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와 고흐 : 따뜻한 위로가 필요할 때 - 전통과 도덕적 가치를 허문 망치 든 철학자의 말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공공인문학포럼 엮음, 빈센트 반 고흐 그림 / 스타북스 / 202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기 전에 우선 준비해야할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벤티 사이즈 커피이고, 또 하나는 음악이다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콘서트 버전은 꼭 준비하자 - https://youtu.be/07YFIWL_XSI ).


이 책은 사실 읽는 책이 아니라 시간을 충분히 갖고 음미하고 사색하는 책이다. 어떻게 보면 마음의 악기 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좋은 악기는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들어 졌듯이, 이 책도 종이 질이 좋고, 그림의 프린트도 좋다. 단지 그림이 좀 작은 편이여서 고흐의 그림을 감상하기에는 아쉬운 감이 있지만, 내가 원하는 만큼의 사이즈로 (커피 테이블용 책 사이즈) 책을 낸다면 책 값이 3배 이상으로 뛸 것이다 (그래도 아마 나는 구입 할 것이다 ^^). 이 책 가격에 이만한 크기와 질이면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니체라는 말만 들어도 머리가 아프고, 어렵고 복잡한 철학이 떠오르는 독자들은 안심해도 된다. 니체의 여러 저서들 중 사색하고 통찰 해 볼 만한 글들만 모아서 10개의 장르로 읽기 쉽고 편하게 분류해 놓았다 - 아름다움, 삶, 신, 지혜, 인간, 존재, 세상, 사색, 예술가, 그리고 니체 자신. 흠... 사랑이 빠졌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니체가 사랑에 대해 별로 언급한 것이 없나? 궁금했다. 혹시 있다면 다음 판본에 더해 주면 좋겠다.



니체의 장황한 책들 안에 숨어 있는 글들, 여기 저기서 우연히 듣고 까먹을 수 있는 글들 중 주옥 같은 것들을 모아 놓아, 더구나 고흐의 그림과 병행해서 같이 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고마웠다. 읽으면서도, "아~ 그렇지~!", "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 "아~ 나도 그렇게 생가했는데, 정말 공감되네~!" - 이런 탄성을 계속하며, 책에 밑줄을 그렸다. 좋은 책이라 깨끗하게 보존하고 싶었지만, 밑줄 긋는 것을 자제할 수 없었다. 어차피 내가 커피와 음악과 함께 몇번이고 다시 대할 나의 친구이다. 나의 터치와 애정이 묻은...

우리의 이성이 멈추면 우리는 서로에게 관대해 질 것이다 (p 26)

침묵은 가장 잔인한 위선이다 (p 32)

... 실패했을 경우 양심은 자기변호나 기분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p 54)

타인을 동정한다는 것은 무례한 짓이다. ... (p 110)

도덕적 인간은 물질적 인간보다 더욱 위험하다. .... (p 118)

... 그러자 소크라테스가 대답했다, "자넨 나라는 인간을 잘 알고 있네" (p 142)

인간이 자연법칙의 숙명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비자연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p 144)

... 인간의 지혜는 자연에 대한 범죄이다 (p 144)

이상을 좇는 인간은 구제할 방법이 없다. ... (p 150)

... 우리의 머릿속에 이미 기계가 자리 잡았는지도 모른다. 그 기계의 성능에 따라 우리의 생각과 품위가 결정되는지 모른다. (p 154)

... 그 교활함의 결과가 우리의 정신이다 (p 158)

... 얻지 못했을 때 그것은 사랑이 되고, 얻었을 때 그것은 소유가 된다 (p 182)

해독도 독이다 (p 282)

이 작은 책에 좋은 구절들은 많지만 이정도로 그치자 (그렇지 않으면, 저작권 문제로 소송 걸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퀴즈는 괜찮겠지...

Q1. 니체가 생각하기에 숭고하고, 병적이고, 어린아이 같은 순진함이 혼합되어 있는 감동적인 자극을 느낄 수 있었던 작가는 ?

Q2. 니체는 모든 예술 작품 속에서 이 곡이 지니고 있는 위험한 매혹과 감미로운 무한성의 감동을 찾는다고 하였다. 그 곡은 어느 음악가의 무슨 작품일까?

Q3. 니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를 가리켜 스스로 ' XX 주의자' 라고 규정짓고 싶다". XX 에 해당되는 단어는 ?

위의 세 문제를 맞추지 못했다면 이 책을 당연히 보아야한다. 다 맞추었다면... 니체와 철떡궁합이니 강력히 추천한다.

몇가지 보완 할 점들은 있다. 책의 구조가 왼쪽 페이지 (짝수 페이지) 는 니체의 글, 오른 쪽은 고흐의 그림이 있는 배열인데, 니체의 글 내용과 고흐의 그림이 영 생뚱맞게 맞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고흐의 작품들 중 그리 유명한 것은 아니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피아노 치는 마르귀에리트 가쉐" 가 없는 것 도 아쉬웠다. 이 책에서 슈만이나 슈베르트의 글과 옆에 놓으면 좋을 그림이였다. 더구나 가쉐 가족은 고흐의 말년에 고흐가 작품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고마운 사람들이다.

오타 수정 요구: 슈베르트 (X) --> 멘델스존(O) (p 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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