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대리의 한식탐험 - 내가 궁금해서 찾아 본 생활 속 우리 음식 이야기
솜대리 지음 / 올라(HOLA)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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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에는 음식에 큰 관심이 없었다. 그저 배고프니 밥을 챙겨 먹는 느낌이 강했다. 독신자 숙소에 거주할 때라 음식을 조리할 수 없어서 밖에서 사 먹고 들어가거나 배달을 시켜 먹었다. 친구 또는 직장 동료들과 같이 식사를 할 때는 맛있는 음식을 찾아서 먹었으나 그때뿐이었다. 음식이 내 삶에 있어서 그렇게 중요한 존재는 아니었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나니 음식이라는 존재가 아주 크게 다가왔다. 매일 점심과 저녁을 같이 준비해서 먹어야 하므로 오늘은 어떤 음식을 할지 아내와 같이 고민했다. 된장찌개를 하기로 결심하고 나서 아내가 육수를 우려내는 동안 나는 옆에서 채소들을 물로 씻어서 아내에게 준다. 아내가 채소, 두부 등 여러 재료들을 먹기 좋게 썰어서 냄비에 넣은 뒤 된장찌개를 끓이는 동안 나는 수저를 놓고 요리 도중 사용한 그릇들을 설거지한다. 이렇게 같이 요리를 한 다음 음식을 먹으니 더욱 맛있고 뿌듯했다. 가장 좋았던 점은 아내와 이 모든 과정을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특히 내가 직접 만든 김치볶음밥을 아내가 먹고 행복해할 때 나도 정말 기뻤다. 음식으로 부부가 하나 되는 느낌은 생각보다 즐거웠고, 이를 계기로 우리가 같이 요리하는 음식들에 대한 궁금증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이 책은 우리가 평소에 먹는 한식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담은 책이다. 왜 이 음식의 이름은 이렇게 불릴까? 저 음식의 언제 어떻게 처음 만들어진 것일까? 어떤 방법으로 먹으면 더 맛있을까? 저자는 이러한 한식에 관한 궁금증들을 한데 모아 풀어 나가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떡볶이, 짜장면, 치맥과 같이 한식인 듯 한식이 아닌 것 같은 한식들부터 시작해서 불고기, 된장찌개와 같은 진짜 한식들, 한식과 관련된 세계 음식까지 여러 음식들을 다룬다. 이 책은 음식을 요리하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지는 않는다. 음식의 탄생 배경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역사 등 음식 자체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와 더불어서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꾸러 팁들을 담고 있다.

결혼 전보다 결혼하고 나서 훨씬 많이 먹게 된 음식 1위는 '떡볶이'다. 아내가 떡볶이를 좋아해서 일반적인 국물 떡볶이부터 짜장 떡볶이, 로제 떡볶이, 궁중 떡볶이까지 다양한 종류의 떡볶이를 먹었다. 떡볶이 하면 붉은 양념만 있다고 생각한 나로서는 꽤나 신선한 경험이었다. 쌀떡과 밀떡의 차이도 결혼하고 나서 알았다. 예전에는 쌀떡과 밀떡의 큰 차이를 모른 채 그냥 먹었었는데 식감과 양념 맛의 차이를 알고 먹으니 확실히 그 차이가 느껴졌다. 이 책에서도 이러한 차이를 상세하게 알려준다. 그리고 지금까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떡볶이라는 이름의 유래도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잘 알려준다. 떡을 볶는 방식으로 요리하지 않는데 왜 떡볶이라고 하는지 역사와 함께 알아가니 흥미로웠다.

오뎅을 어묵으로 불러야 한다는 이야기는 정말 오랜 기간 동안 들어왔다. 일본어가 아닌 한국어를 써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정확히 알아야 할 포인트가 있었다. 어묵이 한국말이고 어묵으로 부르는 것이 맞긴 맞으나 오뎅이란 단어는 어묵이 아니라 어묵탕을 뜻하는 단어란 사실이다. 어묵의 일본말은 '가마보코'이고 가마보코를 끓인 탕을 '오뎅'이라고 한다. '어묵'과 어묵을 끓인 '어묵탕'이 6.25 전쟁 때 부산에서 피난민들에게 식량으로 제공되면서 우리 먹거리로 자리 잡았고 그래서 부산이 한국 어묵의 수도가 된 사실을 알고 나니 내 고향 부산에서 많은 어묵을 먹었던 추억들이 새롭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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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소개한 음식들 같이 한식 같지 않은 한식뿐만 아니라 진짜 한식들과 세계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먹을 때는 별생각 없이 먹었던 음식에 숨겨진 이야기와 역사를 접하고 나니 이제는 달리 보인다. 아무것도 모르고 먹었을 때보다 더 맛있게 느껴진다. 중간중간에 있는 팁들은 실질적으로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도와줘서 정말 꿀팁이었다. 평소에 먹는 음식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이 궁금하거나 한식을 더욱 맛있게 먹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는 것을 조심스레 추천해본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서 읽은 뒤 저의 주관적 견해를 담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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