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의료와 인간관계는 물론 비즈니스와 정치에 이르기까지 삶의 모든 영역에서 우리는 모두 퀵픽스 즉 임시변통의 손쉬운 해결책에 중독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문제해결을 위한 새롭고 더 나은 방도로 슬로씽킹을 제시한다.

우리가 빨리빨리에 중독된 이유로 인간의 두뇌에서 빠르고 직관적인 것으로 거의 의식하지 않고 생각하는 수준인 시스템1이 생사가 걸린 상황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이용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느리고 숙고를 요하므로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시스템2에 비해 시스템1이 작동하면 도파민이 발생해 우리에게 도취감을 제공할 뿐 아니라 최소한의 노력에 최대한의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아인슈텔룽 효과 (인간은 익숙한 해결책을 좋아하는 태생적 성향이 있다. 시간을 두고 문제를 이해하기보다 습관적으로 과거에 비슷한 문제에 효과가 있었던 해법을 찾는다.), 현상유지 편향(변화를 싫어하고 현상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성향), 유산문제(해결책에 투자한 것이 많을수록 그 해결책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더 나은 해결책을 찾으려하지 않는다.)가 있다.

슬로씽킹을 하기위한 첫걸음으로 과실을 인정하는 것이라 한다. 실수를 인정하는 것은 체면을 중시하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어려운 일이다. 자신의 약점과 한계를 직시하고 자신이 누구인지에 생각해야 한다. 실패한 경험에서 내 탓임을 인정(메아 쿨파)하고 실패를 피해야할 대상이 아닌 배우고 개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만들어야 한다.

아인슈타인은 세계를 구할 시간이 1시간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문제가 무엇인지를 규정하는데 55분을 쓰고, 해결책을 찾는 데는 단 5분만 쓰겠소.”라고 말했다고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시간을 갖고 문제를 파악하고 규정해야한다. 그러면 진정한 필요를 해결할 대안을 찾거나 더 나은 방법을 발견할 수 있다. 시간의 압박은 창의성을 떨어뜨린다.

슬로씽킹의 셋째 요소는 점들을 연결하여 전체론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전체론적 사고는 어떤 복잡한 문제에 직면하더라도 시간을 두고 모든 다양한 변수들과 그것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밝혀내어 문제를 해결하게 한다.

때때로 복잡한 문제를 푸는 최선책은 명확한 장기목표를 세우고 모든 행동을 거기에 비추어 판단하는 것이다. 회사를 경영할 때 의사결정의 토대를 장기적 철학에 두면 단기적인 금전적 목표를 희생할 수 있지만 결국에는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많은 기업가가 주장한다. 어떤 일을 3년의 시간지평 위에서 해야한다면 경쟁자가 많지만 7년의 시간을 들여 투자한다면 경쟁상대가 훨씬 적어진다. 그렇게 할 용의가 있는 기업은 소수이기 때문이다.

세부적인 사항을 면밀히 살피는 것 역시 슬로씽킹에 필수적이다. 사소한 디테일을 신경쓰기 위해서는 기본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도 있고, 체크리스트를 만들 수도 있다. 목록작성을 하면서 작은 부분을 놓치지 않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시간이 촉박할 때 직관이 좋은 사람들은 문제에서 익숙한 패턴과 함정과 가능성을 파악하게 해주는 자신의 경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다. 직관이라는 것은 대개 익숙하다는 뜻과 같다. 결국 빠르게 일을 해내는 능력의 배경에는 오랫동안 연습을 거듭하고 관련된 지식을 쌓은 시간이 있는 것이다.

인간은 광범위하고 다양한 네트워크에 연결되었을 때 가장 창의적이라고 한다. 개별지성보다는 집단적 아이디어 공유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이기심을 버리고 협력해서 일하는 것을 권한다. 방법으로는 아이디어를 공개하여 집단비평하거나 전문가들이 한 문제를 놓고 온라인으로 의논하는 아이디어잼이 있다.

