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PD의 뮤지컬 쇼쇼쇼
이지원 지음 / 삼성출판사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작년 가을에 뮤지컬 <캣츠>를 관람했다.

당시 뮤지컬에 대한 개념도 없었고, TV에서 공연을 알리는 짤막한 공연모습만 보고 문득 '아 나도 뮤지컬 한번 보고 싶다...' 란

생각에 덜컥 비싼 돈을 지불하고 보고 왔었다.

다 보고나서 어땠는지 궁금해 할 사람들을 위해 당시 내가 느낀 점을 말하자면,  제대로 보고 즐길 수가 없었다.

이유는 내 눈이 뮤지컬을 보기보단, 자막을 쫓느라 바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서 캣츠에 대한 감동이 남들이 말하는 것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돌아와야 했다.

그러나 그때 본 <캣츠>가 너무나 좋아서 지금도 메모리 노래만 흘러나와도 흥얼거린다.

보긴 봤지만,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보다보니 많은 아쉬움이 남았던 뮤지컬이었다.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제1권의 머리말 일부에 이런말이 있다.

 


『 미술사를 전공으로 삼은 이후 내가 주위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어떻게 하면 미술에 대한 안목을 갖출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 막연한 물음에 대하여 내가 대답할 수 있는 최선의 묘책은 "인간은 아는 만큼 느낄 뿐이며, 느낀 만큼 보인다"는 것이었다.

예술을 비롯한 문화미란 아무런 노력 없이획득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것을 아는 비결은 따로 없을까? 이에 대하여 나는 조선시대 한 문인의 글 속에서 훌륭한 모범답안을 구해 둔 것이 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

 


이 말은 말 그대로 인간은 아는 만큼 느끼고,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다.

뮤지컬을 보면서도 정말 이말 뜻을 뼈저리게 느꼈다.

눈앞에서 펼쳐진 멋진 장면들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보지 못하고 돌아왔다니...

 


그리고 이 책을 접했다.

다양한 뮤지컬 그림이 담긴 재미있는 뮤지컬 책. 나에겐 정말 재밌고, 유익한 책이었다.

책장 한 장 한 장을 넘길 때마다 보이는 뮤지컬들은 눈앞에서 직접 보고 느끼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했다.

책 군데군데 공연장면이 삽입되어 있어서 더욱 그러했던 것 같다.

이PD - 그는 정말 뮤지컬을 사랑하는 사람 같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을 뮤지컬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만드는 재주가 있다.

내 눈앞에서 춤추고, 노래하며 몸짓과 눈짓으로 표현해 내는 뮤지컬이라는 쇼. 이 책은 그 쇼를 즐길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그리고 다양한 뮤지컬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비롯해 관람요령, 좋은 좌석 선택방법까지 저자가 알고 있는 뮤지컬에 대한 풍성한

지식을 정말 아낌없이 담아놓은 책이다.

 

뮤지컬에 대한 목마름이 어느 정도 적셔지면, 이제는 직접 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되리라.

 


百聞 이 不如一見(백문이 불여일견) - 백번 듣는 것보다는 한번 직접 보는 것이 더 낫다는 말이다.

 


그래서 내 생애 두 번째 뮤지컬을 관람하고 왔다. - <노트르담 드 파리>

이번엔 어땠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답하고 싶다.

정말 비싼 돈 주고 봐도 아깝지 않을 만큼 즐기고 왔다고.

화려한 무대만 보는 것이 아닌, 알고 보는 것에 대한 재미는 모르고 보던 것의 두배 였으며,

공연에 대한 답례로 손바닥이 뜨겁도록 박수도 치고 커튼콜도 보고 왔다고....

하지만 이PD가 말한 마지막 엔딩 장면을 보면서도 눈물은 나지 않았다.

아직은 감수성이 부족한가 보다.

그렇지만 뮤지컬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고, 다음에 볼 뮤지컬마저 기대되는 건 사실이다.

 


아직도 비싼 공연료로 인해 뮤지컬 보기를 망설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과감히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당신의 뮤지컬에 대한 갈망도 충족시켜 줄뿐더러, 당신이 뮤지컬을 한번쯤은 꼭 봐야 되겠다고 결심하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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