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원조 - 아프리카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담비사 모요 지음, 김진경 옮김 / 알마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아프리카 원조가 그들을 더 좀먹게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흔히 호국의 달이면 미디어에서 볼 수 있는 문구,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원조를 하는 국가로 최단 시간 변화한 나라'라는 말에 나역시 조금은 자랑스럽게 여기고 이제 받은 것을 배풀어야 할 단계라고 생각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취에 빠져 나와, 좀더 현실적으로 기부가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알 필요가 있다. 잠비아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프리카인, 타임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사람인 거시 경제학자, 담비사 모요가 원조를 할수록 그들은 더 가난해진다며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0년 동안 2조 달라 이상의 해외 원조금이 부유한 국가에서 빈곤국으로 이전되었다. 지금까지 아프리카가 가장 큰 수혜자였다. 그러나 경제적, 정치적, 도덕정 동기에도 불구하고 원조는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과 빈곤 퇴치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지 못했다. (...) "1970년대 이후 3000억 달라 이상의 원조금이 아프리카 대륙에 쓰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제 성장과 인력 개발에서 이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는 알 길이 없다"

 결론적으로 원조는 효과가 없다. 60p


자료를 아주 간략하게 훑어보기만 해도 시간이 흐르면서 원조는 증가했지만, 아프리카의 성장은 감소했고 빈곤은 더욱 심화 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통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난 30년간 원조에 의존했던 국가들은 연간 마이너스 0.2퍼센트의 성장률을 보여왔다. (...)결국 우리가 얻은 결론은 다음과 같다. 60년간 아프리카에 1조 달러 이상의 원조를 제공했지만, 그 성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 (...) 문제는 원조가 이롭지 않다는 것이다. 원조는 해롭다. 원조는 더 이상 잠재적인 해결책이 아니며, 그것은 문제의 한 부분일 뿐이다.사실 원조가 가장 큰 문제다. 86~87p



가장 큰 문제는 원조가 국민들에게 고루 전달되지 않고, 부패된 정부를 지탱시켜주는 역활을 한다는 것이다. 해외 원조는 언제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을 제공함으로 그들의 정권을 유지 시켜주고 원조를 받을 수 있는 서양의 입맛에 조정되기 쉬운 정권 유지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7~80년 냉정시대에는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정권에서 그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원조를 했었다. 북한 역시 당시 아프리카 원조를 통해 그들의 국가 존립 허세를 피울 수 있었고 그것이 북한 자금력을 약하게 만든 이유도 있다고 다큐멘터리에서 본 기억이 난다.

또한 일본의 돌고래 사냥을 폭로한 '코브'에서도 일본에게 유리한 국제 어업법을 이끌어 내기 위해 아프리카의 나라에 원조를 하고 표를 얻는 방법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원조 받은 건물들은 정부에게 들어가는 검은 돈을 가리기 위한 생색내기일뿐 결국은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방치 되고만 있다. 원조하는 국가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아프리카의 정부는 이용됨을 즐길 뿐이다. 수십년동안 원조하는 국가들만 바뀌고 있지 그 실상은 여전하다.


그리고 아프리카의 원조는 전 세계적으로 하나의 엔터테이너 문화사업이 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 봐야한다. 원조를 통해 국가나 기업, 그리고 연예인 개인의 이미지를 높이는 곳에 이용되기도 하는 것이다. 


아프리카에 한 모기장 제조없자가 있다. 그는 일주일에 약 500개의 모기장을 만든다.(...)그런데 여기에 목소리를 높여 대중을 단결시키고 고통받는 지역에 100만 달러를 들여 10만개의 모기장을 보내라고 서구 정부들의 압박을 하는 할리우드 스타가 개입한다. 결국 모기장이 도착해 사람들에게 배포된다. 그는 분명 '좋은일을 했다.그러나 외제 모기장이 시장에 흘러넘치면서 아프리카 모기장 제조업자는 업계에서 즉각 퇴출된다. 그가 고영한 열명의 직원들은 더이상 150명의 딸린 식솔들을 부양할 수 없다.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길어야 5년 안에 수입된 모기장의 대다수가 찢어지고 망가져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이다. 83p


효과적인 단기 개입은 눈에 보이는 지속 가능한 장기적 이익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진행중일지도 모르는 계획 기반을 약화 시킬 수도 있다. 신발 한 켤례를 사면 한 켤례가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간다는 기업은 사회적 기업으로 찬사를 받으며 엄청나게 성장하고 있으나, 아프리카에서 신발을 생산해내는 사업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것이 우리가 원조나 기부를 하면서 우리의 '좋은 뜻'만 내세울 수 없는 없는 이유이다.


또한 이 책에서 말하는 흥미로운 점은, 중국이 아프리카에 직접 투자해 얻는 경제적 이익이 중국을 부유하게 했을 뿐 아니라 아프리카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아프리카를 원조하지 않고 그들을 이용하고 있을 뿐이기에 서구 언론의 비난을 받고 있지만, 돈을 투자해서 수익을 얻는 그것이 아프리카에 일자리를 얻고 음식을 살수 있고 점점 잘 살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점은 아프리카의 사회적 권리나 인권 문제에 중국이 전혀 관심이 없기에 현재로썬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


이처럼 그들에게는 원조보다 직접적인 해외자본의 투자와 무역이 그들에겐 더욱 필요한 일이라는 것은 정말 생각해 봄직한 일이다. 

기부와 나눔은 실천되어야 함이 마땅하지만, 그것이 원조하는 국가의 이미지 향상, 기업의 매출 급증, 연예인 개인의 이미지 향상, 개인의 윤리적 만족에서 멈추느냐 아니면 진정 그들을 돕게 되느냐, 그 본질을 우선적으로 생각되어야 한다.

저자는 원조를 받지 않고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무역, 외국인 직접투자, 자본시장 형성, 송금액, 소액 금융과 저축 등을 통한 그들을 진짜로 일으킬 방법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읽고 생각해 봐야할 문제가 분명하다. 

나 부터 공정무역을 통한 원두를 구입하는 쪽으로 기부의 성격을 바꿔야 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