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눈에 밟히던 책인데 드디어 읽게 되었다. 지하철과 버스를 탄 세시간동안 후루룩 읽었다. 대중교통을 탄 것도 잊고 꽤 크게 웃음이 터진 부분도 있었다. 박군네에서 겪은 물티슈 에피소드. 그리고 뒤이어 박군네 폐업 이유도 알게 되었다. 나도 십년 전엔가 한 번 갔다가 박군을 친구처럼 호명해야하는 민망함에 다신 가진 못하고 늘 지나가면서 그 독특한 주문 방식을 곱씹어 보던 곳이었는데 꽤 오랫동안 같은 자리에 있다가 없어진 곳이었지, 하고 반추하게 되었다. ‘어쩌다 존재하게 되었으면 가능한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에 웃다가 울어버렸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내가 한 번이라도 가봤던 곳이 오래오래 머물러 있기를, 그것과 함께 한 나의 한 시절을 곱씹으며 추억 속에 남지 않고 나와 함께 머물러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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