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노인과 바다 (양장) - 1952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베스트트랜스 옮김 / 더스토리 / 201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고전 문학에서 빠지지 않는 작품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의외로 스토리는 단순 명료해요.

늙은 어부가 거대한 청새치를 낚기 위해 사투를 벌이게 되고,

돌아올 때 상어를 만나지만... 목숨을 건지는 내용인데요.

중학생 때, 처음 이 소설을 접했을 때는

대체 왜 이 간단한 이야기를 이토록 길게 써놓았나...

읽으면서 푸념했던 적이 있어요.

실제로 재미도 없었고요.

역시 이름난 고전은 재미없구나라고 단정 지어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렇게 20년 넘게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는 제 인생에서 그냥 '재미없는 책'이었죠.









이번에 마흔이 다 되어서 다시 읽어보겠다고ㅋ

아메리카노 한 모금으로 정신을 깨우고,

분명히 졸릴 것으로 예상하며 책장을 펼쳤는데요.

몇 페이지나 읽었을까?

번역이 달라졌나?

스스로 되물었어요.

.

.

.

뭐야? 왜 이렇게 재밌지?










주름진 노년의 어부가 돛을 올리고 바다로 나아가는 모습이

눈앞에 선선할 정도로 세밀한 묘사와

이젠 늙어서 힘이 없고,

외로움에 바다로 향하는 노인의 감정이

그대로 가슴이 와닿았어요.

그렇게 앉은 자리에서 엔딩까지 읽었어요.

한동안 감동으로 먹먹해져 그 자리를 뜨지 못할 정도였다니까요.










어쩌면 나이를 먹어서 이해할 수 있게 된 감정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어린 나이에 고전이니 억지로 읽으라고 강요하는...

한국 국어 교육에 대한 짜증 때문에

충분히 감상하지 못했던 것일 수도 있고요.

그런 문제를 다 제쳐놓고,

노인과 바다는 정말 독자를 삼켜먹을 듯

강렬한 에너지를 가지고 쓰인 소설임에 분명해요.









'이럴 때 그 아이가 있었다면...'


이렇게 읊조리는 노인은 고독해 보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자를 떠올리며 용기를 가지고자 노력하죠.

고기를 잡지 못해 패배자같이 보였던 노인은

인생 단 한 번일지 모르는 거대한 청새치와의 사투에서 승리하기 위해

인내하고, 싸우며 필사적으로 노력해요.

결국 승리를 거두긴 하지만...

염려하던 대로 나타난 상어로 인해 노력은 허사가 되죠.

그래도 승리는 노인의 가슴에 남고 전설이 돼요.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가?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가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수많은 작가와 책들이 던지고 있지만,

노인과 바다만큼 가슴을 후벼 파는 방식으로 얘기하진 못하는 것 같아요.

인간은 불멸의 존재가 아니고, 한계를 지녔기에...

나이가 들수록 삶은 초췌하고 시들어가잖아요.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잃지 말아야 하는 것은 용기와 도전,

그리고 삶에 대한 애착과 스스로에 대한 존엄인 것 같아요.

고독은 스스로를 함몰시킬 수 있지만,

용기로 맞서 이겨내야 하며,

삶은 현재가 곧 추억이 되기에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는 거죠.









자신이 외롭다고 느끼거나, 삶이 힘들다고 느끼는 분이 있다면,

노인과 바다를 정독해보면 좋을 거 같아요.

아직 바다를 항해 중이거나,

청새치를 만나지 못했거나,

상어를 만나지 못했다고 판단하게 될지도 모르기에.

좀 더 부지런히 노를 저어야 한다고 느낄 수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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