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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여성 No.1 신사임당
안영 지음 / 동이(위즈앤비즈)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신사임당. 그녀가 누구던가!
율곡이이의 어머니라는 건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창피하게도 나는 신사임당을 한석봉의 어머니로 약간은 착각을 했던 것 같다.
불을 끄고 나는 떡을 썰 테니, 너는 글을 쓰거라 하고 석봉을 조선제일의 명필가로 키워낸 그 어머니라고..
두 분 모두 훌륭한 어머니라는 공통점이 있긴 하지만, 제대로 알지 못한 얕은 나의 지식이 정말 얼굴을 화끈거리게 만드는 것 같다. 이 책은 나에게 그녀에 대한 나의 무지함을 바로 잡고, 그녀가 왜 대한민국 여성 NO.1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참 고마운 책이다. 책 소개를 통해서 그녀가 어떤 인물이라는 것은 조금 알게 되었지만, 구체적으로 그녀에 대해 듣고 싶었는데 기회가 닿아 읽게 되어 너무 기뻤다.
사임당 그녀는 시, 글씨, 그림에 모두 능한 조선시대 대표적인 여류 예술가였다.
아버지는 신명화이며, 어머니는 용인이씨 사온의 딸 이였다. 꽃 같은 나이 열아홉에 부모님이 정해주신 사윗감 이원수와 결혼하여 4남3녀를 두었으며 그중 셋째아들이 바로 조선시대 대표학자 이율곡이다. 자녀들을 모두 사랑으로 길러냈으며, 특히 어릴 때부터 책을 읽도록 하는 좋은 습관을 가지도록 엄격한 교육을 시켰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가정교육을 배울 시간보다 학교나 학원에 다니는 시간이 많아진 게 사실이다. 때론 이런 현실이 슬프게도 느껴진다. 왜냐하면 부모와 함께 보내는 시간보다 선생님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아이들이 안쓰럽기 때문이다. 초등학생만 해도 학원을 2~3 곳, 많게는 5~7군데 다니는 학생들을 보며 교육의 기회가 많아진 요즈음이 예전보다 무엇이 나아졌을까? 란 생각도 든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배움의 길은 멀고도 꾸준한 성실함을 요하는 것임은 어쩔 수가 없는 사실이다. 이런 사실을 할아버지께 배우며 터득한 사임당은 항상 자신이 자녀들의 본보기라고 여기며 자애로운 성품과 행실에 주의하며, 항상 시간이 날 때 마다 배움의 길을 갈고 닦았다. 신사임당 같은 훌륭한 어머니가 없었더라면 우리나라에게 이율곡 같은 훌륭한 학자도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태교에도 신경 썼으며, 맹자를 읽으며 율곡이이에게 가르치던 내용만 살펴봐도 그녀의 성품을 느낄 수 있다.
"선비는 뜻을 높이 가져야 한다. 뜻을 높이 갖는다는 것은 인仁과 의義에 뜻을 두라는 것이다.
한 사람이라도 죄 없는 사람을 죽이는 것은 인이 아니요, 자기 소유 아닌 것을 빼앗는 것은 의가 아니다, 살 집은 인이요, 갈 길은 의다. 인에 살고 의를 따라가면 대인의 할 일은 다 갖추는 것이다."
그녀는 또한 자식들에게 효도 강조했다. 자신이 시부모님과 부모님께 정성을 다해 모셨듯이 자식들도 그것을 본받고 자라게 했다.
"한 번 가시면 돌아올 수 없는 게 어버이다. 나중 잘 모셔야지, 하고 미루다 보면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 돌아가신 후 소 잡아 제사 지내는 것보다 살아계실 때 닭 잡아 봉양하는 게 낫다."
이런 어머니 밑에서 자란 7남매는 그녀의 성품을 꼭 빼닮아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훌륭하게 성장하여 인격과 학식에 뛰어났다.
그녀는 시와 그림에도 뛰어난 재주를 타고 났다. 한 일화로 어린 시절 메뚜기 한 마리가 앉아있는 그림을 그렸는데, 닭이 보고 진짜 메뚜기인줄알고 쪼아 버릴 정도였다.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사실적으로 그려냈으면 닭마저 진짜 가짜를 구별해 내기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그녀의 그림 솜씨는 타고난 것도 있지만, 어릴적 부터 갈고 닦은 그녀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읽는 내내 생각했다. 그만큼 그녀는 부지런한 여인이었고,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본보기를 보여준 훌륭한 어머니였다. 그녀의 부지런함 덕분에 우리는 그녀가 남긴 그림이며 서체를 감상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또 사임당은 논어나 맹자 같은 좋은 책들을 가까이 두고 학문을 닦기에 힘쓰며 살았다.
높은 덕과 인격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낮추며 남편 내조도 아내로써 부족함 없이 해냈으며, 시어머니와 친정 부모님께도 효도하며 지낸 효녀였다.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리는 우리나라에서 효를 행함은 당연한 이치일지 모르나, 행동으로 행하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런데도 그녀는 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이 그녀의 역할을 잘 해냈기에 나는 그녀가 충분히 대한민국 여성 NO.1이라고 생각된다. 그녀에게는 그런 수식을 붙여도 손색이 없다.
이 책은 우리에게 그녀에 대해 모르던 사실도 알게 해주고, 더불어 그녀가 살아온 삶의 지혜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고마운 은인이다. 그러기에 아직 이 책을 읽지 못한 수많은 대한민국 사람에게 나는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책을 읽고 나면 이번에 5만원권 고액 화폐의 주인공이 되신 우리의 어머니 신사임당을 자랑스럽게 여기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