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금서
김진명 지음 / 새움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김진명의 2009년작 "천년의 금서"를 보았다.

김진명은 독자의 평가가 극과극을 달리는 작가다. 일각은 우리 민족의 잃어버린 역사와 자긍심을 일깨우는데 탁월한 소질을 가진 작가라고 칭송하고, 일각은 역사를 왜곡하여 잘못된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고 주류 사학과 다른 주장을 하기 때문에 엉터리라는 것이다.

어찌되었던 김진명의 글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을 떨리게(좋은 의미의 설레임이든, 불편부당함을 느끼는 심기불편이든) 하는 작가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번에 읽은 "천년의 금서"는 환단고기 중 단군세기를  모티브로 하여 풀어낸 고조선 이전 우리 민족에 대한 이야기다.
책의 주인공 이정서는 친구인 미진의 죽음으로 인해 이 사건에 발을 담그게 되고 미진의 죽음이 또 다른 친구인 은원의 연구 주제(한국의 고대사, 삼한의 유래)와 닿아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은원 역시 위험에 처해 있다는 판단을 내리게 된다. 은원을 구하고, 미진의 석연치 않은 죽음을 밝히기 위해 사건에 뛰어든 정서는 미진과 은원의 연구가 한국, 나아가 동아시아 고대사에 중대한 사건을 밝혀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게 되고, 결국 은원과 협력하여 한국의 고대사에 획기적인 업적을 남긴다.

책은 우리 민족의 고대사와 주변국간의 역사를 풀어내지만, 의례 나오는 사대주의에 빠진 약한 민족이 아니라, 중원을 호령한 민족으로 그려지기에 일반 독자들을 즐거운 상상을 하며 책을 읽을 수 있다. 다만, 직업이나 전공이 역사와 관련 있는 사람이라면 우려가 기대를 앞설 수 있다는 점이 책의 가장 큰 결점이라고 하겠다.
확실한 고증 없이 단군세기의 일부 사건을 진실로 서술한다거나, 이미 오류가 드러난 바 있는 주장을 여과 없이 싣는다거나 하는 점 등이 그렇다.

이번 책은 소설의 측면에서도 한가지 큰 결점이 있는데, 주인공 이정서가 초인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정서의 손에 사건이 들어온 이상 해결되지 않을 수 없다는 인상이 글의 초반부터 풍겨나는 점은 책의 흥미를 반감시키는 요소로 작용하였다고 본다.