크라우드 소싱은 소수에 의해 처리되는 문제를 다수에게 맡기는 것을 의미한다. 대중을 잘 활용하면 강력한 동맹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과 아마추어들을 뒤섞을 때 집단지성이 높아지는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 집단은 대체로 배경과 시각이 비슷해서 신선한 생각을 내놓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협력의 한계로 가장 좋은 생각들은 사적 공간에서 이루어진 것을 꼽는다. 집단적 노력과 개인적 노력 간에 공생관계를 형성하려면 자기만의 아이디어를 키울 자유를 주고, 그 후에 팀이나 대중이라는 필터에 아이디어를 거르는 것을 권한다.

많은 해결책은 여러 사람이 참여해 고안한 것이지만 그룹을 관리할 누군가는 필요하다. 슬로씽킹의 문제 해결 과정을 검토하면 반드시 토대가 되는 비전을 체화하거나 공급하는 사람, 네트워크의 중심축이나 대중의 길잡이 구실을 하는 코어 크레이티브가 있다.

자신이 일하는 기업에서 주인의식을 느낄 때 일을 더 잘한다. 권한이 생기면 더 적극적인 태도를 갖게 된다. 당사자들이 스스로 해결책을 찾게 하는 방식은 인간적 갈등의 영역에서 성과가 좋다.

시간을 두고 감정들을 이해하고 유도하는 것도 슬로픽스이다. 감정이 직장의 분위기를 좌우한다. 직장을 정서적으로 멀게 느끼면 창의성과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한다.

게임을 통해 문제해결을 위한 창의적 에너지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고 한다.

우리가 당면한 큰 문제들 가운데 많은 것들은 풀 수 없을지도 모른다. 개선하고 적응할 방도를 계속 찾아야 한다. 달리 말해 대다수 문제해결에는 장기간에 걸쳐 작은 승리들을 많이 성취해내는 것이 필요하다.

“요점만 다시 정리하면 복잡한 문제를 다룰 때는 항상 시간을 두고 이렇게 한다. 과실을 인정하고, 무엇이 정말로 잘못되고 있는지 파악하고, 작은 부분까지 꼼꼼히 챙기고, 길게 생각하고, 점들을 이어서 전체론적 해결책을 찾고, 모든 곳에서 아이디어를 구하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연구하고, 공적을 나누고, 전문가들에게 전적으로 기대지 않되 전문성을 키우고, 함께 그리고 혼자 생각하고, 감정을 활용하고, 촉매적 인물을 발탁하고, 문제의 당사자들에게 의견을 묻는 것은 물론 그들을 문제해결의 주체로 참여시키고, 해결책 찾기를 게임으로 바꾸고, 즐기고, 직관을 따르고, 적응하고 시행착오를 이용하고 불확실성을 끌어안으라.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을 때는 퀵픽스를 쓰되 반드시 시험을 거치라. 나중에 시간이 날 때 다시 검토해 좀 더 오래가는 해결책으로 대체하라. 그리고 시간압박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믿기 어려울 만큼 좋아 보이는 해결책들은 불신하라. 대개는 실제로도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401p

이 책에는 예시로 든 사례가 거의 모든 페이지를 차지하기 때문에 읽을 때는 흥미로운데 책 전체를 요약하려고 보니 뒤로 갈수록 책의 주제와 연관이 깊다기보다는 사례를 어떻게든 소진하기 위해 접착제로 간신히 이어붙인 것 같은 기분을 지울 수 없다. 그렇지만 도입부에 나온 퀵픽스에 중독된 원인과 슬로씽킹에 대한 개념은 문제해결을 위한 새로운 질문을 던져준 것 같아서 매우 유용했다. 언발에 오줌누기에 대한 경고로 보면 훌륭한 책이었고 슬로씽킹에 대한 방법은 예시를 줄여 좀더 지면이 간결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보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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