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알라딘 서재를 읽다보니 모님께서 플레이보이지가 누드사진(아마 일본식으로 말하면 헤어누드겠죠.단 세미누드는 여전히 플레이보이지에서 볼수 있다고 하네요)을 없앤다고 하면서 그럼 누가 플레이보이를 볼까하는 글을 올리셨더군요.
이게 무슨 내용일까 의아했는데 다음에 아래와 같은 기사가 떴네요.
플레이보이 누드 포기는 소셜미디어 때문
내용을 읽어보니 표면적으로 인터넷에 널린 공짜 포르노탓 같지만 소셜미디어(SNS)를 통하지 않고서는 살아남기 어려운 출판계 현실 탓에 '19금' 콘텐츠를 내릴 수밖에 없었던 게 아니냐는 분석도 우세하다고 하네요.
뭐 천하의 플레이보이지도 역시나 잡지나 책을 보기보다는 인터넷을 즐겨보는 독자들 덕분에 이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수 있도록 수위를 낮추는 고육지책을 쓸수 밖에 없었나 봅니다.
근데 플레이보이지가 누드사진을 포기한다면 과연 읽는 사람들이 적어질까요? 인터넷이 없던 70~80년대 남성들이 성적판타지를 자극했던 대표적인 잡지를 들자면 아마 허슬러와 플레이보이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허슬러잡지와 사주인 래리 플린트.래리 플린트는 영화 래리 플린트의 주인공으로 포르노잡지도 언론의 자유를 가질수 있다고 법정투쟁을 벌여 승리한 인물로 법정승리 직후 피격을 받아 휠체어 생활을 하게 됩니다>

<잡지 플레이보이와 사주 휴 헤프너.휴 헤프너는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플레이보이 바니걸과 썸씽(?)으로 신문 가십난에 자주 이름을 올린 것으로 유명하죠>
미국이 아닌 평범한 한국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사실 플레이보이나 허슬러나 그냥 야한잡지에 불과하단 생각이 듭니다.하지만 미국내 시각은 좀 다른것 같은데 플레이보이는 단순한 도색잡지가 아니라 지적수준이 있는 사람들이 즐겨보는 잡지라는 것이죠.
실제로 허슬러의 사주인 래리 플랜트도 《플레이보이》지 내용 중 누드사진들과는 관련성도 없고, 누드에 어울리지도 않는 장문의 글들이 실리는 것을 공격, 비판하다가 자신이 직접 더욱 노골적인 포르노 잡지인 허슬러를 발행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도 잘 알수 있죠.
설마 플레이보이에 유명 작가들이 글을 쓸까하고 의심하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는데 실제 국내에서도 플레이보이지에 실린 글들을 모은 책이 번역되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플레이보이지에 실린 많은 글들중 SF단편들만 추려 간행한것인데 SF애독자라면 이름만 들어도 알수 있는 대가들의 작품이 많이 있습니다.혹 플레이보이지에 실린 글들이라 야한 내용이 아닐까 싶은 분들이 계실지 몰라 알라딘 책소개를 올려드립니다.
혹시라도 표지의 'Playboy'라는 빨간 글자와 토끼 그림 때문에 이 책을 집어든 사람이 있다면, 당장 내려놓을 것! 이 책은 유감스럽게도(?) 야한 책이 아니다. 세계적인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에 실렸던 SF 단편들만 골라 담아놓은 소설집이 이 책의 진짜 정체. 그렇다고 '사랑'이나 '섹스'를 소재로 한 작품을 모아놓은 것도 아니다.
< 세상에서 제일 잘생긴 익사체>라는 책에서 이미 증명된 바 있지만, 「플레이보이」는 마르께스부터 하루키, 고디머, 보르헤스같이 명망있는 작가들의 소설을 싣는데 지면을 할애해왔다. 10년 동안 이 잡지의 소설 편집자로 일해온 앨리스 터너는 현지에서도 꽤 능력있는 편집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다시 책 표지로 돌아가보자. 소설가들의 이름이 쭉 나열되어 있다. 레이 브래드버리를 시작으로 어슐러 K. 르 귄, 커트 보니거트 2세, 아서 C. 클라크, 도리스 레싱, 필립 K. 딕, J. G. 발라드, 조 홀드먼... 이름만 들어도 기분이 황홀해지는 작가진들이 포진해있다. (영화배우 '빌리 크리스털'의 이름도 보인다.)
책에 실린 24개의 단편들은 작가들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SF에서 흔히 다루어지는 복제인간 이야기도 나오고, 불로불사가 되어버린 돌연변이의 슬픔, 냉동 수면, 시간여행, 미래사회에 대한 어두운 비전 등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소재들이 연이어 등장한다.
뭐 이처럼 누드 사진과 나름 누드사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미국인들의 교양잡지인 플레이보이도 결국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누드사진을 폐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것 같습니다.한국인의 시각에서 본다면 누드사진이 사라진 플레이보이는 곧 망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누드사진이 사라린 플레이보이 홈페이지 접속자가 오히려 5배이상 늘었다고 하니 플레이보이지는 우리가 생각하는 단순한 외설잡지가 아니라 교양잡지였던 것 같습니다^^;;;;
by cas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