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윗세대로부터 물려받은 정서적 유산이 있다고 한다. 우리가 스스로 거의 인식하지 못한 채 상속받았지만, 그 유산의 지대한 영향이 일상의 행동을 좌우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유년기에 자신이 중요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면 성인기에는 과잉 성취와 거짓자아 형성을 보이는 양상이다. 이 논리를 이해하고, 이것을 최대한 다음 세대에 물려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책에서는 말한다.

본론에선 유년기에서 비롯된 문제들을 열거한다. 문제 있는 사람에게 이끌리는 성향, 속물적인 양육자, 비위 맞추기, 비난에 대처하는 법, 참자아와 거짓자아, 공포와 불안 그리고 수치심, 완벽한 아이 증후군, 과잉 성취, 유쾌함, 분리가 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말하는 결핍이 ‘있는 그래도 사랑받지 못한 갈망‘인데, ˝완벽한 인생을 살지 않아도 괜찮다, 평범해도 된다˝는 부모에게 듣고 싶었던 위로를 책이 대신 해준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법을 모색한다. 신경쇠약이란 단순한 광기나 기능 부전이 아니라, 어설프게나마 건강을 회복하려는 절실한 노력으로 본다. 다시 건강해지기 위해 제대로 앓는 과정을 겪는다고 표현한 점이 좋았다. 심리 치료의 효과를 설명하며 긍정적인 점을 들어 권하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는 어린 시절에 심한 오해를 받았지만, 마찬가지로 부모를 심하게 오해하기도 했다며 서로 분노하기보다는 연민을 느껴야 한다고 한다. 달곰씁쓸한 추억이라는 모순되는 두 가지 감정을 품는 경험들을 어느 쪽도 거부하지 않고 포용하며 경험이란 지극히 복합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라고 얘기하며 끝을 맺는다.

우리가 어른이 되어 정신적 위기를 겪는 건 어린 시절에 참자아가 되어 충분히 자신이 되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다. 그 점이 유감스럽지만 현재 내가 종종 개차반이 되는 것과 억압을 받아서 천사같았던(ㅎㅎ) 어린시절의 유기성을 알고, 자책을 덜 하면서 나를 이해해야지 어쩌겠나. 결국 유년기를 극복하는 법은 나의 지금과 나의 유년기와 그때와 지금의 부모를 포용하는 길인 것 같다. 유년기의 내가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생겼을지를 돌아보고, 부모님과 그 시절의 이야기를 나눠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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