어찌되었건 우리 민족의 고대사는 자료 자체도 빈약하고, 그 자료마저도 이해당사자인 주변국의 사서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과장이나 왜곡이 일부 포함되었다고는 하나, 고대사를 다룬 소설이 나왔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나고 생각한다.
역사학계에서도 작가 김진명을 우리 역사를 왜곡하는 역사문외한, 역사불한당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주류 사학계가 인정하는 역사를 재밌게 서술하는 컨텐츠-이를 테면, 소설-를 많이 만들어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친 사유화를 멈춰라 - 민영화 그 재앙의 기록
미헬 라이몬.크리스티안 펠버 지음, 김호균 옮김, 김대중 그림 / 시대의창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전까지 홍역을 치뤘던 한미 FTA가 추가 협상을 했다고 하여 국민들의 우려와 원성이 끊이지 않았다. 자유 무역 협정 FTA의 속에는 재화는 물론 서비스에 대한 자유 무역도 포함된다고 하니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 뿐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받는 일반 국민들도 우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번에 읽은 책 '미친 사유화를 멈춰라'는 이러한 서비스, 특히 공공의 안녕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공공제의 사유화(혹은 자유화)를 비판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수도, 철도, 도로, 의료, 국방, 치안 등 국민 생활에 필요한 기본 공공제를 민영화하였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비관적 결과들을 실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영국의 철도나 수도가 사유화되어 국민들에게 실제적으로 어떠한 피해를 입혔는지 뿐만 아니라, 잠정적으로 황폐화된 공공제 서비스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추가적으로 얼마나 큰 국민적 희생을 요구하는지에 대해서도 다룬다. 의료 부분과 같은 경우 우리 나라도 영리 목적의 병원을 허용하려 하기 때문에 관심이 가는 부분인데, 책을 읽지 않았더라도 미국의 의료 민영화(더불어 보험 민영화)가 부른 폐혜는 마이클 무어 감독의 "식코"에서도 잘 드러났고, 이를 정상화하기 위한 의료 개혁은 미국 대통령의 중간 평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만큼 파급 효과도 엄청났다. 공공재에 대한 민영화는 기본적으로 공공재를 취급하는 공기업의 생산성 하락과도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대중의 공감을 얻기 비교적 수월하다. 내 생각만 하더라도 공기업의 무사안일 주의와 나태방만 경영은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의 답이 민영화가 아니라는 점은 이 책을 통해서 뿐 아니라, 우리가 이미 겪은 몇 가지 사례를 통해서도 충분히 경험했다. 민자의 투자로 개발된 각종 인프라(도로 등)가 터무니 없는 이용요금과 정부 보조금을 갈취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비교적 민영화에 성공했다는 통신 분야에서도 민간 기업이 과점을 통해 요금과 서비스 수준을 자사의 이익에만 충실하게 배분하고 지역별 분균형 투자를 횡행함으로써 서비스 격차가 점점 벌어지도록 방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정부의 규제가 필요한 데 이를 첼폐하는 것도 자유화의 한 축이라고 한다. 책에서도 사유화된 공공재가 자사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서비스의 질과 안정성을 떨어뜨리고 이로 인해 안전 사고가 급증하며, 공공에 대한 피해가 막심하기 때문에 다시 국가가 이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사유화했던 기업의 이익만 충족시키고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실례가 겹겹이 걸쳐서 나온다. 사유화(혹은 자유화)는 한 국가의 시장 특히 공공재에 대해 기업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한 국가의 경계를 넘어 국가간 또는 탈국가적으로 시장이 개방되어야 한다는 것이 현재 자유화의 흐름이고, 이는 신자유주의의 현대적 해석이기도 하다. 이 이면에는 국가의 소속을 뛰어넘은 다국적 기업이 존재한다. 이들과 신자유주의를 주창하는 정부는 WTO와 GATS, FTA를 통해 자신의 이익을 관철하려 노력한다. 이 결과로 피해를 보는 것은 다국적 기업도 아니요, 임기가 제한된 정부(관료)도 아니요, 그 시스템에 속해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국민들이다. 애덤스의 자유주의 경제학부터, 대공황과 2차 세계 대전 이후 국가 개입을 주창한 케인스 학파의 등장 후 30여년 신자유주의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책에 따르면 신자유주의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경제학파였지만, 동구 사회주의 붕괴를 기점으로 근본이 전혀 다른 '국가의 시장개입'이 비판을 받으며 반사이익을 얻어 경제학의 주류로 떠올랐다고 한다. 이후, 영국과 미국의 신자유주의 정부의 협력에 힘입어 그 범위를 전세계적으로 떨치고 있다고 한다. 이미 영미에서는 1980-90년 대에 전성기를 보낸 신자유주의 바람이 한국에서는 이제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2008년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신자유주의 자성론이 나오는 이 때에 우리는 아직까지 득세를 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장하준 교수는 '나쁜 사마리아인'에서 선진국들이 자국의 성장 가운데 취했던 보호주의 무역을 현제 그것이 필요한 개도국이나 후진국에 철폐하라고 (이게 신자유주의 무역이다.) 하는 것을 일컬어 '나쁜 사마리아인'이라고 했다. 나쁜 사마리아인의 정말로 나쁜 점은 자신이 하는 일이 정말 나쁜 일인지 모르고 정의감에 불타서 열정적으로 한다는 것이다. 이즈음에 나는 이러한 사태를 관망할 수 밖에 없는 나도 '나쁜 사마리아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책의 말미에서 저자들은 우리가 피해자로 남아있지 않기 위해 좀 더 사유화에 관심을 가지고 관계 기관에 질의하고 요청할 것을 건의한다. 이를 통해 우리도 무력한 피해자에서 탈출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글로벌 소프트웨어를 꿈꾸다 글로벌 소프트웨어를 꿈꾸다 시리즈
김익환 지음 / 한빛미디어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속독으로 읽은 책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요즘 왠만하면 책을 며칠씩 두고 읽는데 이 책은 그만큼 술술 읽히기도 하거니와 재미도 있어 나 같이 책 읽기가 수월치 않은 독자들에게 인기가 있을 듯 하다.
책 제목은 위와 같이 "글로벌 소프트웨어를 꿈꾸다" 인데, 제목과 같이 글로벌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한 여러 가지 조언을 담고 있다.
책 소개란의 내용을 빌리자면, 다음과 같다.
이 책은 소프트웨어의 본질을 기반시스템, 조직, 프로세스, 기술, 문화의 다섯 가지 관점에서 바라본다. 같은 주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관찰하고 있어, 특히 경영자의 통찰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실리콘밸리 소프트웨어 회사의 공통된 문화를 간접적으로 설명함으로써 소프트웨어 회사의 성공을 좌우하는 문화에 대한 의문들을 해결해준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이 책 처음에는 다분히 저자의 약력에 끌려 읽게 되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안철수 연구소의 CTO라는 저자의 전 약력이 우선 관심을 가지게 했고(나도 한 때 안랩에 몸담은 적이 있다), 현재 컨설팅 회사 대표라는 점이 자칫 자신의 사업 홍보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가지게도 했지만, 어쨌든 종국에는 이 책을 손에 들었던 점으로 보아 전자의 매력이 좀 더 컸던 것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나의 감상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이 책은 CEO, 중간 관리자, 개발자 또는 평직원에게 잠언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예를 들면, "도구는 도구일 뿐, 도구에 매혹되어선 정말 만들고 싶은 소프트웨어는 뒷전이 된다." 라는 얘기라던가, "CTO가 기술을 직원에게 묻기 시작하면 CTO로써의 자격이 없다." 라던가, 특히 CEO와 회사의 역할(프로세스와 기반 시스템을 제공하고, 사용을 독려하는 등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서포트)에 대한 여러 조언들은 깊이 새겨 들을 만 하다. 이 부분은 저자의 안랩 경험이 작용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추측도 해 본다. (확인은 해 보지 못 했음.)

