를 받아들이고 하느님의 영광 속에서 자유로이 살아가게 될 것이다. - P41

자기 자신과 함께 본향에 머문다는 것은 어둠의 힘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의 은총과 우리를 향한 그분의 사랑에 신뢰를 두는 일이다. - P79

식별은 우리 선익을 바라시는 하느님의 음성을 깨닫는 일이다. - P93

자비 또한 식별에 도움을 준다. 자비로운 사람은 나약하고도 죄 많은 자기 자신을 잘 알면서도 다른 이들의 선함에 열려있다.(중략) 하느님의 뜻이 다른 이들의 생각과는 다를 수 있음을 인식하면서 개별적인 식별의 여지를 남겨둔다. - P98

마음의 자유를 누리기 위한 핵심은 다른 어떤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일도 아니고, 누군가를 기쁘게 해주는데 있지도 않으며, 거짓된 기대에 부응하려고 할 필요없이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에 있다. - P117

"밀은 신뢰, 겸손, 감사, 열정과 같은 덕이고, 가라지는 우리 내면의 결점이다. 그런데 밀은 가라지 없이는 완전히 자라지 못한다." - P141

황량함의 시간은 시련의 시간이지만 우리를 새로운 방향으로 인도하기 위한 표지임을 깨닫게 된다. 우리 안에 여전히 가라지가 자라고 있겠지만 하느님처럼 매일 사랑하면 밀을 거두게 된다. - P145

하느님은 우리 영혼의 문 앞에서 구걸하고 계신다. 문을 열고 하느님을 안으로 초대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우리 자신뿐이다. - P163

의탁은 다른 이들의 삶이나 우리 삶을 통제하는 일이 아니다. 진리 안에서의 삶을 마주하고, 내 삶의 부서지기 쉬운 면을 받아들이며,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밖에 있는 이들이나 낯선 이들을 통해서 우리의 상처를 치유하고자 하시는 하느님을 허락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 P183

하느님께서 머무실 수 있도록 자신 안에 자리를 마련해둔 사람, 스스로를 열어보이고 받아들이는 삶을 사는 사람, 통제와 힘이라는 고삐를 내려놓은 사람은 지금 여기에서 천국을 경험할 수 있다. -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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