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행성 밖에서 C. S. 루이스의 우주 3부작 1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공경희 옮김 / 홍성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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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 루이스는 금세기 위대한 작가의 한 명으로 꼽히는 영국 출신의 작가이며, L.R.R 톨킨과의 우정과 문학적 교류로도 유명하다. 일반 독자에게 유명하기로는 '나니아 연대기'가 그렇고, 이 책 '침묵의 행성 밖에서'도 그렇다. 톨킨과 루이스는 서로 공상과학 소설을 쓰기로 하고, 뽑기를 통해 한 명은 시간 여행, 한 명은 공간 여행을 소재로 쓰기로 했다고 한다. 루이스가 공간 여행을 쓰기로 결정되어 쓴 소설이 '침묵의 행성 밖에서' 외 우주 삼부작이며, 이 책 외에도 '페렐란드라'와 '그 가공할 힘'이 연작을 구성하고 있다.


침묵의 행성 밖에서는 언어학자인 랜섬이 여름 휴가 차 도보 여행을 즐기다 대학 시절 동창을 만나고 악당 격인 그 친구와 동료에 의해 납치되어 우주 여행을 하게 되는 스토리로 구성된다. 흔히 공상 과학 소설, 그 중에서도 우주에 관한 이야기는 기독교적 세계관과 거리가 멀고, 대다수는 기독교적 세계관을 부정하는 스토리로 이어지게 되는데, 같은 소재를 이용하여 기독교적인 내용을 어떻게 변증하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춰 책을 읽는다면 한층 흥미롭게 책이 읽히게 된다. 물론 기독교적 세계관에 대해 관심이 없더라도 소설 자체 만으로도 저작 당시의 우주에 대한 동경과 지식을 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책을 읽을 가치는 충분하다.


한 권 자체로도 에피소드가 완결되지만 3부작 중 첫번째 작품이기에 이어지는 작품에서 전체 스토리가 어떻게 엮이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시리즈 작품을 읽는 재미가 된다.


(추가 - 2015.11.04)


- 화성(말라칸드라)의 대기와 중력에 따라 화성의 생물들의 생김새가 길쭉길쭉하게 다른 점이나 지열에 의한 온도나 행성의 나이 등을 잘 표현했다.

- 엘딜과 엘딜의 장인 오야르샤는 천사인 듯도 싶고, 가이아의 느낌도 난다.

- 지구(말칸드라)가 '침묵의 행성'이라 불린 이유가 지구와 다른 별들의 소통이 단절되고 그로 인해 지구로부터 오는 어떠한 소리도 들을 수 없게 된 까닭이며, 지구가 그렇게 된 이유가 뒷 편에서 설명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된다.

- 마지막 장은 갑자기 내용이 점프하는데, 랜섬(이라는 가명의 친구)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편지를 화자인 저자(루이스라고 나옴)에게 보내면서 오해할 만한 내용을 해명하는 저자 후기의 역할도 하고 있어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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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팔로 하는 포옹
김중혁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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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작가의 단편 소설.

이상 문학상 수상 작품집 이후 몇 년만에 읽은 한국 남자 작가의 소설인지 모른다. 사실 소설가가 누구인지 어떤 스토리의 내용인지는 중요하지 않았고, 디자인 괜찮은 맥주잔을 준다길래 책을 주문했다. 제목이 주는 신선함은 있었지만 책을 막 사서 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이 책 묘하게 끌린다. 10편 남짓한 단편을 모은 글인데, 단편 각각이 주는 느낌이 조금씩 다른 것도 그렇고, 남자가 쓴 현실 세계 남자의 있을 법한 연애 감정과 전혀 있을 것 같지 않은 재난, 외계인 출연, 등이 부조화 속에 있는 것도 흥미롭다.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려는 편집의 오버였는지 첫 수록작이 A/V 영화를 주제로 했다는 점(상황과 비율)이 약간 속 보이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너무 외설적이지도 너무 신파적이지도 않고 한국 보통 남자의 감정과 표현을 충실히 따른다는 느낌이 강했다. 책에 수록된 단편 모두 전반적으로 남자인 주인공이 절제된 감정을 드러낸 것 같다. 책에서 가장 좋았던 작품은 '요요'라는 제목의 가장 마지막 단편이었는데, 절제된 상황 묘사와 감정 표현이 가장 잘 나타났다고 생각했다. 


사은품으로 준 맥주잔에 거품 가득한 맥주를 한 잔 따라 옆에 두고 다시 읽고 싶은 책. 괜히 가을 남자 흉내 내고 싶어지는 책.


# 단편집을 주제로 인터뷰한 글이 있기에 첨부합니다.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글을 쓰는지 가늠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http://bookdb.co.kr/bdb/Interview.do?_method=InterviewDetail&sc.mreviewNo=60671&FromLog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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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야당을 갖고싶다
금태섭 지음 / 푸른숲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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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변호사는 검사 시절 한겨례에 '검찰 조사 받는 법'을 연재했다가 검찰 조직에서 나와 방송과 변호사 업무를 병행하던 사람이다. 이 분이 쓴 이전 책 '확신의 함정'을 읽고 상식의 반전과 내용의 신선함에 반했던 기억이 있다. 그가 지난 대선 국면에서 안철수의 진심캠프에 들어갔다고 했을 때에도 정치판에 뛰어든 정치 지망생이라기 보다는 어려운 국면에서 재야의 여러 실력자들이 안철수를 도우는 구나 생각했다. 