컨설턴트로써 여러 회사를 컨설팅한 경험이 책 내용에 적절히 녹아 들어서 현장감 있는 조언을 하고 있는 점도 기억에 남는다.

두 번째로 드는 감상은 책의 깊이가 마치 컨설팅을 위한 광고 또는 예고편 수준으로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 회사와 실리콘 벨리 소프트웨어 회사의 비교를 하면서도 실제적인 차이점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거나 실행에 관련된 부분(예를 들면 SRS)은 '내용이 복잡하다', '요약하기 난해하다' 는 이유로 빠져 있다. 마치 더 자세한 내용을 듣고 싶으면 저자 자신에게 컨설팅을 통해 문의하라는 투다.

결과적으로 실무적인 내용이 빠진 점이 아쉽지만, 사고 전환의 시발점이 될만한 주제들을 다루는 점에서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특히, 경영에 치중하면서 기술적 감각을 놓치고 있는 기술자 출신 경영진에게 꼭 읽히고 싶은 책으로 이 책이 소프트웨어 기업의 건전한 문제 제기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토 히로부미 안중근을 쏘다
김성민 글, 이태진.조동성 글 / IWELL(아이웰)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안중근 장군 하얼빈 대첩 거사 100주기를 기념하여 출판된 책으로 사실 거사 100주기는 작년의 일이고 이 책 역시 작년에 출간된 책이지만, 올해 순국 100주기를 기념하여 방송사들이 안중근 장군과 그의 주변을 다룬 프로그램을 여럿 내놓으면서, 그 중 "TV 책을 말하다" 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대체의 내용도 그 때 알게 되었고 말이다.
 
처음에는 이 책의 의도를 잘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순국 100주기 기념의 일환으로 내 놓은 책으로 보기에는 쓰여진 내용이 너무도 처참했기 때문이다. "호부견자"로 비웃음을 샀으며 아버지의 업적을 깡그리 무너뜨리는 역할을 자임해 마지 않았던 안중근 장군의 둘째 아들, 안준생의 이야기가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그래서 처음 이 책의 내용을 들었을 때는 저자의 숨은 의도를 찾아보려고도 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 나선 안준생의 심정이 이해되는 측면도 있었다. 그의 아버지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과 결국 아버지를 배신하는 행위로 이어지고 만 원인은, 자신이 처한 참혹한 현실이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타인(아버지라 할지라도)의 결정에 의한 것이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였을 것이다. 그래서, 일제의 간악한 속셈(과 거부하기 힘든 생존에 대한 협박)에 굴복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것이 마치 사막의 모래지옥에서 살아나오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을 것이라는 점에서는 안준생의 결정에 침을 밷을 수 없다고도 생각된다.
이런 식으로 당시의 굴욕(메이지 유신과 조선 식민지화의 일등 공신-이토-을 잃은 점)을 해소하려 했던 일제의 간악함에 치가 떨릴 뿐...

