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나침반 2 - 만단검
필립 풀먼 지음, 이창식 옮김 / 김영사 / 2000년 5월
평점 :
절판


우연히 도서관에서 황금나침반1권을 읽게 된 후 팬이 되었다. '리라'라는 용감무쌍하고 버릇없고, 거칠기 짝이 없는 꼬마가 어른들의 의미없는 종교적논쟁의 장으로 끼여들게 되어 펼치는 모험, 새로운 세계와 새로운 만남, 우정. 나는 왜 황금나침반처럼 재미있는 소설이 해리포터만큼의 인기를 끌지 못하는지 이상했다. 해리포터만큼 재미있으면 재미있었지 그 보다 못하지 않는데 이슈가 되지 못하는걸까?

황금나침반을 2권째 읽으면서 어렴풋이 왜 그런지 이유를 알것 같았는데 해리포터의 팬들은 대개 어린 친구들이 많은데 황금나침반은 어린 친구들이 즐거워 하기엔 너무 무거운 요소들이 많았다. 아니, 무거운 요소라기 보다 황금나침반시리즈가 묘사하고 있듯이 우리 어른들의 세계는 너무 잔인하고 폭력적인 면이 많았다. 리라의 친구 로저가 아무 죄없이 어른들의 종교적논쟁때문에 희생되고 윌의 아버지가 마녀의 복수로, 어쩌면 리라의 좋은 아버지가 될 수 도 있었을 스코스비까지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어른인 내 마음도 이렇게 우울하고 분노에 차게 되는데......

나는 리라가 수퍼맨처럼 위기에 처한 로저도 살리고 윌의 아버지도 무사히 살아서 자신의 세계로 돌아가고 기구 조종사 스코스비도 리라의 훌륭한 후견인이 되어 멋지게 소설의 대미가 장식되기를 바랬다. 하지만 나의 기대는 여지없이 깨졌는데 로저도 죽고 윌의 아버지도 죽고 스코스비도 죽었다.

어른들의 잔인함으로 벌어진 전쟁은 내가 아끼는 이라고 해서 선택적으로 죽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들의 죽음으로 인해 나는 무척 가슴아팠지만 황금나침반의 저자 필립 풀먼은 우리 어른들의 잔인함, 폭력성, 엉터리같은 종교적, 정치적논의의 어리석음을 어른들이 깨달을 때까지 죽음을 멈출것 같지가 않다.

리라는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피하지도 않을 것이고 잘 해낼게 틀림없지만 우리 어른들이 리라에게 남긴 상처는 아마 치유되지 않고 남을 것이다. 또한 리라의 상처를 보는 어른들이 가슴아파할 것은 틀림없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방식을 바꾸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기엔 어른들은 너무 나이가 들어버렸고 그들은 아직도 자신들이 세계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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