그가 '730일 정치 분투기'란 부제로 책 '이기는 야당을 갖고 싶다'를 써 냈다. 대략 '금태섭 변호사의 안철수 사단(?) 합류 및 결별 이야기'였다.


책은 대선 후보 선언 이전의 안철수 '돕기 모임'부터, 캠프로 활동한 대선 국면(단일화를 포함하여), 창당 활동, 새정연 합당 시기를 각각 나누어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사실과 주관을 써 놓았다. 그 중간 중간 캠프(정확히는 캠프의 수장인 안설수 씨)의 이해가 가지 않는 행보나 자신의 실수 등을 비교적 잘 성찰했다.


책의 주장은 리더의 결단력 부족이 지난 대선 실패의 원인이며, 합당은 내부의 토론의 산물이 아닌 리더의 독단이며, 이를 해소해야 야당이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동의하는 점

 > 리더의 결단력과 조직의 투명성이 중요하다.

 > 개인의 정치 생명 보다는 조직이나 지지자의 운명이 더 중요하다.

 > 정치는 준비된 자들의 향연이어야 한다. 준비되지 않은 자들이 주요한 역할을 맡을 때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 새정치를 위해 젊은 세대를 준비시키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 의제 설정이 중요하다. 사안에 따라 대응하는 방식은 수동적이고 한계가 분명하다.


- 비판하는 점

 > 본인도 정치적 준비가 되지 않은 신인이면서 동작 출마를 주장하다가 포기한 점. 할려면 끝까지 안 할려면 더 준비하든가.

 > 안철수 대선 후보의 단일화 후 행보와 보궐 선거 출마를 옹호하는 점. 보궐 선거 출마, 그것도 가장 야당에 편하다는 곳에, 그건 아니지 않나? 지지를 반쯤 걷어들인 계기.

 > 몇가지 형용 모순, 그 중에 대표적인 게 제목. 이기면 이미 여당. 야당 아니죠~ (말꼬리 잡기, 미안)

 >> 이기는 야당이 아니라, 야당이 이기는 모습(이것도 말장난인데,)이 필요하다. 즉, 이기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야당이 아니라 야당으로써 해야할 일을 지금처럼 어정쩡하게 말고 열심히 해서 이기는 모습이 참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안철수의 '생각' 출판 이전과 이후의 내부 상황을 잘 알게 되어 매우 유익했다. 안철수의 생각과 진심을 잠시 기대했던 지지자로써의 자세를 이제는 접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결정적인 행보가 없는 한은 금태섭 씨의 평가가 내 평가와 일치할 것이므로)

한편, 박경철 씨가 공개적으로 안철수의 정치행에 대해 자기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으면서 (방송과 책에서 여러 번 언급) 그간 비선으로 활동했던 점(금태섭의 증언에 따르면) 에 대해서는 그에 대한 해명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름 존경하던 인물이었는데. 그나저나 그리스 여행기 2편은 언제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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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유시민의 30년 베스트셀러 영업기밀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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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히 어렵게 느끼던 글쓰기에 대해 쉽고 간단한 팁부터 실천하여 좋은 글을 쓰게 도와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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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 - 서양 좌파가 말하는 한국 정치
다니엘 튜더 지음, 송정화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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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튜더는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 출신으로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에서 살고자 하는 외국인 청년이다. 그가 한국 사회에 대해서 느끼는 불합리, 부조화를 책으로 써낸 전작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읽은 나라"에 이어 속편격인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을 써 냈다.


내용은 이렇다.


외국인인 저자가 한국에서 살아보니 대단히 불합리한 면이 많더라. 특히 정치/사회 분야에 있어서는 불합리한 측면을 스스로 나서서 고쳐보려고 하지 않는 현실이 너무 개탄스럽다. 이래서는 안 된다. 내 보기엔 이러저러하게 행동하면 될 듯 싶다. 한편 이게 한국만의 문제냐 하면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하다. 그래도 변화를 멈추면 안 된다.


별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지만, 주목을 많이 받는 이유는 그가 외국인이면서, 주류 보수의 시각이 아닌 진보의 시각을 견지하기 때문이다. 특히, 새누리당 아니면 새정연이라는 시각에서 벗어나 제3지대를 주장하는 것도 흥미를 유발시키는 게 아닌가 한다. 그러고 보면 이러한 시각을 가진 외국인(또는 외국출신 귀화인)이 또 있었던 것 같은데. -박노자 교수-


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식상한 주제를 이해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거론했다는 이유로 대대적으로 이슈화하는 언론/출판계와 그럼에도 이런 이슈를 통해서라도 제3의 대안을 알리고 싶은 한국 진보 진영이 동시에 안쓰러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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