또한, 아버지의 결정으로 인해 아들이 피해를 볼 수 없는 것이 이해되는 것과 동등하게 이 이유때문에 장군의 거사가 폄하될 하등의 이유도 없다는 것 역시 깨닫게 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안중근 장군의 새로운 면모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그의 동북아 미래에 관한 스케일, 역사관, 경제관 등을 책을 통해 일부 알 수 있었고, 기존에 가졌던 생각들, 예를 들면,

1. 안중근 '장군'이라는 호칭에 대한 거부감 - 의사라 불리는 것이 더 거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2. 최근 빈번한 중동지역 테러와 무의식중 동일시 했던 생각 - 똑같이 제 나라를 위한 것 아니냐,

등에 대한 명징하고도 수긍할 수 밖에 없었던 반론을 잘 정리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얼마전 TV에서는 항일 아나키스트 이회영의 삶을 조명한 '자유인 이회영'이란 제목의 다큐 드라마를 방영했다. 거기서도 느낀 것이지만, 당시의 조선/대한 제국 국민들, 우리의 선배, 선열들의 역사 인식, 경제관, 미래관은 현재의 우리를 초월하였던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선열들의 앞선 생각, 행동하는 양심, 피와 눈물 덕에 우리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정신 차리고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NHN은 이렇게 한다! 소프트웨어 품질관리 TECH@NAVER 시리즈 1
유석문 외 지음 / 위키북스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NHN의 여러 제품들에 대한 품질관리와 agile practice 도입을 소개한 책이다. NHN은 2009년부터 소프트웨어의 품질을 관리하기 위해 QP - Quality Practice (품질 활동) 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이 활동 1년차를 정리한 것이 이 책이다.

뜬금없이 소개하지만, 나는 네트워크 분야에서 일한지 꽤 오래(?) 되었다. (몇년인지는 묻지 말아 달라. 부끄러운 실력에 경력만 오래되었다고 흉보는 이들이 눈에 선하니.. ㅠ.ㅠ) 네트워크 분야는 무엇보다도 제품의 품질이 우선시되는 영역이다. 이 부분 역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결함으로부터 100% 안전할 수는 없고, 맡은 업이 소프트웨어 개발이다 보니 자연 소프트웨어 품질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게 된다.

소프트웨어, 특히 소프트웨어 공학에서 아쉬운 부분 중 하나는 소프트웨어 공학이 비교적 젊은 학문분야이다 보니, 그 기반을 제조/건설 등에서 차용하여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정 부분에서 waterfall 방식이라던가, 품질 부분에서 6sigma 등을 도입하는 것이 그러하다. 하지만, 작업 전반에 걸쳐서 과정이 외형으로 들어나는 제조/건설 부문과 달리 소프트웨어는 일정 부분 완성이 되기 전까지는 진행 과정이 외형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특징 때문에 위와 같은 제조/건설 부분에서 사용되는 아이디어를 차용하기에 무리가 따른다. 그래서, 소프트웨어 부문만의 새로운 공정/품질 관리를 위한 기법들이 개발되고 있는 추세이다. agile practices로 통칭되는 기법들이 그것이다.

서론이 길고 별 내용이 없으면서 자리만 차지하는데, 이렇게 책을 소개하기 전에 서론을 길게 쓴 것은 이 책의 구성이 이와 같기 때문이다. ㅡ.ㅡ

이 책은 QP 활동의 시작과 의의를 설명하는 장에서 부터 시작하여, QP 활동의 상세 - 간단한 툴 설명과 자체 품질 기준, 개발자들의 도입 전후 장/단점 소개 정도, QP의 미래, 자동화 툴 설명,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래에 각 QP 활동을 설명한 목차를 소개한다.

