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슬이 두 번 울릴 때까지 사계절 민주인권그림책
이명애 지음 / 사계절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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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맞힐까 이리저리 살피는 눈빛에 긴장하는 것이 싫었고,

타깃이 되어 공에 맞는 건 더 싫었고,

이기기 위해서 공을 던질 기회가 골고루 주어지지 않는 것이 싫었고,

기껏 던졌는데 아무도 못 맞힌 건 더 싫었고,

어쩌다 잘 피해서 혼자 남는 것이 싫었고,

어지러운 패스를 피하다 넘어지는 건 더 싫었고,

남은 한 사람이 승패의 결정자가 되는 것이 싫었다.

나는 피구를 싫어하는 이유를 나열만 했을 뿐인데

#이명애 작가님은 이 안에 숨어있는 폭력성을 찾아냈다.

피구 안에 폭력성이 있다고?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니…

누가 맞추기 쉬운지 약자를 골라내 공격하고

공을 맞히기 위해 이리저리 공을 돌려 피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고

이기기 위해 공을 잘 던지는 아이들 중심으로 게임이 진행되고

내가 살아남기 위해, 이기기 위해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아웃시키는)-


그렇게 모두가 즐거워했던 척하며 어른이 된 우리는

뭔가 불편하고 싫지만 그게 정확히 뭔지 모르는

은밀하게 묵인되고 관습화된 폭력 속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의식하지 않으면 보지 못하고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있다는 것을

날카로운 휘슬 소리로 깨우려는 걸까.

운 좋게 살아남아

얼떨결에 공을 받게 된 아이.

아이의 선택과

게임을 끝내는 두 번의 휘슬 소리가 반갑다.

삑삑-


*출판사에서 도서 지원을 받고 직접 읽고 쓴 서평단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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