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위치를 다시금 일깨워주는 책 !!!!

돼지책 (100쇄 기념판) ㅣ 웅진 세계그림책 1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허은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01년 10월

한참 앤서니브라운의 고릴라를 즐겨읽던 우리 작은 아이가 다시 같은 작가의 ' 돼지책 ' 에 거의 빠져 있는 걸 보고 세삼 작가의 힘과 능력에 존경을 표하고 싶어졌습니다. 요즘 직업을 가진 엄마들이 하고 싶은 말을 이 그림책을 통해서 소리나지 않게 표현하고 있는 게 참 특이합니다. 엄마의 눈으로 본 가족들의 행동과 말, 그리고 자신들을 항상 챙겨주는 엄마의 위치나 존재를 망각하고 이기적이기만 한 아빠와 아이들이 점점 돼지로 변해가는 모습을 섬세한 작가의 터치로 살려내고 있습니다.

엄마의 존재가 가정에서 사라졌음을 알고 가족들은 엄마가 하던 일을 각자 도맡아서 해보지만, 잘 되지 않는 걸 알수 있었습니다.엄마가 집에서 나갔을때 작가는 벽에 걸려있는 그림에서 조차 여자의 그림을 뺄 정도로 예민하게 엄마의 공석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가족들이 돼지로 점차 변해가는 모습은 아빠의 그림자에서도나타나고 벽의 그림들과 문의 손잡이 , 싱크대의 수도꼭지에도 모두 돼지그림을 넣아 온 집안이 돼지우리가 된 것처럼묘사하고 있습니다. 먹을 것만 찾아서 돌아다니는 돼지가족이 된 식구들이 도저히 먹을 것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구세주처럼 엄마가 다시 집으로 돌아옵니다. 가족들은 구걸하듯이 엄마에게 돌아와달라고 조르지요.

이제는 엄마가 집안에서 하던일을 다른 가족들이 각자 맡아서 하게 되고 그러면서 아빠와 두 아들의 얼굴표정과 모습들이 포근하고 안정된 얼굴로 변해있음을 알게 됩니다. 전에 엄마의 얼굴은 전혀 알아볼수 없게 나오다가 엄마가 돌아오고 나서 부터 엄마의 얼굴이 드러납니다. 참 작가는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하고 책을 만들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우리작은아이는 이제 책의 내용을 다 알고 읽기 시작합니다. 감정까지 넣어 가면 읽어내려가는 것을 보면서 이 내용으로 엄마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읽어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해봅니다.

피터와 같은 우리아이 !!!

피터의 의자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45
에즈라 잭 키츠 글, 그림 | 이진영 옮김 / 시공주니어 / 1996년 6월

책이라는 공간속에서 아이들이 제일 공감대를 형성할 때가 저에겐 흥분의 시간이 됩니다. 제가 이야기해줄수 없는 ,,,그리고 설득하는데 시간이 걸리거나....혹은 딱히 어떤 문제를 가지고 아이에게 합리적으로 논리적으로 이해시키지 못하는 경우....그럴때마다.. 그 마음을 읽어주는 책이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피터의 의자는 동생이 생김으로 인해 언제나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자신이 따돌림을 당하고 아무리 관심을 끌려고 노력해도 잘 되지 않자 시위까지 해서 자신의 질투심을 표현하고자하는 아이의 마음을 잘 읽어낸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아이가 의자가 자기몸보다 작아진걸 깨닫고 싫어했던 여동생을 위해 예쁜 분홍빛으로 의자를 색칠까지 해주어서 이제는 사랑을 줄수 있는 오빠로 성장한다는 아주 감동어린 이야기입니다. 작아진 의자를 보고 동생의 자리를 인식하는 피터.... 그 책을 읽으면서 저희 큰 아이도 많이 공감대를 가진것 같습니다.

두드리는 책 !!!!

두드려 보아요! - 보아요 시리즈 1
안나 클라라 티돌름 글 그림 / 사계절 / 1999년 1월

처음 두드려보아요 라는 책을 저희 아이에게 사 주었을때 아이 나이 3살 이었을 껍니다. 다른 시리즈도 함께 사준 기억이 납니다. 색조가 확실하고 페이지마다 다른 색의 문들이 나타나서 아이의 손을 끌어당겨 일부러 문을 두드리게 하고 난 다음에 책장을 넘겨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엄마없이 혼자서 책을 읽을때도 문을 두드리며 읽어나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냥 그림만 보고 지나가는 책이 아니라서 더 좋아했던것 같고,,, 항상 문뒤에 나타나는 새로운 동물들의 모습과 행동들을 신기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문뒤에 나타나는 동물들이 누구인지 맞추어보는 게임도 해보고 색깔에 따라 질문도 해보았더니 모두 기억하고 있는 아이를 보고 흐뭇했었답니다.

한글파닉스북.....

기차 ㄱ ㄴ ㄷ ㅣ 비룡소 창작그림책 7
박은영 글.그림 / 비룡소 / 1997년 4월

영어의 글자를 읽기 위해서는 파닉스 학습법이 있듯이 우리말을 읽기 위해서도 이런 파닉스식 교육이 필요한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우리말은 다 아시겠지만 영어보다는 혼용이 적고 훨씬 과학적이기 때문에 굳이 영어처럼 많은 교육을 통하지 않고 항상 책을 읽어주다 보면 저절로 아이가 글을 읽어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아이가 보행기를 탈때부터 아이의 눈에서 동화책을 한번도 걸른적이 없었답니다. 그랬더니 한글을 별도로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어느새부터인가 집에 있는 모든 책들을 다 읽어가기 시작하지 않습니까? 알라딘에서 새책소개코너를 보고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사 주었습니다. 가나다라순으로 첫소리글자에 맞추어놓은 기차의 움직임에 관한 내용들이 아이들의 감각에 잘 맞게 꾸며져있고, 교육적으로 큰 효과를 보았습니다.

운율에 맞추어서 읽어주면 아이가 잘 따라할 수 있습니다. 몇번 읽어주면 아이도 그 다음의내용을 알고 있으니까 엄마가 앞부분을 선창하듯이 읽어주면, 그 뒷부분을 아이에게 읽게 해보세요....그러다가 어느새 ㄱ ㄴ ㄷ 이 다른 단어에 있는 것도 말하기도 한답니다.참 읽어준 보람을 느끼게 한 책이었답니다.

트레버하고 너무 닮은 우리아이 !!!

트레버가 벽장을 치웠어요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33
롭 루이스 글.그림, 정해왕 옮김 / 비룡소 / 1996년 7월

처음 트레버를 만났을때의 느낌은 정말 트레버하고 닮은 꼴인 우리아이를 생각해 보았답니다. 항상 궁금한 게 많아서 엄마 아빠가 모두 나가고 없을 때에는 동생하고 같이 벽장안에 무엇이 들어있을까, 모든 잡동사니들을 꺼내놓곤하던 아이들.....그 아이들의 생각에서 벽장속의 물건들은 궁금한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었나봅니다.` 사실은 이책을 빌려보았었는데..기간이 일주일동안에만 볼수 있어서 아이들이 계속 이책만 찾고 다녔답니다. 항상 트레버 ,트레버 하면서 친근하게 생각했던 아이들.....다시한번 이 책을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아이들이 벽장속의 물건들을 꺼내었을때 항상 그랬던 것 처럼 꼭 야단만 칠거는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물건에 대한 추억도 더듬고 그리고 나서 물건 정리하는 법도 알려주면 아이가 좀더 신중하게 벽장정리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