02장 효과적인 명세 작성
- 바벨탑과 언어의 분열
- 예제를 이용한 명세 작성 기법
- 명세 작성 워크숍
- 자동화 도구 적용

03장 단계적 빌드
- 도입하기까지
- 단계적 빌드 프로세스
- 단계적 빌드에 필요한 것
- CI 서버가 보여주는 프로젝트 운영 패턴

04장 코딩 컨벤션
- 코딩 스타일을 점검하는 도구
- 지속적인 코딩 스타일 검사
- 코딩 컨벤션을 적용하고 나서

05장 코드 리뷰
- 코드 리뷰 수행 방식
- 코드 리뷰를 적용하고 나서

06장 코드 커버리지
- 도입하기까지
- 코드 커버리지를 측정하는 도구
- 지속적인 코드 커버리지 측정
- 코드 커버리지를 적용하고 나서

07장 정적 분석
- 도입하기까지
- 정적 분석을 수행하는 도구
- 지속적인 정적 분석
- 정적 분석을 적용하고 나서

08장 사이클로매틱 복잡도
- 도입하기까지
- CC2 계산 방법과 예제
- 복잡도를 측정하는 도구
- 지속적인 복잡도 측정
- 사이클로매틱 복잡도를 적용하고 나서

09장 중복 코드 분석
- 중복 코드를 분석하는 도구
- 지속적인 중복 코드 분석

사실, 이 책의 리뷰를 신청했을 때 기대가 컸었다. 위에서 장황히 설명하기도 했지만,

1. 오랜동안 한 분야에서 개발을 진행하면서 부딛혔던 소프트웨어 품질에 대한 막연함 때문에, 이런 책이 나온다는 것이 기대되기도 했고,
2. 우리가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품질 활동과 비교하여 어떤 부분을 개선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받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의 내용으로 보아 아직까지 어떤 가이드로 삼기에는 부족하다는 점이 먼저 느껴진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첫번째로, 2009년에 도입되어 1년 정도 지난 시점의 내용이기 때문에 축적된 데이터의 양이 너무 적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실제 품질 향상이 얼마만큼 되었다던가 하는 중요한 데이터들이 없다.

두번째로, 코드 리뷰나 사이클로매틱 복잡도 개선 등 소프트웨어 품질에 직접적 연관이 있는 특정 항목들이 2010년도 품질 항목에서는 배제되었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알고리즘/로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NHN의 수행 결과가 매우 궁금한 부분이었는데, 결과 공개는 차치하고 향후 품질 활동 부분에도 포함되지 않게 된 결정은 아쉽다.

세번째로, 출판사에 좀 미안한 얘기긴 한데, 제목에서도 적었듯 이런 주제는 연간 보고서/백서로 내 놓아야 하는 주제가 아닌가 생각된다.

네번째로 책의 가격인데, 책의 내용에 비해서 가격이 너무 비싸다. 어떻게 보면 책의 내용을 커버하기 위해 책의 재질을 너무 좋은 것으로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 내용에 이 겉 모양이니 이 가격이 나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백과 스크린 샷이 너무 많고, 필요없는 요약으로 소주제마다 페이지를 늘이고 있으며, 부록 부분은 웹상에 올려두고 링크만 소개해도 될 내용이다. 공저라서 그런진 몰라도 주제의 제목 형식만 통일되어 있을 뿐, 문체라던가 내용의 질/양은 각 장마다 차이가 크다.

그래도,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 중 처음으로 이러한 활동을 문서로 펴 내었다는 것에 큰 점수를 주고 싶다.
또한, NTAF 같은 자동화 툴을 공개하여 다른 곳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점도 고무적이다. (다만, 이 부분은 책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내용이 아니므로 책의 평가에서는 유보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낸 NHN에게 바라는 것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초판은 이미 책으로 내었으니, 2010년 활동 부분부터라도 연간 보고서 형태로 공개하여 이 책이 계속 생명력을 갖도록 해 주었으면 한다. NHN이 주창하는 QP에서도 알 수 있듯이 QP - Quality Practice 는 실천/활동이고 실천은 매 순간마다 행동하여야 하기 때문이며, 잠시라도 멈추는 순간부터 practice는 습관화된 실천/활동이 아니라, 단발성 이벤트가 되기 때문이다.
(나도 이 부분을 제일 두려워 하고 있다. 나도 잘 안된다. 인정한다. ㅠ.ㅠ)

NHN의 시도(QP를 말함이지 책 출판이 아님)에 박수를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