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스노볼 1~2 (양장) - 전2권 소설Y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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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그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아, 내가 저 얼굴로 태어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저런 집에 살아보고 싶다.' 등등, TV 속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는 그들을 부러워하고 그들처럼 되고 싶어 하며 그래서 현재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곤 한다. 행복하고, 즐겁고, 좋은 모습들을 주로 미디어가 비추기 때문이다. <스노볼>에도 우리와 별 다를 바 없는 인물이 등장한다. 열여섯 전초밤이 그렇다. 모두에게 사랑받는 액터, 고해리가 나오는 드라마를 보며 환상적인 삶을 머릿속에 그리고, 언젠가 초밤도 자신만의 멋진 드라마를 만들어보리라 하는 꿈을 키운다.

그러던 어느 날, 전초밤에게 고해리 드라마의 디렉터이자 전설의 명문 디렉터인 차설이 나타나 고해리로 지낼 것을 제안한다. 제안을 수락한 초밤은 스노볼에 입성하게 되지만, 수많은 고해리가 엮인 고해리 프로젝트와 이본 그룹 등의 여러 비밀을 알게 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용기 내 진정한 ‘나’를 찾아 나선다.

이 책은 SF소설이 가져다주는 <스노볼>만의 세계관으로 인한 신선함과 작품 자체의 흡인력을 동시에 지닌, 등장인물의 모험심과 궁금한 이야기들이 가득한 책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다. 이 책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액터와 디렉터라는 설정인데, 액터가 된 전초밤이 고해리를 흉내 내지 않았더라도 디렉터가 디렉팅을 통해 고해리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만큼 방송에서 편집의 힘은 위대하기 때문이다. 별개로 전초밤이 고해리로서의 정체성이 아니라, 전초밤 자신 그 자체의 정체성, 진정한 자신을 되찾는 과정을 보면서 이 책은 우리가 진정한 전초밤과 가까운지, 아니면 고해리를 흉내 내는 전초밤에 가까운지 고민해보게 만들기도 한다고 느꼈다.

“엔딩 크레디트에 올라가지 않아도, 모든 사람이 알고 있지 않아도, 난 내 이름이 좋아. 이미 특별하니까.”, 너의 이름이 궁금해. 넌 네 이름을 잃지 마. 너로 살아가는 일을 함부로 포기하지 마.

<스노볼> 속 바깥세상의 영하 41도만큼은 아니더라도 완전한 겨울이 된 2021년 12월에, 스노볼처럼 따뜻한 전기장판 안에서 <스노볼>을 만나 진정한 나를 찾는 여행을 떠나길 권한다. 이 여행을 통해 우리 모두 한층 더 성장한 나 또는 진정한 나를 만날 수 있길. 혹한기 속에 사는 ‘나’가 있다면 따뜻한 스노볼 속의 ‘나’를 그릴 게 아니라, 혹한기 속의 ‘나’ 그대로를 자신의 여건에서 충분히 돌보고 다독여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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