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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의 세상 - 제1회 사회평론 어린이·청소년 스토리대상 대상 수상작 ㅣ 사회평론 어린이문학 1
정설아 지음, 오승민 그림 / 사회평론주니어 / 2025년 7월
평점 :
이루의 세상은 갑작스러운 상실을 겪은 한 소년의 내면을 섬세하게 들여다보는 작품이었다. 열세 살 주인공 이루가 아빠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슬픔을 마주하는 다양한 방식과 진정한 애도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판타지적인 요소를 활용해 풀어낸 점이다. 이루의 세상 속에 나타나는 기이한 현상들은 단순히 초현실적인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 어린아이가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을 스스로 투영하고 극복해나가는 과정일 것이다. 겉으로는 담담해 보였던 이루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았던 상실감, 혼란, 그리고 외로움이 환상적인 이미지로 형상화되어 독자에게 깊은 공감을 안겨주는 듯했다.
책은 슬픔을 대하는 것에는 다양한 길이 있음을 말한다. 즉,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눈물을 보이지 않는다고 슬프지 않은 것이 아닐 수 있으며, 각자 저마다의 방식으로 상처를 치유하고 있다고 보여주었다. 이루가 아빠와 함께하는 특별한 여정은 결국 이루 자신을 위한 성장과 치유의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이루는 감정을 억누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솔직하게 드러내고 표현하는 용기를 배웠다.
이루의 세상은 슬픔에 잠긴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이별을 마주할 용기를 일깨워주는 듯하다. 누군가를 잃고 아파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루의 여정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마음의 문을 열어 진정한 안녕을 고할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